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6일 토요일

[Film] Departures (Okuribito, 2008) 일본영화

 

http://www.imdb.com/title/tt1069238/

 

 

디비디샵에서 빌려 보고, 잠을 편히 잘 수 있었다.

 

죽음의 의식,  떠나보냄의 의식을 참 아름답게 그려 보여주었다. 내가 돌이켜 생각해보니, 내가 '죽음'과 맞닥뜨린것은  우리 아버지의 죽음에서였다.  그전에도 친척도 돌아가셨고, 죽음은 주변에서 발생하는 일이었으므로 낯설다고 볼수는 없었지만,  사람이 사망한 이후부터 매장까지 전 과정을 온전하게 경험하게 된것은, 내 아버지의 죽음에서였다.  (그래서, 부모는 우리에게 생과 사와 모든것을 가르쳐주는 존재일지도 모른다.)

 

초상집에 다녀온 어르신들 얘기를 들으면, 염습을 어떻게 하더라, 화장터에서 화로로 들어가면 어떻게 타더라 뭐 이런 얘기를 간혹 듣게 되는데, 이때 어르신들이 전해주는 얘기는 '무서운' '먼'  '낯선' 어떤 것들이었다.  그런데, 내 아버지의 마지막 가시는 모습을 보면서, 그런 '무서운'것들이 '전혀 무섭지 않고' '전혀 낯설지 않고' 그렇게 바뀌더라.  나는 아버지를 통해 난생 처음으로 (그리고 그것이 유일한 경험이기도 한데) 염습의 과정을 보게 되었는데, 그때, 염습을 담당하신 분들이 하도 정성스럽게 일을 해 나가시길래, 감동 받았던 적이 있다.  '아 무서운게 아니구나' 깨닫기도 하고,  정성을 다하는 분들한테 감사하기도 하고. 뭐랄까...음.... 아버지를 잃었다는 슬픔이, 그 마지막 과정에서 어느정도 위로를 받았던것 같다.

 

 

이 영화를 보면서, 그때 내가 경험하고 발견하고 느꼈던 장면들이 다시 떠올렸다.

그랬었지...

그분들이 참 정갈하게, 정성을 다하여 일을 하셨지...

잊고 있었군...

 

인간이 치르는 '의식 (ritual)'은 한편으로는 형식으로 흐르고 형식이 본질을 압도하거나 왜곡시키는 면도 있지만, 정성스럽고 잘 짜여진 의식이 사람의 삶을 아름답게 정리해줄수도 있는거구나.  아름답고 좋은 영화다. 좋은 영화.

 

2010, 1월 red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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