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2월 10일 수요일

눈에 갖힌 워싱턴의 인생~ 랄.랄.라.

오른쪽에, 장 봐가지고 걸어가는 사나이.

(이사람 뒷모습이 마치 어릴때 그림일기속에 등장하는 사람같다.)

가운데 작은 사람은 마당의 눈을 치우고 있다.

그리고, 눈에 파묻힌 우리집.

 

 

 

 

오늘로 일주일째, 나는 자동차 운전을 안하고 집에 박혀있다. 눈때문에.

앞으로도 얼마를 더 집에 박혀 있어야 할지 알 수 없다.

백년래의 눈폭풍이라고도 하고, 워싱턴 전 지역이 마비 상태라고도 하고.

 

다행히 내가 겨울학기를 마친 직후라서, 그리고 현재 봄학기 개강준비중이라, 내 일에 차질은 없다.

아이들도 휴교상태를 즐기고 있고,

우리집은 별 문제 없이 그저 각자 집안에서 자기가 할 일을 하고 있다.

한국인들은 쌀독에 쌀이 있는한, 먹고 사는데 크게 위기를 느끼지 못한다.

나는 평소대로 밥짓고, 멸치국물내서 국끓이고, 김치하고, 감자, 양파, 이런 보관 가능한 야채들이 항상 있으니까,  일주일을 갖혀 있어도 생활에 크게 문제를 느끼지는 못한다.

 

식구들이 모두 갖혀지내고 있으므로, 서로 기분좋은 말을 해주고,

음식을 기왕이면 보기좋게 담아주고,

서로 기분좋게 지내도록 해 주고 있다.

집에 갖혀 지내니 좀 답답하고, 움직이지 않으니까 몸도 붓는것 같고

그래서 바람쐴겸, 식품점에 '보급투쟁'하러 간다는 아이들을 따라서 동네를 나갔다 왔다.

눈보라가 몰아치고, 바람 매섭게 불긴 하지만, 바람쐬고 오니까 기분은 한결 좋다.

 

 

 

 

 

 

눈이 오면서 바람이 부니까, 이런 안개같은 풍경이 연출되곤 했다.

나는 이제 Twatchman 의 설경을 '극 사실주의'로 받아들이기로 했다.

정말 이런 몽환적인 설경이 존재했던거다.

 

http://americanart.textcube.com/243

 

Twatchman 의 눈 풍경 그림

 

 

 

 

 

마을의 어느 집.

 

 

 

한국인 아저씨가 운영하는 카센타와 주유소.

문은 닫혀있다. 대부분의 업소들이 문을 닫았다.

차도가 텅 비었다.

 

 

 

습격 당한듯 텅빈 청과물 매장

 

 

 

푸른 채소도 동이나고 진열대가 텅 비었다.

 

 

 

냉동식품 진열장도 텅텅 비었다. 하하하

 

 

 

눈길을 헤치고 식품점에 온 시각장애인 사나이가 장을 봐서 배낭에 담아가지고, 안내견과 함께 눈속을 걸어갔다.  믿음직한 개.

 

 

텅빈 도로위에서 '스키'를 타고 노는 발랄한 어른들도 있다. 즐기는 거다, 즐거운 인생~ 하하

 

 

 

 

오른쪽 귀 뒤의 P자는 STOP 표시판의 P 자이다.

 

 

 

 

 

 

 

 

 

 

 

 

 

댓글 5개:

  1. 눈이 많이 내려 걱정을 했는데, 다행입니다. ^^



    어찌보면 세상을 아름답게 만드는 힘이 있는지도 모르겠네요.. 눈!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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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그별 - 2010/02/11 12:08
    지난 여름에도 폭우가 계속되더니, 겨울엔 폭설로 이어지는군요. When it rains, it pours 라는 노래 가사도 있는데...내렸다 하면 쏟어진다 이거죠.



    우리나라 시에도, 그런 구절이... (아 생각났다!) :)



    염려해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별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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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trackback from: 연애
    연애 안도현 연애 시절 그때가 좋았는가 들녘에서도 바닷가에서도 버스 안에서도 이 세상에 오직 두 사람만 있던 시절 사시사철 바라보는 곳마다 진달래 붉게 피고 비가 왔다 하면 억수비 눈이 내렸다 하면 폭설 오도가도 못하고, 가만 있지는 더욱 못하고 길거리에서 찻집에서 자취방에서 쓸쓸하고 높던 연애 그때가 좋았는가 연애 시절아, 너를 부르다가 나는 등짝이 화끈 달아오르는 것 같다 무릇 연애란 사람을 생각하는 것이기에 문득 문득 사람이 사람을 벗어버리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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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저희집 임여사께서는 애들처럼 눈오는 걸 좋아하는데, 워싱턴에 있었으면 아주 행복해 했을 것 같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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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khakii - 2010/02/12 06:46
    아마 곧, 이 눈폭풍이 그리 올라갈거요~ ~ 눈삽이나 하나 사놓으시라고 전해주세요... :) 여기는 지금 눈삽이 동이나서 구할수도 없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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