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일 월요일

클린턴 대통령의 초상: Chuck Close (2006)

스미소니안 국립초상화 박물관 (Smithsonian National Portrait Gallery) 은 스미소니안 국립 미국미술관 (Smithsonian American Art Museum : SAAM)과 건물을 함께 사용하고 있어서 통로를 따라 이동하면 미국미술관과 초상화박물관의 경계를 알아볼수도 없게 됩니다. 미음자 구조의 통로라서 다니다보면 두군데를 뱅뱅 돌게 되는 식입니다.

 

초상화박물관에 최근에 클린턴 전 대통령의 초상화가 새로 와서 걸렸군요.  아직까지도 왕성하게 활동하고 있는 Chuck Close 의 2006년 작품입니다.  척 클로스는 모자이크식 인물화로 유명한 미국 현대화가입니다.  (척 클로스에 대한 상세한 이야기는 그의 페이지에서 따로 하기로 하고요) 오늘은 그가 만들어낸 미국 42대 대통령 클린턴(1993-2001 재임)의 초상화를 보여드리겠습니다.

 

 

Oil on Canvas, 2006

 

 

 

 

새로운 작품이 들어오면서 위치가 좀 바뀌었군요.  2년전에는 이 자리에 아버지 부시 대통령이 걸려있었는데요. 지금은 이 대형 그림에 밀려서 아버지 부시가 왼편으로 옮겨져서 아들 부시 대통령과 나란히 걸려있군요.  그러니까 위의 사진에서 클린턴 대통령 왼편에 아버지 부시가 있고, 그 왼편에 아들 부시가 있습니다.  사진 오를쪽의 작은 조각은 아버지 부시 조각입니다.  (전에 걸려있던 클린턴 대통령의 초상화가 맘에 안들었었는데 - 전혀, 그 사람 같지가 않았거든요....

 

위사진은 2008년 5월 10일, 같은 장소에서 찍은 것입니다. 현재 클린턴의 자리에 아버지 부시 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그 왼편에 클린턴이 있지요.  최근까지도 이런 위치였습니다. 클린턴의 왼편에 아들 부시대통령의 초상화가 걸려서  역대 대통령 순서대로 있었는데요.  2008년 5월 당시에는 아들 부시가 재임중이라서 이곳에 초상화가 없었습니다.  아들 부시의 자리에는 '거울'이 하나 걸려있었지요. '미래의 대통령'이라는 제목이 붙어 있어서, 그 거울앞에 서면 '나도 미래의 미국 대통령일지 모른다'는 상념이 들기도 했는데요. 부시가 퇴임하면서 그 거울이 사라지고 부시의 초상화가 걸렸지요.  그래서 중앙에 있는 아버지 부시가 비스듬하게 측면의 아들 부시를 쳐다보는듯한 상황이었는데.  이제 아버지와 아들이 나란히 걸려있습니다.  중앙에 클린턴이 당당하게 자리를 차지하고 있고요.

 

이것도...정치권의 어떤 기류를 보여주는걸까요. (현재 민주당이 집권당이니까, 민주당 출신의 대통령의 초상화를 부각시키는것은 아닌지...  아, 그냥 추측입니다.  요즘은 결국 모든것이 '힘의 논리'같다는 생각을 하는터라...)

 

 

 

 

 

 

 

 

 

 

 

 

 

척 클로스는 2005년에 New York Magazine 이라는 잡지의 표지로 사용되었던 클린턴의 사진에 줄을 쳐서 눈금을 만든후,  실제 그림을 그릴 캔바스에도 역시 줄을 쳐서 동일한 눈금을 만들어 눈금마다 알록달록한 모듈을 그리는 식으로 이 작품을 완성했다고 합니다.  얼핏 보기에 알록달록한 유리 너머로 보이는 사람 같아요, 캔바스에 유화물감으로 그렸다는 느낌이 들지 않지요.

