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3일 수요일

Social Realism (2): Isabel Bishop, 이자벨 비숍의 신곡

 

오하이오주 신시내티 출신의 Isabel Bishop (1902-1988)은 뉴욕의 Art Student League 에서 수학하면서 Kenneth Hayes Miller 의 지도를 받게 되는데, 당시 함께 미술 수업을 듣던 친구들중에 Reginal Marsh (http://americanart.textcube.com/285 ) 도 있었습니다. 뉴욕에서 미술 수업을 하면서 작업을 하던 비숍은 유럽 여행을 통하여 Peter Paul Rubens 의 바로크 미술이나 그 이전의 미켈란젤로릉 위시한 이탈리아 르네상스 미술을 감상하고 그 영향을 받게 됩니다.  루벤스나 르네상스 미술에 심취해 있었다는 면에서 레지날드 마시와 서로 닮았지요. 결국 이들은 14th Street School (14번가 미술가들) 로 알려진, 뉴욕의 중부에 스튜디오를 갖고 활동하던 사실주의 화가들과 한 무리가 되어 함께 활동하게 됩니다.

 

이자벨 비숍은 뉴욕 맨해턴의 유니언 스퀘어 (Union Square) 인근의 스튜디오에서 1934년부터 1984년까지, 장장 50여년간 작업을 했습니다. 그러니까 평생 뉴욕 맨해턴, 유니언 스퀘어에서 작업을 했다고 할만하지요.

 

다음에 보이는 '유니언 스퀘어의 단체와 베르길리우스' 그림은 바로 이자벨이 평생 살게 된 그 유니언 스퀘어의 풍경입니다.  뉴욕의 도시 풍경, 도시 사람들이 오거나 가고 있는 풍경이 그러진 가운데에 르네상스기의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르네상스기의 복장인채로 그려져 있습니다.

 

단테는 (읽었건 안 읽었건간에) 대개 사람들이 '신곡 Divine Comedy'의 저자로 기억하지요. 단테가 '시성'으로 존경했던 시인들중에 '베르길리우스 (Virgil)'가 있습니다. 신곡에서 단테가 인생의 어두운 골짜기를 헤메고 있을때, 베르길리우스가 나타나  지옥과 연옥을 안내하고, 마지막에 베아트리체가 나타나 천국을 안내하지요.  조용필의 노래에도 등장하고야 마는 '만인의 연인' 베아트리체는 단테가 연모하던 여인이었는데, 천국에 있다가 단테가 헤메는 것을 보고 베르길리우스에게 부탁을 합니다.  가서 좀 안내를 해달라고요. 베아트리체는 천국의 시민이라 지옥 연옥에는 갈수가 없지요.

 

 

 

Dante and Virgil in Union Square (유니언 스퀘어의 단테와 베르길리우스) 1932

OIl on Canvas

Isabel Bishop (1902-1988)

2010년 1월 9일 델라웨어주, 델라웨어 미술관에서 촬영

(사진 클릭해서 크게 보세요...네?)

 

 

 

자 그리하여, 단테가 존경하던 고대시인 베르길리우스가 길 안내자가 되어 지옥 연옥을 통과하게 되는데요 (찰스 디킨슨의 - 크리스마스 캐롤에 나오는 수전노 스쿠루지 이야기도 이와 비슷한 구도가 아닌가요?)  단테와 베르길리우스가 서 있는 이곳을 우리는 '천국'으로 볼수는 없지요. (베르길리우스는 천국 시민이 아니거든요)  결국 지옥이라는 말씀이지요.

 

그러면 이것은 '뉴욕-지옥편'이 되는걸까요?  이자벨 비숍은 유니언 스퀘어 광장을 매일 지나치는 군중들을 보면서 왜 하필 '지옥'을 떠올렸던걸까요?

 

저는, 단테의 신곡에서 지옥편 33장 (서문까지 합하면 34장) 을 가끔 심심할때 읽습니다. 왜 저는 지옥편을 심심풀이로 읽을까요?  지옥에 나오는 사람들의 일화가 드라마틱하고 매력적이며 때로 감미롭고 가슴 아프기 때문입니다. (이건 또 뭔 말이다냐?) 단테의 신곡에서 제가 가장 자주 들여다본 부분은 로댕의 지옥의 문에도 새겨진 금단의 사랑의 주인공들, 파올로와 프란체스카의 비극. (http://americanart.textcube.com/59) .  드라마가 있는곳, 한숨과 비애와 고통이 있는곳, 이리 저리 휴식없이 떠도는 곳, 우리의 삶의 모습이 그러하지 않은가요?  우리 삶이 단테의 '지옥'의 풍경과 가장 많이 닮았지요.  아마도 그래서 이자벨 비숍은 유니온 스퀘어의 풍경과 사람들의 모습을 '신곡'으로 해석을 했었으리라 짐작합니다.

 

위의 가운데 서있는 두 인물 중에서 빨간 후드를 쓰고 있는 이가 단테, 그 옆에 푸른 옷을 걸치고 머리에 뭔가 쓰고 있는 이가 베르길리우스 입니다. 베르길리우스는 시성(詩聖)이므로 '월계관'을 쓰고 있습니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59

필라델피아 로댕 뮤지엄 입구의 지옥의 문

2009년 9월 촬영

 

 

 

 

 

미술관 2층 사실주의 전시실의 오른쪽 벽, 오른쪽에서 두번째 작품이 위의 작품입니다.

 

 

 

 

 

Soda Fountain (소다수 음료대) 1959, Printed 1978

Etching, state v/v

2009년 9월 19일 필라델피아 미술관에서 촬영

 

소다수 음료대 앞에 서있는 두명의 젊은 여성들입니다.  오른쪽 여성은 오른손으로 음료수 잔을 들고 막 마시려 하고 있고, 왼손에는 모자를 벗어서 팔에 끼고, 손에 가방을  들고 있습니다. 왼쪽 여성은 모자를 쓴채 오른 팔에 핸드백을 걸치고 왼손으로는 마악 음료수를 받으려는 동작이죠.  구두, 의상. 몸짓. 대략, 20대 평범한 직장 여성들처럼 보입니다. 도시 아무데서나 발견할수 있는 평범한.

 

제가 갖고 있는 이자벨 비숍의 작품 사진이 이렇게 두가지 뿐인데요. 이 두가지 작품속에 이자벨 비숍의 작품세계의 일반적인 특징이 모두 들어있습니다. 대략 살펴보면

 1. 비숍은 평생 뉴욕 중부 유니언 스퀘어 인근에서 활동하면서 주로 도시의 평범한 사람들이나 도시의 풍경을 그림에 답았습니다.

 2. 이자벨 비숍이 루벤스나 그이전의 르네상스 화가의 스타일에 감화를 입었다는 것을 위의 풍경화에서 확인 할수 있습니다.

 3. 서민들의 모습, 특히 평범한 직장 여성들의 일상을 그렸다는 것에서 이자벨 비숍이 사회의 기층민들을 눈여겨 본 사회 사실주의 화가들과 맥을 함께 하고 있다는 것을 확인할수 있습니다.

 

이자벨 비숍을 제가 새로이 발견하게 되면 작품 사진을 업데이트 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이쯤에서 그의 페이지를 정리하고 다음 작가로 넘어가겠습니다.

 

2010년 1월 13일 redfox

 

댓글 1개:

  1. 인간세상을 '고해(苦海)'로 보는 것과 비슷한 맥락이려나요?



    세상을 바라보는 시선이 따뜻하건 차갑건 그들의 마음 속에는 세상을 품어안는 '뜨거움'이 있겠구나...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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