2010년 10월 1일 금요일

Art of Edo Japan: The Artist and the City (1615-1868)

Art of Edo Japan: The Artist and the City 1615-1868

 

Christine Guth 지음

 

현재 일본의 수도인 토쿄 (동경)을 전에는 '에도'라고 불렀다고 한다. 제목에서 알 수 있듯, 1615년에서 1868년 사이의 에도를 중심으로한 일본 미술을 소개하고 있다.

 

나의 일본 문화사나 미술사에 대한 지식은 일천하다. 일본 화가들 중에서는 근대의 '호쿠사이,' '히로시게' 정도의 '이름'이나 이들의 화풍을 대강 알 뿐이다.  이들에 관심을 갖게 된 이유는, 서양미술사를 공부하다 보니 19세기에 일본 판화를 중심으로 일본화가 유럽에 소개되면서 너도나도 일본화풍을 받아들인 기간이 있었기 때문이다.  고흐, 고갱, 메리 커셋, 휘슬러등 쟁쟁한 유럽, 미국 화가들이 일본 판화를 흉내낸 그림들을 그려댔고, 일본화 사재기를 하고 그러던 시기가 있었다.

 

우리나라의 '화투' 그림이 일본에서 유래된 것이라고 하는데, 화투의 그림에서 보이는 선이 분명하고 평면적인 (flat) 일본화에는 묘한 매력이 있는것이 사실이다. 나 역시 호쿠사이와 히로시게의 그림을 좋아한다. 특히 히로시게의 판화 작품은 한장 갖고 싶기도 하고 이들의 화집을 갖고 싶다. (돈 아까와서 안사지만, 누가 선물해준다면 좋겠다는 생각을 한다. 아이구...)

 

http://americanart.textcube.com/747  페이지에 이 책에 실린 지도의 문제를 토로 한 바 있다.

 

작품중에는 조선의 상인(A Korean Merchant)을 그린 것도 보인다. 정밀하게 실제 모델을 앉혀놓고 그린것으로 보인다.  이따금 일본 화가들의 작품에서 조선 사람이나 조선의 풍경이 보일때, 반갑다...

 

 

 

 

아래 그림은, 18세기 후반 (1700년대 후반)에 실크 위에 그려진 유화이다.  얼핏 '초현실주의적 풍경화' 같다는 인상을 주는데,  조선보다 일찌감치 서양과 교역을 하던 일본에서 18세기에 이미 서양화를 받아들였음을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할 만하다.

 

 

 

일본 에도화 중에는 단원 김홍도의 풍속화를 연상시키는 작품들이 여럿 있다.  세간에서 단원 김홍도의 말년이 묘연하다며 그가 일본으로 건너갔다던가, 혹은 그의 화풍이 일본화에 영향을 끼쳤다던가, 혹은 그가 일본화의 영향을 받았다던가 하는 식으로 단원과 일본화와의 관계에 대하여 이러저러한 소문이 돌기도 한 것으로 기억한다. 자세히는 모르겠고,  두나라가 지척에 있다보니 서로 어떤 식으로든 영향을 주고 받았을것이라 짐작한다.

 

일본화를 한눈에 후루룩 보거나 설명을 읽기에 좋다. (책방에 나가서 볼 수 있으니, 살 생각은 없다. 게다가 동해 표기도 맘에 안드는 판에).

 

 

이것은, 내 책상에 - 램프 아래에 아무렇게나  그러나 늘 그자리에 있는 그림 우편 엽서이다. 그런데 입체 엽서이다. 이것을 들고 이리저리 움직이면 파도가 출렁이는 것 처럼 보인다. 사진에도 이미 겹겹이 파도 무늬가 드러난다. 플라스틱 가공처리되어 단단하고 흠집도 생기지 않는다. 일본 '에도'화가, Hokusai Katsuchika 의 작품.

 

미국에 오기 전에, 한국에서 나고 자란 나는 일본 문화나 일본풍에 태생적 '적대감'을 갖고 있었다. 성장하면서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어머니 그리고 일제시대를 경험했던 어른들의 경험담과 국사시간에 배운 것을 토대로, 일본은 '위험'한 이웃이었다.  지금도 나는 일본 문화를 경계하는 편이다. 태생적인 적대감이나 경계심을 지울수는 없을것이다.  그런데 미국에서 일본은 내게 조금 새롭게 다가왔다. 대학원 다닐때, 새학기가 시작되면 캠펴스에서 아트 포스터를 판매하는 경우가 많았다. 기숙사 학생들이 잠시 자신들의 방을 꾸미기에는 아트포스터가 싸고 좋은 장식물이 될 만했다.  나도 아트포스터 구경을 좋아했는데, 파도가 그려진 일본화 하나가 늘 그 속이 낑겨있었다. 처음에는 그것이 낯설었는데, 자꾸 보다보니 이 파도 그림의 에너지를 감지할수 있게 되었다.  호쿠사이의 작품.

 

일전에 디씨 국립미술관에 갔을때, 엽서 코너에 이 입체 엽서가 보이길래 한장 사왔다.  그리고는 심심할때, 이 엽서를 들고 이리저리 움직여본다. 파도가 일렁인다. 기분이 좋아진다.  아마도 나 외에도 많은 사람들이 비슷한 느낌으로 이 그림을 들여다보겠지...

 

 

 

2010년 10월 1일

 

댓글 1개:

  1. trackback from: Yale University Press: 동해 표기
    반즈 앤 노블에 나가서 예술관련책을 몇권 가져다 보았다. 그 중에 Art of Edo Japan: The Artist and the City 1615-1868 이라는 책도 있었다. 예일대학 출판부에서 간행된 것으로, 내가 책방에서 발견한 것은 1996년 판 이었다. 위에 링크된 것은 2010년 간행본이다. (내가 일본 미술에 관심을 갖고 가끔 관련 책을 읽는 이유는, 일본 미술이 유럽의 인상파 화가들과 그 이후의 예술가들에게 지대한 영향을 끼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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