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죽으러 간다.
찬란했던 과거의 잔해와 함께
네가 나를 두고 떠난 그 길을 향해
코스모스 꽃잎을 휘날리며
텅빈 초췌한 모습으로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
찬란했던 과거의 잔해와 함께
네가 나를 두고 떠난 그 길을 향해
코스모스 꽃잎을 휘날리며
텅빈 초췌한 모습으로
한발 한발 다가서고 있다.
내가 너를 향해 죽음으로써
너에 대한 사랑이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막다른 골목의 내 절박한 심정이고
너에 대한 사랑이 책임을 다할 수 있다는
막다른 골목의 내 절박한 심정이고
또 하나
내가 죽음으로써
또 다른 나를 탄생시키려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과거의 이상과
현실의 시점을 살아간다는 양면성의 가치는
절망과 파멸의 굴레로 남아 있기에
내가 죽음으로써
또 다른 나를 탄생시키려 하는 것이다.
한 사람이 과거의 이상과
현실의 시점을 살아간다는 양면성의 가치는
절망과 파멸의 굴레로 남아 있기에
지금의 나는
너를 위해 죽어주고
나 자신을 위한 나로 탄생한 나는
너의 사랑을 고스란히 안고도
나의 나머지 인생을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내가 태어나는 것이다.
너를 위해 죽어주고
나 자신을 위한 나로 탄생한 나는
너의 사랑을 고스란히 안고도
나의 나머지 인생을 찾을 수 있는
또 다른 내가 태어나는 것이다.
-- 김 해경
2002년 한국의 극장에서 개봉했던 영화 '챔피언'에 나왔던 시.
어떤 학생이 '나는 죽으러 간다'는 시를 연상케 하는 '고별사'를 남기고 대학을 떠나는 모양인데, 그이의 고별사를 읽으면서 나는 엉뚱하게도 '나는 죽으러 간다'를 혼자 읊조리고 있었다.
아, 요즘에도 한국의 대학생들은 '대자보'를 쓰는구나.
아, 요즘에도 한국의 대학생들은 '대자보'를 쓸때, 저렇게 절반 접고, 절반 또 접고, 절반 또 접는 식으로 줄을 그어서 그 줄에 맞춰서 반듯반듯하게 글을 쓰는구나.
아, 어쩌면 지금도 나는 한국의 대학생들과 소통이 가능할지도 모르겠구나.
그렇지...대자보를 쓰기 위해서는 저렇게 전지를 접고, 접고, 접고 또 접어서 우리의 손 힘만으로 줄을 만들고 그리고 그 줄에 맞춰서 글씨를 네모반듯하게, 약간 삐뚜름하게 적어야 하는 것이지.
이런 흐뭇한 생각을 혼자 하다가,
지금 흐뭇해 할 때가 아니라는 생각을 문득 하면서...
미안하다
미안하다
미안하다 잘 난 후배여.
비밀 댓글 입니다.
답글삭제:) Thank you!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