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3일 토요일

The Cold Day 추운날

The Cold Day 1858

Pierre-Eduard Frere, French,(1819-1886) oil on panel

2008년 7월 19일 볼티모어 Walters Art Museum 에서 촬영

 

 

이 그림, 제가 일전에 소개했던 어떤 화가의 그림과 분위기가 유사하죠...  사진 파일들을 포터블 하드로 옮기면서, 옛날 사진들을 보다가 발견한 것인데요. 

 

 

http://art.thewalters.org/viewwoa.aspx?id=24930

http://art.thewalters.org/webimages/ARG_37.29_Fnt_UK.jpg

 

Frere (1819-1886)의 좀더 선명한 이미지를 월터스 미술관에서 빌려 왔고요.  아래는 이스트만 존슨 (1824-1906)의 'The Early Scholar' 입니다.  비슷한 시기에 태어난 프랑스, 미국 화가가 비슷한 시기에 그린, 비슷한 분위기의 그림입니다.  Frere의 그림은 1858년에 그려진 것이고 Johnson의  그림은 1865년으로 추정되는데요.  이스트만 존슨은 독일 뒤셀도르프에서 수학한이래로 유럽등지를 다니며 당시의 미술가들과 조우하다가 1855년에 미국으로 돌아옵니다.  이들이 서로 교유하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210

http://americanart.textcube.com/367

 

 

두 작품 모두, 참 사랑스러운 장면이지요.  Frere 는 주로 이런, 어린이들의, 소박한 사람들의 삶을 묘사한 화가로 알려져 있습니다.  음, 저 위의 사진은 제가 미니카메라로 대충 아무렇게나 찍고 다닐때의 흔적이라... 지금보니 한숨이 나오는군요.  그때도 그림을 발견하고 하도 좋아서 몇장이나 찍었는데, 그나마 그중 가장 낫은 것이지요.  :)

 

 

 

 

 

댓글 4개:

  1. 기분 때문에 그럴까요? 전 그림들이 왠지 쓸쓸하고 외로운 느낌이 드네요. 어른들이 없는 집안에 아이들만 모여 있는게 (무슨 이유에서인지) 문득 '올리버 트위스트'가 생각이 나네요.



    날이 추워서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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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행복한 자유인 - 2010/02/15 22:45
    저는, '화로' 세대인데요. '화롯가'에서 성장한 마지막 세대일걸요 아마. 이 그림을 봤을때, 화롯가의 아이들 그림을 하나 그려볼까 생각이 들었거든요. 아침 장작불 숯을 화로에 꼭꼭 눌러 담으면 그 온기가 저녁까지 지속되는데요, 그 화로에 뚝배기 울려서 찌개도 끓이고, 점심까지는 뜨끈끄뜬하다가, 저녁무렵이 되면 서서히 식어가지요.



    우리들은 겨울날 놀다가 지루해지거나 뭔가 심심해지면 화롯가로 모여서 불도 쬐고, 고구마를 묻어놓고 익기를 기다리기도 했는데요, 아이들이 화롯가에 모여서 놀 즈음에 아낙들은 누구네 집 사랑방에 모여서 뜨개질을 하거나, 남정네들은 지게를 지고 산에 나무하러 가기도 하고. 그랬어요. 애들끼리 집에서 화롯가에 모여 놀아도 누구하나 크게 신경쓰지도 않았고요.



    제가 이렇게 복닥복닥한 분위기에서 성장했기때문인지, 애들끼리 이렇게 있어도 별로 걱정이 안돼요. 주변 어딘가에 어른이 있거나, 어른이 없어도 신경쓸 일이 없었거나 그럴것 같아요. 아무래도 각자의 살아온 환경, 배경, 심리상태에 따라서 해석이나 느낌이 달라질텐데. 저는 안전하고 포근한 환경에서 성장했고, 아마도 그래서 이런 그림들이 그냥 정겹게 느껴질것 같아요.



