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2일 금요일

[Book] Why men don't listen and women can't read maps

 

http://www.amazon.com/Dont-Listen-Women-Cant-Read/dp/0767907639/

 

 

지난 일월에 샀던 책: Why Men Don't Listen and Women Can't Read Maps by arbara and Allan Pease 를 가끔 들여다보곤 했는데, 오늘 그냥 다 읽어버렸다. (왜냐하면, 비도 오고, 나가기도 싫고, 머릿속이 복잡해서...)

 

 

책 표지에 보면 Why women can't read maps 에 해당하는 그림으로 여성이 지도를 거꾸로 들고 있는 장면이 보인다.  지도를 거꾸로 들고 들여다보는 여성.  아 하 (깔깔). 내가 바로 그런 사람이다.  나는 미국에서 사는 몇해동안 혼자 지도를 들여다 볼 일이 많았다.  열흘가까이 혼자 운전대 쥐고 앉아 미국대륙 동서 횡단을 한 적도 있고 나 혼자 판단하고 결정하고 문제 해결을 해야 할 순간들이 많았다.  그런데 지도를 읽을때, 나는 지도를 빙빙 돌려가면서 읽어야 했다.  그것이 일반적인, 여성들의 전형적인 지도 읽는 패턴이라고 한다.

 

 

그러니까, 내가 북쪽 방향으로 갈때는 아무 문제가 없는데, 남쪽방향으로 가야 할때, 그때는 지도를 거꾸로 해서 읽어야 '안심'이 되는 것이다.  그래야 내 방향과 지도의 방향이 일치를 하니까.  나는 내가 아주 정상이라고 생각하면서 '여태까지' 살았는데,  남자들은 지도를 빙빙 돌리지 않아도 방향을 잡는데 별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놀라워라)  그리고 그것은 우리 뇌에 '공간감각'을 관장하는 기관의 발달이 조금 차이가 나서 그렇다는 것이다. (이런!)  그러니까, 나의 여러가지 행동 패턴이나 사고 패턴은 - 이 책에 나온 시험을 해보면 남성성향이 많지만, 나의 공간감각은 일반적인 여성들의 패턴을 그대로 유지하고 있다고 할 만하다.

 

 

사회생활할때, 공격적인 사람들 (혹은 테스토스테론이라는 호르몸의 작용이 왕성한 사람들이)  사회적으로 '성공' 가능성이 크다고 하는데 (일반적으로),  그리고 현대사회에서 비교적 성공적인 여성들 (외부 사회에서 자기 영역을 차지하고 활동하는 여성들) 도 다른 여성에 비해서 이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많다는 식으로 저자들은 설명을 해 놓았는데,  (테스토스테론의 분비가 많은 사람들은 현대문명사회에서 사회적 성공을 거둘 가능성이 크지만, 그만큼 심장마비나 질환에 노출될 가능성도 크고, 수명이 짧아진다는 문제도 있다)  어릴때부터 가부장적인 문화에 대해서 적개심을 키우면서 자란 나는 이것이 사회 불평등에 대해서 일찌감치 눈을 뜬 나의 감수성의 문제였던 것일까?  아니면 혹시 생물학적으로 테스토스테론 호르몬의 분비가 다른 여성들보다 더 많아서 생긴 현상이었던걸까?  뭐 이런 알딸딸한 궁금증도 일었다. (뭐 여러가지가 복합된 결과겠지.)

