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Winter in the Jura, 1877, oil on canvas
Gustave Courbet (1819-1877)
워싱턴 필립스 콜렉션에서 2010년 2월 20일 촬영
구스타브 꾸르베의 겨울풍경 작품인데요, 제작 년도와 그의 사망년도가 일치해요. 그가 생존하던 마지막해에 그려진 작품이겠지요. 겨울철이라서 꾸르베의 겨울 풍경이 걸려있었던것 같은데, 아마도 3월이오면 다른 그림으로 바뀔것 같아요.
그림이, 아주 조용하고, 크게 눈에 띄는것도 아닌데요. 그림이 사람을 잡아 당겨요... 다가가서 들여다보게 만드는 그림이지요.
꾸르베는, 프랑스화가이지만, 아마도 제가 어떤식으로든 한페이지 만들고 지나가게 될 것 같아요. 꾸르베는 프랑스의 '사실주의'운동의 주요 화가로 알려져 있는데요, 그가 미국의 사실주의 화단에 끼친 영향이 지대해요. 아주 단순무식하게 말하자면, '꾸르베없이 미국 사실주의 없다' 라고 할수 있을 정도로. (그래서 결국, 제가 미국미술에 집중해서 공부하고 있지만, 하다보니까 유럽미술 공부 다시하는 꼴이에요...미술사 전체를 알지 않으면 미국미술을 설명하기가 힘들어져요... 세상은 유기적으로 연결되어 있으니까...)
그런데 그런 배경은 일단 제끼고. 오늘은 이 그림만 얘기할래요.
그림을 들여다보고 있으면, 그림속의 풍경이 낯설지 않고요. 저 걸어가는 사람의 이야기가 스르르 떠올라요. 내 할머니 같기도 하고, 내 어머니 같기도 하고, 전설속의 수많은 여인들이 저렇게 눈쌓인 길을 걸어갔겠지요. 저것이 꾸르베 생의 마지막해에 그려졌다는것도 나름 의미심장하고요... 저 뒷모습이 어찌나 아름답고 정감이 있는지... 정말 아릅답죠...
이제 곧 봄이 오겠지요.
지난 개강주의 피로가 결국 터져버려서, 눈가에 포진이 생겼군요 (눈가가 벌겋게 붓고 말았.. 그래서, 어제 사진 보면 눈가가 붓고 얼굴도 뭐랄까 빵처럼 부풀어가지고 딩딩하고...아주 막장으로 가는구나~ 어쩔거나... ). 바로 금요일밤에도 나갔다와서 수업연구하고 새벽까지 컨벤션에 보낼 자료 두가지나 작성해서 날렸거든요. 눈을 비벼가며 머리를 짜내며 작업을 했더니만, 포진이 눈가로 와버렸어요. 열나고 쑤시고. 아마, 열이 뻗쳐서 어제도 기를 쓰고 나가서 구경을 다닌것 같아요. 열이 뻗치면 집에서 쉬어야하는데, 자꾸 나가게 되지요. 열이 뻗치니까. 이럴땐 센트룸 두알을 강력하게 먹어주고, 열 뻗치는김에 몰아서 공부하고 일하는거지요. 아, 다음주에도 총장님 면담도 있고 (공식행사 있는데 눈에 안대하고 나갈수도 없고~~ 어쩔거나), 일이 쌓였는데, 난감. 뭐, 한주 지나면 봄이 오겠지...
렘브란트 만년의 자화상이 떠오르네요.
답글삭제할머니가, 거대한 자연의 품으로, 다시 돌아가시는 것 같기도 하고..
눈이 참 포근해 보이는 날에.
(그나저나 연고라도 바르시지.. 에고)
@encounters - 2010/02/21 23:04
답글삭제아, 이그림의 진가를 알아보는 분이 또 계시군요. 반갑습니다!
눈에 들어갈까봐 연고 못발라요.(-.-)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엔카운터즈님.
거대한 침묵. 눈이 내려 사위가 조용한 거대한 침묵 속으로 걸어들어가는. 그림 정말 좋습니다.
답글삭제선생님 덕분에 눈이 호강합니다. 미술관에서 직접보고 싶습니다.
@느림보 - 2010/02/22 23:43
답글삭제아이구 느림보님. 제가 핵교에서는 선생질을 하니까 선생 맞는데, 그건 학교로 충분해요. 저는 '친구'가 되고 싶거든요. 친구라고 불려주세요. "여우" :)
근데 이 그림의 'Jura'가, '쥐라기Jurassic period' 할 때 그 Jura인 것 같네요. 프랑스니까... 앞에 보이는 산은 쥐라 산맥Jura mountains이겠고..
답글삭제할머니 공룡들도 조용히 슬프게 침묵 속으로 들어갔을 장면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기도 하고...
거대한 지질학적 시간동안 반복되는 숙명같기도 하고요.
@encounters - 2010/02/28 19:39
답글삭제그 '주라'가 이 '주라'에서 온겁네까? (전 까맣게 몰랐습니다).
지질학을 생각하면...시루떡 생각이 나면서, 뜬금없이 팥 시루떡이 먹고싶어집니다 (-.-)
죽음에 대해서는, 모든 인간이 평등하게 한번씩 거쳐야 할 관문이므로 한편 안심을 하게도 됩니다. 나만 겪는거 아니고 모든 생명가진 존재들이 공평하게 나누는 의식이라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