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3일 토요일

택시 기사님

천안함 구조 작업을 하시다가 사고를 당하신 한주호 준위님. 

그 따님이 모 일간지와의 인터뷰에서 들려줬던 이야기. 

아버지 소식을 듣고 통곡을 하면서 친구의 도움으로 함께 택시를 탔는데,

대구에서 진해까지 통곡을 하면서 가는 그 따님을 태워다준 택시기사님이

택시비를 안 받으셨다고.

그 친구가 돌아오는길 역시 택시비를 안받고 가버리셨다고.

 

 

예전에, 우리 아버지가 '가노라' 인사 한마디 없이 서둘러 우리 곁을 떠났을때

그날, 그 조그만 산골짜기의 서민 연립 아래윗집 사람들이

내 통곡소리에 놀라 뛰어 들어와 쩔쩔매며 달래주던 것이 생각이 났다.

 

그러고보면, 돌아가신 한 준위님이나

벌이도 넉넉치 않으셨을텐데 하루 일당이나 마찬가지인 택시비를 거절한 택시기사님이나

혹은 내 통곡을 보듬어 안아주고 쩔쩔매며 근심하던 그 선량한 내 이웃들이나

참, 별같이 아름다운 사람들인것도 같고

그래서 그런 사람들의 빛으로, 세상은 여전히 굴러가는것도 같고...

 

물에 잠긴 별들이 지상에 올라 오는날, 우리 함께 울고,

또 우리가 마저 가야할 길을 가야 하리라.

아름다운 택시 기사님, 그날 일당 부조하신것, 그것도 나는 기억해야지.

 

 

댓글 2개:

  1. 이런 분들이 있기에 그나마 세상이 지탱되는지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종교를 가지고 있지 않습니다만, 예수님께서 말씀하셨다고 하는 가난한 자의 천국과 배부른 자의 현세상을 믿어야 하는 이유 같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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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별 - 2010/04/04 18:24
    예, 세상에는 의인의 숫자가 더 많기 때문에, 아직 여전히 아침에 해가 뜨는거라고 믿고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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