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http://www.imdb.com/title/tt1014759/
어제 미국에서 개봉한 영화를 오늘 아침에 타이슨 코너에 가서 6달러 조조할인으로 보았다. 기대 반/실망할 준비를 하자 반. 이런 뒤섞인 심정으로 이 영화를 대면할 준비를 했다. 기대한 이유는 팀 버튼과 조니 뎁이 손을 잡았다는 것이고, 실망할 준비를 한 이유는 디즈니사에서 만들었으므로 디즈니가 여태까지 망쳐놓았던 세계명작들의 예를 따라서 뻔할 뻔자로 흐를거라는 확실한 예상.
그리고 뚜껑 열어보니 역시나 조니뎁과 팀버튼의 이제 진부해져가는 예술성과 디즈니의 상업성이 결합하여 참, 기분 애매하게 만드는 졸작이 나왔다고 정리할수 있겠다...
중간에 졸았다. (요즘은 영화보다 조는 일이 잦아진다.)
기대 안하고 보면 볼만하고, 기대하고 보면 실망할 수준의. 아 아. 조조할인 가격으로 보길 잘했다는 결론. 역시 앨리스는 원작을 빛나게 하던 삽화를 뛰어넘을 시각적 이미지는 불가능해보인다. 아무리 역작을 만들어도 내 머릿속의 이미지를 능가 하기는 어려워보인다. (내 기대 수준이 너무 높았을것이다. 그들의 잘못이 아닐것이다. 내가 세상에서 불가능한 것을 기대했을것이다.)
아, 한가지 인상적인 장면이 있었다. 앨리스가 "이것은 모두 꿈이야. 나는 꿈을 꾸고 있는거야"하고 말하자 모자쟁이가 슬픈 표정으로 묻는다 "그러면 나는 환상인거니? 네가 꿈을 깨면 나는 없어지는거니?"
그때 나는 슬픈 생각이 들었다. 나 역시 어떤 사람이 꾸다 깨고만 꿈속의 환상인걸까? 나는 존재하는걸까? 나는 존재하지 않는 애매한 그림자인지도 몰라.

장자는 '꿈 속의 꿈'..이라 했고.. 데리다는 움푹 패인 '흔적'에 불과하다고.
답글삭제.. 경전에서는 '파도에 이는 거품'이며..... 파고다 공원의 노인은 삶이 '덧없다' 했지요... 그래서 마음공부가 필요한 건데.. 자꾸 미루며 살지요.
@나로 - 2010/03/07 10:48
답글삭제...이것이 한갖 꿈이라면, 꽃밭에서 노니는 꿈이기를. 꿈속에서는 가슴아픈 이별이 없기를, 슬픔도 없기를. 악몽이 아니기를... ㅎㅎ.
원작의 저자인 루이스 캐롤의 이상한 취향의 사진만 기억하는 사과씨..
답글삭제어릴때 그냥 책읽으며 했던 상상과 어찌 다를지.. 하긴 팀버튼의 놀라운 상상은 늘 상상초월이긴 하지만 기회가 닿으면 함 보고 싶네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