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0월 22일 금요일

우주선

해골 복잡하고 만사가 심드렁 할때,

나는 타임머신을 타고 인간이 생기기 전의 고대의 땅으로 가거나

우주선을 타고 멀리 항해하는 꿈을 꾼다.

 

우주선.

 

미국에서 나는 여러군데 '나사' 센터를 돌았다.

플로리다의 케네디 발진대도 가 보았고

알라바마 헌팅턴 나사 교육관과 박물관도 가보았고

휴스턴 나사 센터도 가 보았다.

 

우주선.

 

학생들에게 팀워크의 중요성을 설명할때, 나는 이런 얘기를 해준다:

"혼자만 잘나서는 우주선을 쏘아올릴수가 없어요."

"팀원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면 우주선 어딘가가 나사가 빠져서 결국 폭파하고 말걸."

 

'조화와 하모니' 이런 얘기를 하면 '우주적 원융 일체' 뭐 이런 위대한  동양사상적인 무엇이 떠오를지 모른다.  신기한 일은 개인주의가 극도로 존중받는 미국에서 쏘아올린 로케트가 인류 최초로 달나라에 안착을 했었다는 것이지.  로케트 접합부분 어딘가에 미세한 균열이 있어도 로케트는 제대로 목표지점에 가기 힘들것이다. 어떤 균열도 오차도 있으면 안된다.  그런 완벽에 가까운 것을 해 낸 사람들.

 

그래서 나는 '과학'을 좋아한다.

완벽하지 않은 사람들이 완벽을 추구하며 이루어내는 불완전한 성과들을 나는 눈이부시게 바라본다.

 

금요일 오전.  수업도 없는데, 지금 어느 강의실 구석에서 세명의 내 사랑하는 대학원생들이 열심히 작업들을 하고 있다. 새벽부터 와서 저러고 있는 모양이다.  다음주에 내 수업에 할 주제발표 준비때문에 저러고들 있을 것이다.

 

우주선을 달나라에 착륙 시키기 위해서는 빈틈 없는, 완벽에 가까운 로케트를 만들어야하고, 이 작업에 참여하는 사람들이 일치 단결해야 한다.  의견차이를 어떤 식으로든 조정해야 하고, 문제점을 정직하게 보완해야 한다. 저쪽의 자존심이 상할까봐 문제점을 지적하지 않는 오류를 범해서는 안된다.  우리는 우주선을 하늘로 날려야 한다. (그래서 지금 학생들이 강의실 구석에서 저 고생들을 하고 있다.)

 

다음주에 내 학생들은 자신들이 만든 우주선에 나를 태워가지고 나를 달나라로 보내 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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