    하지만, 저하고 다른 세대. 난롯가나 화롯가를 잘 모르는 세대에서는 이 그림에 대한 느낌이나 평가가 달라질수도 있을것 같아요.



    저는 거의 저 그림속의 아이들과 비슷한 환경에서 성장한, 아마도 '마지막' 세대에 낄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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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RedFox - 2010/02/17 13:47
    '세대'에 따라 '읽는 법'도 다를 수 있겠네요. 저는 아주 희미한 기억으로 '화로'가 존재하고 기억이 명확해지는 지점부터는 소위 '곤로(일본식표현)'라는 게 있었던 것 같습니다. RedFox님처럼 '화로'세대는 아니지만 국민학교/중학교 교실에 갈탄을 넣어 때던 난로에 손을 녹이고 도시락을 데워 먹었었네요.



    꼭 아이들만 있어서 쓸쓸하거나 외롭다는 건 아니었군요.(저 역시 '방목'해서 길러진 아이었으니까요.) 그림의 색채나 아이들의 표정, 집안의 분위기(경제적 수준)들이 주는 느낌이 '왠지' 그렇다는 이야기였습니다.



    겨울에 쥐불놀이를 하거나 눈 밭을 뒹굴며 놀았던 기억, 코와 볼이 빨개지고 손가락이 얼어서야 집으로 돌아갔던 어린 날들은 눈에 선한 듯 하면서도 자꾸 멀어지기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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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행복한 자유인 - 2010/02/15 22:45
    '색채나 집안 분위기'가 어쩐지 쓸쓸하다는 느낌과 관련해서는 두가지 설명이 가능합니다.



    (1) 여기 걸린 그림 사진이 '원화'의 분위기를 정확히 전달하는데 실패하고 있다. 사실, 제가 찍은 사진의 색감이 원화에 가까운데요 (제가 기억하기에), 미술관에서 제공한 사진은 어딘가 분위기가 말씀대로 썰렁해요. 제 기억속의 원화는 따뜻했어요.



    (2) 자유인님이 그림 한장만으로 작가의 화풍을 꿰뚫어 봤다: 제가 Frere에 관심이 있지만 그냥 지나치는 이유는 일단 그가 프랑스화가라서 내가 '숙제'안해도 되고 :), 그의 원화를 딱 한장 본 상태에서 왈가왈부하기 싫어서인데요... 그런데 웹에서 그의 화풍에 대한 평을 읽으면 자유인님의 평가와 흡사한 내용이 나옵니다. '사그러져가는 (낡은)' '가난한 실내' '어린이들 중심의' 어딘가 성스러운.



    그래서 비평가이기도 하고 미술관련 책도 저술한바 있는 러스킨은 Frere의 풍속화를 성스러운 영역으로까지 해석을 했고요. http://images.google.com/images?hl=en&resnum=0&q=pierre%20edouard%20frere&um=1&ie=UTF-8&sa=N&tab=wi 그의 그림들을 구글링해보면 떠오르는 그림들도 비슷한 화풍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제가 풍속화가 빙엄을 소개할때도 '노스탈지아의 화가' http://americanart.textcube.com/370 로 평하기도 했는데요, Frere의 그림에서 묻어나는 어쩐지 알수 없는 쓸쓸한 느낌, 이런것은 어찌보면 genre painting (풍속화)가 갖고 있는 어떤 '성격'일수도 있습니다.



    장르페인팅(풍속화)가 대체로 서민의 삶을 묘사했지만, 그 속성은 '사라져가는것에 대한 그리움' 같은거거든요. 아마 장르페인팅이 운명적으로 갖고 있는 그 성격을 자유인님이 정확히 꿰뚫어본 것일지도 모릅니다.



    통찰력이 있으신거죠. (저야 책 읽어서 이해하는 것이지만, 자유인님은 그냥 보고 느끼신거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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