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월 6일 수요일

The Eight / Ashcan School (7): Arthur Bowen Davies

 

 

 

Stars and Dews and Dreams of Night (밤의 별, 밤의 이슬, 밤의 꿈) 1927

Oil on Canvas

2009년 10월 3일 워싱턴 코코란 미술관에서 촬영

 

 

 

참...신비롭고 아름답죠?  

 

Arthur Bowen Davies (1862-1928) 는 미국의 아방가르드 예술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뉴욕태생으로 시카고 디자인 학교와 시카고 미술학교에서 수학했고,뉴욕으로 돌아온 후에는 뉴욕 Art Students League에서 수학했습니다. 1913년에 개최된 Armory Show (아모리 쇼)를 조직한 멤버이기도 했고, The Eight 의 멤버였습니다.

 

그의 작품을 워싱턴의 국립 미술관이나 스미소니안 미술관들에서 소장을 하고 있긴 한데, 일반에 공개된 작품을 별로 없어서 그의 작품을 찾는데 애를 먹었습니다.  위의 작품은 코코란 미술관 소장품인데요, 밤의 여신처럼 신비로운 느낌을 주는 작품입니다.  The Eight 멤버들의 그림의 공통점이 '도시'의 '대중'들의 삶을 현장감있게 그린다는 것인데, 사실 아서 데이비스의 그림에서 그런 점을 찾기는 쉽지 않습니다. 그의 그림은 '확연히' 다르고 특별합니다.  어쩌면 우리는 The Eight 가 도시적 삶을 그린 사실주의 화가들이라는 '테두리'를 정해놓고 그것을 기대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어찌됐건 그들은 의기투합했고, 함께 그들의 작품을 선보였다는 것이지요.

 

아서 데이비스의 작품들을 웹에서 찾아보면 주로 여성누드나 신비하고 이상화된 여성의 모습을 그린 작품들이 주를 이루고 있고요, 추상미술도 시도를 했습니다. 가히 그를 미국의 아방가르드 작가라 불러도 좋을법 합니다. 그는 간판 그림이나, 엔지니어링 디자인, 그리고 표지 일러스트레이션 등 다양한 미술 활동을 했다고 전해집니다.

 

그런데, 뭐 이런 일반적인 얘기보다, 저같이 속된 사람들의 눈길을 끄는 요소는... 스캔들이죠.  아서 데이비스의 스캔들이 뭘까요? (헤헤헤...우리들은 스캔들을 좋아합니다.)

 

이 사람이 1862년생이고 1928년에 사망했으면 대략 66년쯤 사셨으니 뭐 단명하지는 않았다고 볼수 있지요.  The Eight 멤버 중에서 Everett Shinn 같은 화가는 네번인가 다섯번 이혼한 경력으로 '스타'가 되었는데요.  Arthur Davies 는 이혼하지 않았습니다. 평생 결혼생활에 아무런 문제도 일으키지 않았고, 아주 조용했지요.

 

그런데 그가 사망했을때, 두명의 부인과 그 두명의 부인들이 거느린 직계 가족들이 나타난겁니다.  말하자면, 아서 데이비스는 아무도 모르게 감쪽같이 이중혼 생활을 하다가 저승으로 가버린거죠. 남편 죽었다고 해서 장례치르러 갔더니 또 다른 가족이 와서 장례를 치르려 한다면, 얼마나 기가막힐까요. 하하하  이들은 서로를 전혀 짐작도 못했다고 합니다. 그냥 평생 깨끗이 속은거죠...  (이런 얘기하면 그림 감상하시는데 방해가 될텐데요... 하하하.)