 

 

이 작품은, 클린턴이라는 한 인물을 잘 표현해 냈다고 봅니다. 왜냐하면, 클린턴은 외교에도 뛰어났고, 국내 문제에서도 사회복지 정책을 확대하는등 유능한 대통령으로 평가받고 있지요.  그런데 정작 이런 '치적'을 능가하는 또다른 그의 '개성'은 그가 일으킨 스캔들에도 있지요.  '부적절한 관계 inappropriate relationship' 이라는 매우 부적절한 표현으로 그의 스캔들을 정리하기도 했던 클린턴을, 사람들은 여전히 사랑했습니다.  사생활에 문제가 노출되었으면서도 여전히 국민의 신망을 잃지 않았던,  대통령에서 물러난 후에도, 아직도 여전히 클린턴의 여성편력은 편의점 타블로이드 잡지의 표지를 장식합니다. 우리는 그것이 근거도 없는 소문임을 알면서도 - 이번에는 또 무슨 사고를 쳤나, 호기심에 잡지 표지를 잠시 들여다봅니다.  식품점 계산대에서 줄을 서서 기다리는 아주 짧고도 지루한 시간에.

 

클린턴은,  한마디로

'알수 없는 인물' 입니다.

 

그는 여전히 부인인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의 애물단지 일 것이고, 그는 여전히 우리들의 미워할수 없는, 어딘가 매력적인 존재이지요. (하하하) 그렇게 알수없는, 다면적인 인물을 표현하는데 있어 척 클로스의 기법보다 더 마땅한 것이 있을까요?

 

척 클로스의 화법과, 빌 클린턴이라는 인물은 하늘이 낸 '완벽한 조화'처럼 보입니다.  이보다 한 사람의 이미지를 더 잘 표현한 초상화를 또 만나기 어려울거라는 생각을 잠시 해 봤습니다.

 

2010년 1월 31일 RedFox

 

 

 

 

 

댓글 6개:

  1. 2000년? 비엔날레때..척클로스의 커다란 작품들을 오랫동안 볼 기회를 가졌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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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나로 - 2010/02/01 15:37
    아, 저는 척 클로스 잘 몰랐는데, 가는곳마다 그의 대형 작품이 보이니까 - 저절로 알게된 그런 작가인데요. 그냥, 보면서 '특이하군' 하는 정도로 지나치곤 했는데, 클린턴 초상화에서 진면목을 발견했다고나 할까. 그래서 돌아보니, 문득 그의 미술 세계의 본질 같은것이 손에 잡히더라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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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림을 보니, 이 사람 자서전이 한국어로 번역되고 나서 냉큼 도서관에서 빌려본 기억이 나요. 지금 머리 속에 남아있는 건, 아칸소주 뿐만 아니라 남부의 백인 진보주의자들이 씨가 말랐다는 점을 대단히 아쉬워 했다는 점과, 투표자들을 인력시장에서 인부 고용하듯 모집해 차에 싣고 투표장에 내려다 놓았던 과거를 묘사한 대목밖에..정작 궁금했던 르윈스키양과의 스캔들은 써져있었는지도 잘...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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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Ovwrd - 2010/02/02 11:35
    그런데, 인생의 묘한점이 뭐냐하면, 클린턴에게 그런 스캔들이 없다면, 그는 밋밋한, 평범한 전직 대통령으로 남게되었을것 같아요. 오히려 스캔들이 그를 더욱 '유명'하게, 더욱 '매력적인' 인물로 만든점도 있다고 봅니다. (사람 참 복잡해요... 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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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RedFox - 2010/02/03 06:55
    맞아요. Redfox님의 말에 완전 공감..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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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trackback from: 불굴의 사나이, 척 클로스(Chuck Close)의 초상
    Fanny/Fingerpainting, 1885 oil on canvas 259.1 x 213.4 x 6.3 cm (대략 높이 260 센티, 너비 213 센티) Chuck Close (1940-) 2010년 1월 16일 National Gallery of Art 에서 촬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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