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오후가 되어 빨래며, 집안 청소를 하다가, 무심코 창밖을 내다보는데, 내 방 창밖의 나뭇가지에 '카디널 (Cardinal)새가 그린듯이 가만히 앉아있다. 날아가지도 않고 오랫동안 가만히 앉아있다.
남편과 서서, 아이들 학비 문제며, 다가올 날들에 대하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남편은 정직하게 쌓아온 월급쟁이, 그의 연봉을 생각하며 '이룬것이 없다'고 한숨을 내 쉬었고, 나는 창밖의 새를 쳐다보고 있었다. 나는 내가 벌 수 있으니까, 몇 푼 안되는 평균이하의 교수월급이지만, 그래도 벌이가 있으니까, 앞으로 내가 얼마나 '엄청난' 돈벼락을 맞을지도 알 수가 없으니까, 우리 둘이 벌면 애들 학비나 노후 단칸방정도는 나와 주지 않겠는가 주절거리며 웃었다.
새는 여전히 나뭇가지에 앉아 있었다.
"창밖을 봐봐. 카니널이 아까부터 앉아서 여길 쳐다보고 있어. 창밖을 봐봐!"
내가 창밖의 새를 보라고 하는데도 남편은 창밖에 새가 안보인다고 했다. 나는 그를 내 자리로 끌어다 놓고 내 눈높이로 몸을 낮추게 했다. 그의 시야에 빨간 새 한마리가 들어왔다.
"지금은 돈생각을 할 때가 아니라, 창밖에 와서 앉아있는 저 빨간새를 쳐다볼 시간이야.
잘 나간다는 세계적인 대기업의 이사급 형제들이나 친구들 만큼의 연봉과 자신의 연봉을 비교 할 필요는 없어. 그 사람들에게는 저 빨간새가 없어. 지금 우리에게는 저 빨간새가 있다구.
그리고 나도 있어. 그 사람들에게는 내가 없어. 내가 지켜줄게 걱정하지 마."
나는 창밖에 날아오는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 까마귀, 새빨간 카디널, 가슴이 주황색인 로빈과 오리올, 몸집이 작지만 노랫소리가 명랑한 와블러, 그리고 구르르구르르 산비둘기들을 내다보면서, 생각한다. 하늘이 모든 사람에게 공평하다면, 공평하다면, 하늘이 어떤 사람에게 많은 돈을 주었다면, 하늘은 나에게 저 새들과, 꽃들과, 내내 흐르는 강물과, 그리고 이 모든것을 내가 선명하게 응시할수 있도록 건강한 두눈을 선사했다. 나는 내게 주어진것을 즐기느라,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다...
내 삶에 필요한 요소는
건강한 두눈
건강한 다리와 육신
맑은 기억과 사고력
평상심
책
책상
노트북 (종이와 컴퓨터)
카메라
먹을것
잠잘곳
입을 옷과 씻을 물...
약간의 돈
이정도일 것이다. 이것외에 다른 것으로 남을 부러워 할 일은 없을것이다.
내가 안가진 것에 대하여 남과 비교하여 부러워하며 삶을 낭비하기에는, 내가 쳐다봐야 할 아름다운 친구들이 이 세상에 '너무' 많아. 나는 그들과 소통하느라 다른 것을 생각할 겨를이 없다.


고마워, 내 창앞에서 한참 동안 나를 쳐다봐줘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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