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30일 토요일

[Film] God grew tired of us 하느님도 인간한테 지치셨나봐

http://www.imdb.com/title/tt0301555/

 

오십년 이상 지속되고 있는 아프리카 '수단'의 내전. 그 내전의 와중에 태어나고 자라나는 사람들의 삶은 얼마나 피곤하고 비참할까.  2006년에 다큐멘터리로 세상에 소개가 된 이 작품은 수단 난민촌에서 자라난 몇명의 수단 청년들이 난민 자격으로 미국으로 옮겨와 자리를 잡는 수년간의 과정을 카메라에 담았다.

 

내가 보기에 이들은 수천, 수만의 난민 캠프 수용자들 중에서 아마도 '매우 특별한' 존재들일 것이다.  액센트가 있지만, 난민 캠프에서 영어를 잘 교육받았고, 그리고 행동, 태도, 생각이 '위인'급이다. '전기'가 뭔지 '아파트'가 뭔지, 캠프 학교에서 배우기는 했지만 그것이 뭔지는 상상도 하기가 힘들정도로 이들의 오지의 삶과 이들이 서양인들의 책에서 배운것 사이의 차이는 현격하다. 

 

네명의 '선택된' 청년들이 피츠버그의 작은 아파트를 배정받고 현지 삶에 뛰어들었을때, 미국인들은 '네명의 부랑자같은 흑인들이 가게에 몰려 들어온다'는 이유로 경찰에 신고를 하기도 한다.  이들은 '몰려 다니면 오해를 받으니 따로 다니라'는 주의를 받는다.  아프리카에서 부족으로, 단체로 모여서 살던 이들에게 '네명'은 너무나 적은 숫자인데,  미국에서는 '네명'이 몰려다니는것을 수상쩍게 본다.

 

신기한것이 많으나, 사람들은 서로 말도 건네지 않고, 이웃집을 쳐다보는 것만으로도 의심을 받고, 미국은 이상한 곳이다... 참 이상한 곳이다...

 

'전기'가 뭔지도 모르고 미국땅에 도착했던 수단 청년은 미국 도착 3년만에 고등학교 졸업자격을 따내고, 전문대의 준학사 학위를 받아쥐고, 그리고 이제 주립대에 입학할 꿈을 꾸는가하면, 또 한 청년은 하루에 두세가지 일을 하여 돈을 모아 다른 나라의 난민 캠프에 있는 가족들과, 수단의 난민캠프의 친구들에게 부친다. 또 한청년은 공부와 일을 하는 틈틈이 수단을 위한 외교활동을 펼친다.

 

이 청년들은, 겉보기에는 아프리카 출신의 빈민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이들은 범상한 빈민이 아니다. 이들은 자신들의 어깨위에 수단 사람들의 '미래'가 걸려있다고 생각하며, 자신들이 미국에서 누리는 안전한 삶을 다른 사람들도 누릴수 있도록 도와야 한다고 생각한다. 이들은, 어찌보면, 수단의 영웅들일것이다.

 

나는 아프리카 오지의 난민 캠프에서 '운좋게' 발탁되어 미국으로 건너와 허드레 일에 종사하며 공부와 꿈을 향해 나가는 이 청년들을 보면서, 안창호 선생, 김구선생, 서재필 선생 이런 독립, 애국지사들을 떠올렸다.  우리 애국지사들도 저러했을것이다. 조선이 아시아 구석의 볼품없는 지역이던 시절, 조선 출신의 이 청년들은 남보기에 초라한 빈민에 불과했겠지만, 그들은 남다른 열정으로 똘똘뭉쳐 고민하고 공부하고 노력을 했을것이다. 수단의 저 청년들도 수십년후 수단의 민족 지도자로 알려질지도 모르겠다.

 

 

키가 장대같이 크다는 이유로 나이 열세살에 수천명을 통솔하는 캠프의 지도자로 뽑혔던 청년이 캠프 책임자로 할 일은, 매일 숱하게 굶어죽어 나가는 친구들의 시체를 매장하는 일이었다고 한다.  그는 자신이 키가 큰것에도 하느님의 섭리가 있을것이고, 그 큰키의 쓰임새가 분명 있을거라는 얘기를 한다.  (그는 수단을 알리는 민간 외교할동에 앞장서고, 수단 출신 청년들을 이끄는 일도 한다).  그 청년이 난민 캠프에서의 삶을 돌아보며 하던말

   : 우리들은 굶어 죽고, 총맞아 죽고, 언제 죽을지 알수 없고, 왜 이렇게 살아야 하는지도 알수 없고

      그래서, 나는 생각했다 - 하느님이 우리한테 지치셨나봐.  그래서 곧 종말이 올거고, 우리 모두는

      심판 받을건가봐.  하느님이 우리들한테 완전히 지치신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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