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16일 토요일

Fresh Juices

 

 

 

누군가는 쇼핑몰을 'Adamless Eden (아담 없는 에덴 동산)'이라고 불렀는데, 이따금 쾌적하고 따뜻하고, 번쩍거리고, 한산하기까지 한 쇼핑몰에 가서 잘 정돈된 자본주의의 꽃, 물신사회의 회랑을 돌아다니는 일...도 재미있다. (특히 아무것도 하기 싫은데, 집안이 추워서 집에 있기도 짜증날때).  물신숭배 교도가 되는 일도 즐거운 일이다.

 

 

 

나는 비교적 큰 탈없이, 큰 병없이 40년이 넘도록 살아오고 있는데, 그리고 비교적 건강해보이는데, 내가 운좋게 건강하게 사는 이유를 되짚어보면

 1. 원래 우리 부모님이 건강한 육신을 주셨음 (건강한 유전자를 물려받았음) : 이것이 가장 큰 이유일것이고

 2. 담배를 안피움 (가끔 친구들과 어울려 시늉을 하기도하지만, 그것은 호기심 차원의 놀이이고, 담배를 피우지 않음)

 3. 기름기 있는 음식을 먹지 않음: 고기를 거의 먹지 못함, 가끔 쇠고기 스테이크를 먹거나 생선회 따위를 먹기는 하지만, 그것들조차도 성인이 되어 배운 것이고, 거의 고기를 안먹고 컸음. 계란과 멸치가 중대한 단백질 공급원이었을것임.  우유도 안먹고, 뭐든 느끼하고 기름진것을 먹지를 못함. 참기름조차도. (거의 초식동물과)

 4. 마약 해본적 없음

 5. 술을 좋아하지만, 반주 정도로 즐김

 6. 하루라도 푸성귀나 과일 종류를 먹지 않으면 '우울증'이나 '금단현상' 발생함. 뭐든 물기있는 식물을 아삭아삭 먹고, 시고 단 과일을 우적우적 먹어야 사람 구실이 가능함.  아마도 이런거 못먹으면 굶어죽기 전에, 미쳐죽을 것임.  그래가지고, 우리집 남자 식구들이 가끔 밥상에서 내가 밥먹는 꼴을 보면서 나름대로 어떤 결론에 도달함: "야, 야, 얘들아, 엄마좀 봐라. 엄마는 고기 한첨 안먹는데도 저렇게 건강하지 않니? 아마도 우리가 고기 없이 살수 있을지도 몰라. 엄마도 아픈데 없이 잘 살쟎아."   <=== 외계인 구경하듯~ (이들은 이렇게 말하면서 열심히 닭고기를 뜯어먹고 있음)

 7. '걷기 중독'을 간신히 벗어났음.  걸어돌아다니기 좋아함. 가장 잘하는 스포츠, 걷기.

 8. 피곤하면 무조건 쓰러져 죽은듯이 잠. 기운나야 일어나 돌아다님. (아무래도 고기를 못먹어서 전체적으로 빨리 지치고 빨리 회복되는것 같음)

 

 

 

 

몸이 아프고 정신을 차리기 힘들때, 우리 식구들은 내게 과일을 한보따리 사다 주는 것으로 '병구완' 완료라고 믿는 눈치이다. 참 편리한 시스템이셔.  얘들은, 나중에 엄마 죽었을때, 제삿상에 올릴것도 미리 결정을 해 놓았다. "야야, 엄마 제사때는 그냥 과일 코너에 가서 과일 닥치는대로 사다 씻어서 올려놓고, 음, 국수나 한사발 올리면 돼. 술도 있으면 올려놓고. 끝. 아 그리고 참, 엄마가 죽으면 화장해달랬어." (그래도, 나 죽은후에 내 시체 처리해주겠다고 약속해주는, 게다가 제삿상까지 차려줄 궁리를 하는 자식이 있음은 얼마나 고마운 일인가... 자식...키우길 잘한거야..이거, 남는 장사라고 봐....ㅎㅎㅎ)

 

 

근데 사실 맞다. 나는 감기걸리면 감기약 먹고, 온갖 과일을 소처럼 우적우적 먹는 것으로 감기를 이겨내는 편이니까. 그러니까 상태가 안좋을땐, 자동으로 이런 곳으로 발이 향한다.

 

 

 

 

온갖 푸성귀와 과일을, 얼음으로 쟁여놓은 유리함에 진열해놓고, 즉석에서 갈아 만들어주는 과일 쥬스. 

오오 복되도다 복되도다~ 할레루야~

 

 

 

 

카페 근처를 어정거리는 새들.  건물 안에 용케 들어와 과자 부스러기를 달라고 조른다.

 

 

 

 

마가리타 피자라고 이름붙여진 이 피자에는 치즈와 채소 종류만 올라가 있다.  그래서, 나처럼 고기를 못먹는 사람이 안심하고 편히 (고기를 골라내지 않아도 되니까) 먹을수가 있었다.

 

 

 

 

 

 

커다란, 하얀, 그랜드 피아노가 있는데, 이것이 '유령의 피아노'이다...  연주자도 없는데 건반이 저절로 눌러지고 소리가 난다. 히히히.  뭐 큰 호텔이나 행사장에 가면 이런거 하나씩 있어서 구경은 했다만, 그래도 이거 볼때마다 나는 무지무지 신기하더라~   특히 피아노 치다 바이엘에서 집어치운 나같은 사람한테는 '피아노' 자체가 영원한 트라우마이기도 하다.   (지금 다시 배울생각은 없다...그것 말고도 하고 싶은 일이 너무 많아서...)  내가 붙인 이름 : "유령의 피아노."

 

 

상쾌한 쥬스같은, 삶의 아주 짧은, 상쾌한 유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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