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19일 토요일

필라델피아의 '지옥의 문': 로댕 뮤지엄

필라델피아 미술관 (Philadelphia Museum of Art)에 갔다가, 근처의 로댕 뮤지엄에 들러서, 지옥의 문을 '실컷' 구경하고 왔다.  말하자면 '지옥도'에 해당하는 이 지옥의 광경을 보면서, 왜 사람들은 '위로'를 받는가? 아니, 왜 나는 위로를 받는가. 왜 거기서 울거나 괴로워하는 사람들의 정경이 내 속의 울림 같은가? 왜 지옥의 문에서 울고 있는 모든 사람들이 나 대신 울고 있는 느낌이 드는가?

 

'여기오는 모든 사람은 희망을 버릴지어다'라고 단테가 적었다고 하지만, 희망은 지옥이기도 하다.  희망이 사라지면 지옥도 사라질거다. 때로 나는 '희망'이야말로 가장 견디기 힘든 지옥이라는 생각이 든다. 희망은 지옥이다.  나는 지옥에서 벗어날수 없다.

 

 

 

 

             엄마, 난 이제 지옥의 문 따위 무섭지 않아. 엄마 나는 사는게 제일 무서워....

댓글 4개:

  1. 지옥의문, 부분적인 작품들을 상세히 사진에 담아왔는데...여기는 미국미술 블로그이니까 프랑스 조각가의 작품을 상세히 쓰는것이 어울리지 않고, 그냥, 지옥의문 블로그 하나를 열어가지고 거기다가 줄창 지옥의문 얘기만 쓸까... 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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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정말 멋있군요..희망에 대한 글도 마음에 다가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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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Ovwrd - 2009/09/21 16:36
    사실은 요사이 제가 극히 개인적인 문제로 힘든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존재 자체에 대한 회의 같은것), 그래서 블로그 열고 새로운 프로젝트도 해보고 그러는 것인데요, 음...이 지옥의 문 앞에 서서 조각들을 보니까 어쩐지 위로가 되어요. 그래서 문득 그런 느낌이 들었는데요



    희망에 대해서는, 저는 매우 긍정적으로 세상을 살아가려고 노력하지만, 한편으로는 '왜 이렇게 다 죽을 인생인데 아둥바둥하고 무의미한 희망에 기대서 죽을때까지 이러고 사나' 싶기도 하고, 희망이 때로 불치의 병같이 느껴지고 그러기도 하지요. 너무 세기말적인 생각인데, 사람이 가끔 그럴때도 있는 것이겠지요. 혹시 제 느낌에 공감하셨다면, 어쩌면 저하고 비슷한 상태이신지도 모르겠네요. 음...성원에 힘입어, 이곳이 미국미술 전문 블로그이지만, 예외로, 지옥의 문을 샅샅이 안내를 해 드릴까 싶기도 하고요. 헤헤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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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너무 크게 와닿는 글귀네요..그놈의 희망이란 것들이 얼마나 사람을 지옥스럽게 만드는지...답답한 제맘 한귀퉁이, 공감하는 님이 계신 이곳에 살짝 내려놓고 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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