 

 

남성은 한번에 한가지밖에 못하므로, 운전중에 옆에서 잡담하는것을 못견뎌 한다거나, 언어 행동이 좀더 직선적이고 단순하다거나, 결과 중심적인 행동 패턴을 유지한다거나, 이런 현상들을 들여다보면 -  그리고 사회생활 속에서 일어나는 현상들을 연관지어 생각해보면,  여성들중에서도 저러한 행동패턴을 유지하는 사람들이 대개 사회에 노출되고 어딘가에 자기 자리를 확보하고 그러는 것으로 보인다.  뭐냐하면, 가치나 선악의 문제를 떠나서 저런 인간들이 주도하는 사회에서는 저런 행동패턴을 유지해야 살아남을수 있다는 것 아닌가?  자기 자신을 저런 식으로 단련해야 유리한 것 아닌가?  역으로, 힘가진 사람들은 언어를 직선적으로 할 수 있는 힘이 있고, 결과를 판단할 권한이 생기고...  음. 남성 주도의 사회에서는 남성적 패턴을 유지하는 것이 경쟁에 유리하고...

 

난, 배아기에 테스토스테론에 조금 많이 노출되었을것이다.  그래서...좀, 거칠어졌을것이다. 뭐 이런 생각도 해봤다.  (내 잘못이 아니야. 호르몬 잘못이야~ 하하.)

 

재미있는 책이었다.  책 다 보고나서 깨달은 사실. 이 책의 저자들이

 

 

The Definitive Book of Body Language

 

요 책도 썼다. 2007년 6월에 한국가는 비행기에서 재미있게 읽었던 책이었는데...내가 ESL을 가르칠때는 이 책의 일부를 카피해서 학생들에게 나눠주고 수업중에 세계 여러나라의 각기 차이나는 바디 랭기지에 대해서 토론을 하기도 했었다.  글을 참 재미있게 쓴다.  코믹하게. 기분전환용으로도 좋다.

 

 

 ***

 

직장에서, 행정적인 일 때문에 좀 심사가 비틀려 있었는데, 확 성질내려다가!  (이러다가 나 인간성 버리겠다 생각하고) 성질 부리는 대신에...에라 무시하자 이러고 그냥 책에 코를 박았다. 그런데 이것, 좋은 전략이라는 생각이 드는거다. 성질 부릴 일이 생겼을때, 성질 드러내는 대신에 (show your temper), 그냥 방에 처박혀서 평소에 시간없다고 미루고 있던 책이나 들이 파는거지.  그러다보면 성질 내려던 순간의 그 거품같은 것들이 사라지고, 나는 성질 안부리는 온유한 사람처럼 비쳐질것이고. 난 내 성질을 잘 컨트롤 해야 밥벌이를 온전히 할 것이다.

 

미뤘던 고생물학책이나 한권 읽어야지...승질나는김에... 에라.

 

 

 

 

댓글 4개:

  1. 아 ! 나만 그러는게 아니었네요. 지도를 내가 가는 방향으로 돌려야 길이 잡혀요...그리 생겨나와 그런거라니 ...전 제가 좀 유별나게 방향감각이 없나 했어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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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과씨 - 2010/03/13 14:08
    제가 윌리엄앤메리 대학에 다니는 여학생하고 함께 시간을 보냈는데, 글쎄, 그 여학생도 시내 지도를 들여다보면서 지도를 비스듬히 돌리더라구요 하 하 하. 깔깔. 우리들은 모두 어딘가 '장애'가 있대요 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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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네이처] 테스토스테론을 먹으면 공정해진다.
    그런데 먹었다고 '믿으면' 불공정해진다, 라는 충격적인 논문이 네이처Nature 2010년 1월 21일자에 실렸다. 제목은 테스토스테론이 인간의 거래 행태에 미치는 영향: 편견과 진실. 실험은 상당히 간단했으며, '최후통첩 게임ultimatum game' 이라는, 행동경제학에서 잘 알려진 실험 패러다임을 사용했다. 이 글에서는 1. '최후통첩 게임'을 먼저 소개하고 나서, 2. 테스토스테론에 대한 위의 네이처 논문을 소개하겠다. 1. 최후통첩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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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글을 읽는데, 아주 최근에 나온 흥미로운 논문이 생각나서 올려 보았습니다.ㅎ 이런 놀라움이 과학의 재미인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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