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노트북 내장형 카메라로 사진을 찍으면 이렇게 '거울효과'가 난다. 미국에 처음 온 것이 2002년인데, 그 동안 센서스 라는 것을 해본적이 없다. 올해 처음이다. (10년만에 한번 하는건가봐요~)
요즘은 어떤 종류의 '설문'이건 '무조건' 싫고 귀챦은 입장이라, 차일피일 미루다가 오늘 마침내 개봉해서 답변을 했다. 열어놓고 보니 의외로 간단하다. 대략
1. 네가 사는 집이 렌트냐 아니냐 뭐 이런거 기입하게 하고
2. 식구 몇명이냐?
3. 식구중에 주거부정인 사람은 있는가?
뭐 이런거 질문한 후에
현재 집에 있는 식구들에 대한 기초조사 (생년월일, 나이, 인종배경)를 한다.
그것이 전부였다. 질문에 마킹하면서, '이제 이것을 누군가가 통계프로그램에 입력 작업을 할 것이고, 그것을 바탕으로 통계를 돌리겠지...' 머릿속에 SPSS가 쌩쌩 돌아가는거다... 그, 그, 그러니까, 내가 연구 설문 양식을 특정 집단의 사람들에게 돌릴때도, 음, 머리를 잘 써서, 입력하기 편리하게 구조를.
옛날에, 어느해던가, 한국집에 살때 인구센서스를 한 적이 있었다. 그때 질문이 꽤 많았던것으로 어렴풋이 기억하는데... 그당시에 내 고모들이 아직 젊었을때인데, 그러니까, 40대 아주머니들이었던 내 고모들께서, 용돈벌이를 하겠다고 그 인구센서스 조사원 아르바이트를 했을거다. 센서스 설문을 난해하게 생각하고 잘 못하는 분들 (문맹 어르신들이나 신체허약등으로 이런것을 혼자 처리하지 못하시는 분들)을 가가호호 방문하여 직접 여쭤가면서 답을 작성하는 일이었을것이다. 그렇게 한건을 할때마다 얼마씩의 사례금을 받았을것이다. 셋째 넷째 고모들이 그 일 한다는 얘기를 하면서 깔깔대고 즐거워했었는데... 그 용돈벌이 하러 바삐 다니던 내 고모들은 이제 '마님'수준으로 살림이 활짝 펴 가지고, 내가 어쩌다 한국에 가면 애들 용돈주듯 십만원짜리 수표를 꺼내서 주기도 하고 그런다. 타향살이에 고생이 많겠다고. ㅎㅎㅎ. 타향살이, 남의나라 인구조사 답안 작성하면서 머릿속으로는 센서스 알바하던 40대 억척 아주머니들, 내 고모들의 젊은날을 떠올리고 마는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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