 

저는 그래서, 이 사람의 이중혼에 대해서 생각해봤는데...  이중혼을 감쪽같이 비밀리에 진행하면서 오래도 살았네요.   정말 부인들이 몰랐을까?   저는 이부분을 의심하는 편입니다. 속아줬겠지... 모르는척 했겠지... 인지 거부라고 하지요. 뻔히 알면서도 모르는척 외면하는것. 집안에서 아버지가 딸을 성폭행해도, 가족들이 모르는척 하쟎아요. 정말 모른다는 거죠. 알지만 인지 안하는거죠. 그런것을 인지거부라고 하는데요. Stanley Cohen 의 States of Denial (한국 번역: 잔인한 국가 외면하는 대중) 에 이런 인지부정의 사례가 세세히 소개가 되는데요.  여자들이 얼마나 센서가 발달했는데, 평생 이중혼을 감쪽같이 속이겠습니까. 속아준거죠... 

 

아무튼, 아서 데이비스는 '비밀'이 많은 사람이었던거죠.  비밀이 많은 사람은 그림도 신비하게 그려요...그런것 같아요... 헤헤헤.  비밀 그자체가 신비한거거든요. 그러니까 '신비한 사람' 너무 좋아하지 마세요. 비밀 많은 사람 별로 좋은거 아닙니다. 단지 신비해보일뿐...  :)

 

아, 이 밤의 여신과 같이 아름다운 그림은 1927년 그러니까 아서 데이비스가 사망하기 1년전 그의 나이 65세쯤에 그려진 것인데요.  65세의 노화가가 이렇게 신비한 여인을 그리고 있는 장면을 상상해보세요.  아아, 그의 연륜이 이 여인을 더욱 그윽하고 신비롭게 채색하게 만든것 같습니다.  아름다운 그림이죠? 

 

이 그림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으면요,  여인의 살결이 느껴지고... 이 밤의여신같은 여인이 몸을 살짝 굽혀서 이 액자 바깥으로 걸어 나올것 같아요. 액자가 답답하다고 슬며시 액자 바깥으로 나올것같은, 바로 그런 순간이죠.

 

 

 

 

 

 

Nudes, c. 1916-1917

Tempera on Plaster on Wood Panel

2009년 11월 피츠버그 카네기 미술관에서 촬영

 

 

 

2010년 1월 6일 redfox.

 

 

 

 

Heifer of the Dawn (새벽의 송아지) c. 1905

Oil on Canvas

2010년 1월 9일 델라웨어 미술관에서 촬영

 

델라웨어 미술관 사실주의 화가들 그림속에 있던 소품입니다.  제목이 새벽의 송아지이군요.  서양 그림을 보실때, 일단 '송아지'가 나왔다, 이러면, 우리는 퍼뜩 서양의 신화를 떠올리게 됩니다.  우리가 알고 있는 그리스 로마 신화중에 '송아지'가 나오는 일화가 있지요.  바람둥이 제우스신이 이오 (Io)라는 처녀한테 반해가지고 다가갔는데,  헤라여신한테 들킬것 같으니까 자신은 구름으로 변하고  아리따운 우리의 '이오'를 송아지로 변신 시켜버립니다.  눈치 빠른 헤라가 "그 송아지가 참으로 아리따우니 내게 주시오" 해서는 송아지로 변신한 이오를 데려다가 묶어 버립니다. 바로 그 송아지.  그래서 뭐, 이오가 바다를 건너 도망갔는데 그 바다가 '이오니아 해'라고 하고, 뭐 그런 이야기가 있지요. 신화적 모티브를 가져다가 뭔가 신비로운 그림을 그리려고 했군요.

 

 

 

 

August Evening (8월의 저녁) c.1900

Oil on Canvas

2010년 1월 9일 델라웨어 미술관에서 촬영

 

초가을 혹은 늦은 여름의 저녁, 먼데 아른거리는 저녁 등불.  선선한 바람을 쐬며 이리저리 누워있거나 산책을 하는 아가씨들.  한가롭고 꿈같은 장면이지요.

 

꿈같은,

신화적인.

아마도 그러한 것이 평생 이중생활을 한, 비밀의 사나이 아서 데이비스의 주요 분위기가 되겠지요. 하하하. 

 

2010년 1월 18일 red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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