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americanart.textcube.com/85
지금까지 미국의 사실주의 회화를 정리하면서 The Eight (Ashcan School) 과 Regionalism (지역주의 화가 3인)에 대한 정리를 간단히 했습니다. 그 사이에 몇몇 페이지에서 사회(사회주의적) 사실주의에 대한 언급을 산발적으로 하기도 했습니다.

사회 사실주의에 대해서 뜸을 들인 이유는, 저 스스로 이것의 범주를 정할 필요성을 느꼈기 때문입니다. 미국의 사실주의에서 '사회 사실주의'는 사실 어찌보면 애매모호한 개념입니다. 크게 보자면, 사실주의에서 '사회속의 인간의 모습'을 묘사한 것을 모두 사회사실주의에 포함 시킬수도 있고요 (이렇게 되면 미국 미술사에서 20세기 초반부터 중반까지 활동한 사실주의 화가들의 작품이 대개 포함될수 있습니다) 혹은 극히 '협의의' '사회주의적 사실주의'를 논할수도 있는데, 이 경우 소수의 몇명의 화가들이 대표적으로 떠오를수 있습니다.

그래서 협의와 '광의'의 사회 사실주의 사이에서 제가 '갈팡질팡'한 측면이 있습니다. 왜냐하면, 미술사는 제 전공이 아니고, 보통 사람들처럼 저 혼자 이책 저책 들여다보면서 공부하면서 가닥을 잡아가고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이렇게 공부해 가는 과정이 아주 재미있어요. 제가 착각하거나 잘 못 알고 있었던 내용을 스스로 바로잡아 가기도 하는데요, 그러면서 스스로 키가 자라는 것을 알게 됩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정리 할 것인가, 고민을 하다가, 나름대로 어떤 결론에 이르렀습니다.
일단은
제가 생각하기에, 그리고 몇가지 미술사책, 미술사 연구자들이 정리한 '협의의 사회 사실주의' 화가들의 작품을 집중적으로 소개하여, 미국의 20세기 초반, 중반을 흘렀던 사회사실주의 회화의 분위기와 소재, 주제등을 살펴본 후에, 이런 분위기를 전하는 다른 '광의의' 사회 사실주의 그림들에 대하여 논의해보겠습니다.
예컨대, 협의의 사회 사실주의는 지역주의 (Regionalism)와 정치적 노선을 달리 하는 식으로도 해석이 되는데요, 이경우 Social Realism 은 좌익, Regionalism은 우익 식으로 평가가 됩니다. 매우 협의의 개념입니다. 하지만 실제로 Regionalism 을 들여다보면 Benton이나 Curry 는 소비에트 사회주의에 심취했던 화가들이므로 이들을 우익으로 몰아붙이기엔 무리가 있거든요. 이들이 우익의 공공미술 정책을 지지하거나 정부 선전 미술 작업을 한것도 사실이긴 하지만요. 그러니까 들여다보면 양상이 간단치가 않다는 것이지요.
그래서, 앞으로 '이것이 Social Realism 이다' 라고 할 만한 작품과 작가들을 좀 들여다보고요, 그후에 협의와 광의의 사회사실주의에 대한 이야기를 하는것으로 '사회사실주의'를 정리해 볼 생각입니다.
대략 제가 갖고 있는 그림파일들을 보면
1. http://americanart.textcube.com/285 Reginald Marsh
2. http://americanart.textcube.com/297 Isabel Bishop
3. http://americanart.textcube.com/300 Ben Shahn
3. http://americanart.textcube.com/345 Jacob Lawrence
그리고....
찾아보죠...
2010년 1월 6일 redfox.
***
아아, 페이지 장식 차원에서 벤샨의 '해방' 그림을 해당 페이지에서 카피해다가 붙여 놓았는데요, 이것을 살펴보다가 한가지를 깨달았습니다.
저 그림의 액자 입니다. (그림과 액자를 잘 살펴보시지요.) 제가 무엇을 깨달았을까요?
(자문자답)
이 '해방'이라는 그림의 소재, 주제는 해석하기 나름이겠지만 해석이 어떠하건 공통분모가 있을것입니다. 도시 빈민 어린이. 망가진 삶에 대한 관찰인데요. 그래도 제목이 '해방'인것을 보면 그림은 미래에 대한 희망, 소망도 담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어쨌거나 그림의 소재가 저러한데요,
그러므로, 이런 소재의 그림을 '화려한 금박 액자'로 처리했다면 어땠을까요? 그림과 액자가 따로 놀겠지요?
저는 가끔 그런 그림들을 봅니다. 서민들의 비참한 삶을 그린 그림의 액자가, 그 삶과 어울리지 않게 화려한 액자로 치장되어 있는 것을요. 그래서 그때마다 고개를 갸우뚱하면서 생각을 해 보곤 하는데요. 어디서 읽었더라... 서민의 삶을 금박액자로 치장한것도 나름대로 사연이 있다고 합니다. 대개 이런식으로 풀이를 합니다. 그림의 소재가 주제가 어떠하였건, 서민들의 사연이 담긴 그림 - 그 그림을 향유하던 집단은 부유층들이었다는 것이지요. 그 부유층 사람들이 서민들의 고통을 나누기보다는 뭐 그냥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풍경'정도로 그 그림을 파악하고 그것에 금박액자의 옷을 입혀서 그들의 금빛 거실을 장식했다고 하네요. 말하자면, 어떤 가난한 하녀의 그림을 비싼 액자에 담아 화려한 거실에 걸어놓고, 역시 상류층 사람들과 그 그림을 그린 화가에 대해서, 그 그림의 값이 얼마나 비싼지 논의하고 있을때, 가난한 그집의 하녀는 그 사람들에게 요리를 해다 바치며 바삐 맴맴 돌았겠지요. 아마도.
벤샨의 '해방'의 액자는 그림과 조화를 잘 이루고 있습니다. '해방'에 금테두리 액자를 입힌다면, 그것은 '모욕'이 될겁니다.
trackback from: 미국 사실주의 계보 정리
답글삭제Andrew Wyeth와 Edward Hopper 페이지들을 대략 마무리 짓고 나니, 미국의 사실주의 화가들의 계보가 대략 머릿속에 정리가 된다. 신생국가 미국의 미술은 유럽의 미술사와는 약간 시기적으로, 성격적으로 차이가 나게 진행되었다. 예컨대 유럽에서 19세기 중반, 후반에 칼 마르크스의 '자본론'의 영향으로 사회주의적 색체가 강한, 혹은 사회 비판적인 사실주의 화풍이 휩쓸고나서 '인상파' 화가들이 새로운 작법을 가지고 등장하지만, 미국의 경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