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18일 목요일

바위 - 유치환

 

  바위

 

 

                  유치환


  내 죽으면 한 개 바위가 되리라.

  아예 애린(愛憐)에 물들지 않고

  희로(喜怒)에 움직이지 않고

  비와 바람에 깎이는 대로

  억년(億年) 비정(非情)의 함묵(緘默)에

  안으로 안으로만 채찍질하여

  드디어 생명도 망각하고

  흐르는 구름

  머언 원뢰(遠雷)

  꿈 꾸어도 노래하지 않고

  두 쪽으로 깨뜨려져도

  소리하지 않는 바위가 되리라.

 

 

바위가 되고싶어.  내가 바위가 될 수 있는지, 한 번 시험해 보고싶어. 내가 바위가 되면, 더이상 번뇌는 없을것이지. 다른 생각 않고, 그냥 내가 바위가 되는 일이나 생각해보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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