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안 (Ang Lee) 감독의 영화라길래, 최소한 시간이 아깝지는 않겠다 생각하고 빌려왔는데, 딱 기대한 고만큼이었다. 크게 재미있지도 않고, 뭐 그렇다고 시간이 아깝지도 않고, 딱 고만큼. 그래도, 기대했던 것 보다는 조금 점수를 더 줘야겠는데, 왜냐하면, 내가 그 정체를 잘 알수 없었던 우드스탁 음악제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으로 알게 되었다는 점. 그리고 미국 미술사에서 '허드슨 강 화파 (Hudson River School)'의 선구자라 할만한 Thomas Cole 이라는 화가가 Catskill 이라는 지역에서 살면서 활동했다는데, 이 영화의 배경이 바로 그곳이었다. 그래서 Thomas Cole 의 지역에 대해서 좀더 구체적인 이미지를 갖게 되었다. 물론 시기적으로는 100년 안팎의 차이가 있지만. (그러니까, 그곳이 화가들과 히피들을 끌어들일만한 기운을 가진 지역인가보다, 풍수지리적으루다가...).
역시 이안감독 답게 선 굵고, 정직하게, 여기서 정직이란, 잔재주로 현혹시키지 않고, 그냥 턱턱 할말 다 하는 스타일로. 옷 벗길때는 그냥 선명하게 과감하게 벗기고, 뭐 그냥 순수하게, 그러면서 사람들간의 아주 미묘한 감정의 변화를 편안하게 제시하기도 하고.
덤으로 얻은것: 주인공이 마약을 하고 몽롱해지는 장면이 나오는데, 그 몽롱한 시선에 들어오는 사물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걸 아주 흥미진진하게 보여주었다. 간접체험 (아 마약하면 저렇게 세상이 보이나봐.). 그런데, 나는 마약이나 환각제를 한번이라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별로 안든다. 왜냐하면, 꿈(환각)이 지나간 후에 몰려올 춥고, 참담한 기분을 견딜 자신이 없으므로. 잠시의 환락이 끝난후, 차가운 현실이 내게 가져올 그 불쾌감, 암담함, 삶의 처참함을 내가 어떻게 견딜것인가. 그걸 견디지 못하면 다시 마약에 의지하게되겠지. 그러다가 중독자가 되겠지. 그렇게 살기 싫다. 그러므로, 관심 제로.
마약하면, 흔히 쾌락만 따지나.. 실은 '무한한 해방감'이 너무나 달콤하다고... 특히, 수십년 수도를 통해 선승들이 좌선의 상태에서 느끼는 지고한 우주적 평화와 자유, 쾌감과 비슷하다할 정도로 해방감을 느낀다고 합니다. 문제는, 지속되지 않는다는 것, 그리고 다시 그 기분을 느끼기 위해 강도를 높이고 몸이 피폐해진다는 것...
답글삭제@나로 - 2010/01/25 17:50
답글삭제예 그렇죠. 幻-覺- 이쟎아요. 부처는 '깨달은' 사람인데 그것은 궁극의 깨달음이라 영원의 바다에 진입하는거라고 할수 있는데, 마약이나 향정신성 물질은 '幻' 일시적인, 찰나적인 해탈의 표피만을 제공하지요.
쥐 실험에서, 아주 열악한 환경 (비좁고, 지루하고, 답답한)에 처한 쥐들은 그런 환경에서 환각제가 제공될때 환각제에 탐닉하는 증상을 보이는데; 여러가지 놀이시설을 포함한 쾌적한 환경에 놓여진 쥐들은 환각제가 제공되어도 그것을 거들떠도 안본다는 실험 이야기가 있습니다. 뜬금없이 왜 쥐실험 생각이 나는가 몰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