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왕벚꽃이 나무 가득 핀 모양은
송이가 하도 탐스럽고 실해서
마치 크레파스로 마구 칠해놓은듯한 질감이 느껴진다
왕벚꽃은 크레파스 혹은 아주 진한 오일로 떡칠을 한듯 칠해줘야 그 감을 살릴수 있을것 같다.
해마다, 왕벚꽃이 흐드러지게 핀 것을 볼때면 (혹은 복숭아꽃이 흐드러지게 핀것을 볼때면)
나는 오스카와일드 원작의 '키다리 아저씨' 이야기가 생각난다.
퉁명스런 키다리 아저씨의 정원이 아름다워서
아이들이 놀러오고 싶어했는데
퉁명스런 키다리가 아이들을 못들어오게 했다고
그래서 그 정원은 겨울이 되어버렸다고.
그런데 어찌어찌해서 아이들이 숨어들어와 다시 꽃이 피게 되었다고
그런데 한 아이가 꽃나무에 올라가지 못하고 울고 있어서
키다리가 안아서 올려줬는데
그 아이의 손에 상처가 있어서 "누가 이렇게 했니?"하면서 키다리가 슬퍼했다고
그 키다리가 아이를 올려준 나무가 이런 왕벚꽃나무 였을거라는 상상을 하게 되는 것이다.


(아래) 사진 촛점이 안맞아서 흐리게 나왔는데, 마치, 눈물이 그렁그렁한채로 보이는 세상같다. 눈에 눈물이 가득한채 세상을 보면 이렇게 보인다...





옛날에
옛날에
한 10년쯤 전일까? 그 쯤...
영화 '봄날은 간다' 그 영화를 보고는 뭐 영화가 저러냐... 그랬었다. 싱거워서. 그때, 나는 사랑에 대해서 다 안다고 생각했었을것이다. 사랑도 뻔한거라고. 아무것도 아닌거라고.
요즘은 유튜브에서 김윤아의 봄날은 가네를 찾아서 들을때가 많다. (지금도...) 가끔 아무 장면이나 그 영화 클립을 찾아서, 아무장면이나 한참 멀거니 보기도 한다. 고마우신 유튜브. 눈을 감으면 문득 그리운날의 기억 아직까지도 ... 지금은 혼자서 전 가사를 흥얼거릴수 있다. 외우려고 한게 아닌데 저절로 나온다...
10년쯤 전에, 나는 왜 세상 다 산 사람같은 표정이었을까?
그런면에서 지금 이렇게, 씁쓸한 표정으로 창밖을 내다보는 나 자신이, 아주 비참하지는 않은것도 같다. 최소한 나는 살아있으니까 말이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것 같은
아련히 마음아픈 추억같은 것들
봄은 또 오고 꽃은 피고 또 지고 피고
아름다워서 너무나 슬픈 이야기
봄날은 가네 무심히도
꽃잎은 지네 바람에
머물수 없던 아름다운 사람들
가만히 눈감으면 잡힐것 같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