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9월 25일 금요일

[영화] Fame (2009)

 

 

http://www.imdb.com/title/tt1016075/

Fame (2009)

 

 

사실 내일 뉴욕 맨해턴에 다녀 오려고, 집 근처 직행버스 예매도 해 놓았는데, 마침 저녁나절에 바람쐬러 나갔다가, 그냥 예정에 없이 보게 된 영화, Fame.  내가 어릴때 Flash Dance (1983)라는 영화가 있었는데, 그 영화와 관계가 있는가 추측을 했었다.  집에와서 IMDB 를 검색해보니 1980년 Alan Parker 가 감독한 영화가 이 영화의 전신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알란 파커의 Fame 은 본 기억이 없는데,  알란 파커가 만들었다면 그 영화 참 근사했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아, 이 영화의 배경이 뉴욕이었다. 영화보면서 내내, 아 내일 저 길을 걷겠구나, 이런 상상을 했다.

 

인상적인 장면은,  무용선생님이 졸업을 앞둔 학생에게 말하는 내용:

 "솔직히, 난 너 추천서 못 써준다. 내가 보기에 너는 전문 무용수가 될 자질이 없어.  전문가가 될수 있을것 같지 않은 학생에게 사실대로 말해주는 것 역시 나의 책임이라고 생각한다. 넌 전문 무용수는 될 수 없겠지만, 아주 좋은 무용 선생님은 될것 같다..."

 

추천서 없이 번듯한 예술대학 진학도 힘들고, 추천서 없이 그바닥에서 직업을 구하기도 힘들고, 담당 교사의 추천서조차 받을수 없다는 것은, 참 암담한 상황인데, 선생님은 그렇게 말하는 것이 자신의 '책임'이라고 느끼는 것이다.  정직하게.

 

5주전, 가을학기 시작하는 오리엔테이션날, 신입생들에게 내가 당부 했었다. 여러분들이 지각 결석 안하고, 과제물 열심히 하고 시험 공부 열심히 하고 프로젝트 제 때 내는한 과락은 없을 것이고, 과락을 면하면 때되면 졸업은 할것이고, 학위 받고 이 프로그램에서 나가게 될 것이다. 나도 사람 낙제 시킬 생각은 없다.  그런데 한가지 명심해야 할 사항이 있다.  여러분들이 모두 학위를 받고 나간다고 해도, 다 똑같은 학위가 아니고, 나는 내가 진심으로 실력있다고 생각되는 사람에게만 '추천서'를 써 줄 것이다.  혹시 나중에 내가 추천서를 거절할때 나를 원망하지 마시길.  나도 내 명예가 걸린 문제이므로, 내가 믿고 보증할 만한 제자에게만 추천서를 써 드릴 것이오니.  공부를 어떻게 할 것인지는 각자 자유이고, 내가 추천서를 써줄지 말지는 내 자유이므로 각자 위치에서 최선을 다 해보시기를, 피차간에.  나는 내가 좀 야박한것이 아닌가 스스로 생각을 골똘히 하고 있었는데, 영화에서 무용선생님이 학생에게 하는 이야기를 보면서, 그렇지 그것이 프로의 세계이지, 나는 정도를 가고 있는 것이지, 이렇게 스스로 정리를  할 수 있게 되었다. 똑같은 영화라도 학생의 입장에서 볼때와, 선생의 입장에서 볼때, 보는 시각이 차이가 클 것이다. 내 시선은 자꾸만 선생님들 쪽으로 향하고 있었다.  (선생이란 외로운 직업이기도 하다.)

 

 

즐겁게 보았다. 극장도 만석이었고, 발랄한 십대 소녀들이 마치 뮤지컬을 보듯 박수도 치고 소리도 지르고, 덕분에 나도 흥겨웠다.  오랫만에 극장에서 본 영화인데, 보고나니, 어린 친구들한테서 배우는 것도 많았고, 음, 나도 다시 좀 치열하게, 내 본래의 열정을 되찾고 싶다는 생각도 들고.  음.  뉴욕이 기다리고 있다. 청소하고 자야지.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