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얼마전에 가방을 하나 새로 장만했다. '메신저백'이다. 남성가방으로 골랐다. 여성용 매장에 영 맘에 드는것이 없어서, 남자 가방 찾아보니 거기 내 맘에 드는 것이 있었다. 난 이런 가방은 최대한 심플하고, 실용적인것이 좋더라. (눈에 안띄고.)
음, 이 의자는 한국의 리바트 가구 제품일것이다. 25년전에, 아빠 엄마가 사서 쓰셨는데, 아버지 돌아가시고, 엄마 살림 정리하고 가구 내다버리고 그럴때, 내가 얻어다가 썼었다. 몇해전에 미국까지 왔다. 등받이가 다 떨어졌는데, 한편 '빈티지'라서 내버려두고 쓰고 있다.
내 가방에 '나의 상징'처럼 매달고 다니는 올리브색 못난이 도깨비를 역시 이 가방으로 옮겼다. 나의 아들녀석은 엄마의 품격과, 가방의 격조와, 이 도깨비녀석이 조화를 이루지 못하므로 도깨비녀석을 떼어버리라고 한다. 자기가 예쁜 악세사리를 사 주겠노라고. (미를 알아도 내가 더 잘 알지 이놈아...네가 세상을 알어? 응?) 이 못생긴 도깨비는 나의 분신이야... 이 가방에 다이아몬드, 슈와로브스키 장식이 어울리겄니? 어?)
이 도깨비 악세사리를 '사람들'이 꽤나 귀여워한다. 내가 시내 미술관 드나들때, 입구에서 가방조사 하고 그럴때, 경비 아저씨들은 내 가방 조사하다 말고, 이 도깨비녀석을 꼭 한번 손에 쥐어본다. 너무 귀엽다고. (못생겨서 귀여운거지.) 나도 기분이 쓸쓸맞을때는 이 도깨비녀석을 만지거나 들여다본다. 쓸쓸하니까. 누구나 내 가방에 매달린 이 놈을 신기한듯이 들여다본다. 이 도깨비는 내가 잘 살으라고 나를 지켜주는 나의 도깨비다. 마음이 아픈사람이 이걸 만지면 치유가 된다.

아, 나는 내 메신저백이 아주 맘에 든다. 고르고 고르다가 제대로 임자 만났다. 내가 몇년 쓰다가, 이 메신저 백을 메고 다닐 기운이 떨어지면, 그때 아들 줘야지. 원래 남자거니까. 하지만 나는 아주 오래오래 이놈을 어깨에 사선으로 매고 세상을 거침없이 돌아다니고 싶다. (희망사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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