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19일 화요일

윌리엄 챔버스 (William Chambers) 교수

 

 

 

챔버스 박사는 석사 프로그램에서 '발음 교육' 수업을 진행해 왔다.

지난 학기에 이어서 이번 학기가 두번째 학기.

ESL 학생들을 대상으로한 프로그램에서는 세 학기째 수업을 해왔다.

 

이분은 박봉인데도 학생들을 가르치고 지도하는 일을 좋아했다.

늘 '시간 강사'를 위한 오피스에 앉아서 학생이 아무때나 오기를 기다렸다.

물론 그는 서툰 점도 있었다.

지난 학기에는 학생 사이에 마찰이 생겨서 나에게 주의를 들은 적도 있다.

내가 진지한 표정으로 문제점들을 나열하자, 그는 그 모든것을 시정하겠다고 대답했다.

그리고 그는 문제들을 시정했다. 그는 내게 골을 내지 않았다.

나 역시 그를 '믿을 수 있는 사람'이라고 생각하게 되었다.

내가 언제든지 비상시에 믿고 의지할 수 있는 사람.

언제든지 그 자리를 지켜 줄 사람.

 

오늘 아침에도 나는 챔버스 박사에게 전화를 걸었다.

ESL강사 한명이 사정이 생겼다고 하루 수업을 못 하게 되었다고 해서

그 시간을 챔버스 박사에게 부탁을 할 생각이었다.

그는 전화를 받지 않았다.

마침 내 대학원생이 왔길래 수업 보충을 그 학생에게 맡겼다.

 

어제 챔버스 박사와 나는 내년에 있을 동남부 지역 티솔 컨벤션 조직에 대한 의논을 했다.

규모가 작지 않은 컨벤션인데 그 기획팀에 챔버스 박사가 합류하였다. 

우리 학생들을 그쪽에 많이 진출 시키자는 이야기를 했다.

그는 우리 학생들에게 각별하다.

나는 그에게,, "당신이 있어줘서 학생에게도 나에게도 의지가 되어서 참 고맙다"고 말했다.

그는 기쁜 표정으로 방긋 웃으며 "그렇게 말해줘서 정말 고맙다"고 말했다.

챔버스 박사는 내가 방긋 웃으면서 뭔가 다정한 말을 해주면 소년처럼 기쁜 표정이 되곤 했다.

그는 그렇게 기쁜 표정이었다.

 

조금 전에 챔버스 박사의 부인에게서 전화가 왔다.

그가 아침에 심장마비로 사망했다고.

 

*그는 아마 천국에 갔을거다*

 

그와 나와의 마지막 대화가 미소와 감사로 충만했던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내가 그에게 냉정하지 않았던 것을 다행스럽게 생각한다.

그는 어제 나보다 퇴근이 늦었다. 내가 먼저 나가면서 그에게 인사를 날렸으니까.

하지만 그는 밤에 내게 이메일을 보냈다.

사소한 내용이었다. 그는 나와의 대화가 너무나 기뻤던 모양이었다.

어쩌면 그것이, 그 자신도 모르는채로 내게 보낸 마지막 편지였을것이다.

그 자신도 모르던, 마지막 편지.

아 나는 아주 착하고 겸손한 친구를 한 명 잃은 것이다...

 

그래서...그가 떠난것을 보면서 나는 생각한다.

언제든지 웃으면서 헤어져야지. 그것이 마지막일지도 모르니까, 웃으면서 밝게 웃으면서 손을 흔들어야지.

 

 

 

  ***    ****

 

위 사진은,  버지니아주 티솔 컨벤션때 제작된 챔버스 박사의 음악 시디.

그는 음악을 이용한 영어 교육에 관심이 많았고, 관련 워크숍을 주로 했다.

이번에는 버지니아주 컨벤션에서 그의 음악들을 시디로 제작해서 참가자에게 선물했다.

그의 이름이 Chambers 라는데 착안하여 'Chamber Music' 이라는 타이틀까지 달았다.

 

나는 버지니아 티솔 컨벤션에 가지 못했다. 그는 내게 이 음악 시디를 선물했다.

그는 내게 몇번인가 "음악 들어봤어?"하고 물었지만, 나는 그가 선물한 음악을 단 한번도 틀어보지 않았다.

내가 만약에 잠시라도 그의 음악을 들어보고 뭔가 칭찬을 해줬다면, 그는 소년처럼 기쁜 표정이 되었을 것인데, 나는 그렇게 해주지 않았다.  (미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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