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미술 전문 블로그를 열어놓고 앉아 있으니, 공연히 마음이 분주해진다. 아 그동안 뭣 했나 싶기도 하고, 한편으로는 그동안 산발적으로 '구경'하고 돌아다니며 산발적으로 모은 지식을 체계화 해야 한다는 숙제, 과제, 과제에 대한 부담을 느끼기도 하고.
그 사이의 변화라면, 내가 미니 디지털 카메라를 집어 던지고 제법 묵직한 전문가용 DSLR을 들고 다니기 시작했다는 것이고, (아, 카메라가 뭔지도 모르는 나를 위하여 카메라를 조합하여 대신 사다주면서, 이거면 앞으로 10년간 싫증 안느끼고 찍어댈수 있을거다-라고 장담하던 사진 전문가가 있었지만...나는 아직도 내 카메라가 얼마나 좋은 것인지는 알지 못하다), 카메라를 바꿔보니 미술관에서 찍는 사진 상태가 한결 좋아져서 흡족.
음, 내 계획은, 미술관에서 작품 사진 찍을때, '액자'까지 온전히 찍어서, 그 그림이 어떤 액자에 끼워져 있는지까지 전달해보겠다는 것이다. 그냥 인터넷에 떠도는 누가 찍었는지 알 수 없는, 혹은 나중에 소송들어오면 꼼짝 없이 '잘 못 했어요' 하고 싹싹 빌어야 하는 무단 빌려오기 사진 말고, 내가 찍은 사진으로 내 블로그를 채우겠다는 것인데. 내가 얼마나 잘 할 수 있을지는 잘 모르겠다.
매일 연구실에 나와 앉아서, 각종 미술관 행사를 체크하는 시간이 길어지면서, 내가 본업에 충실하지 못하고 있다는 느낌도 들지만...아...내가 연구 안한다고 세상이 뒤집어질것도 아니고, 이런 변명을 하면서 나는 매일 미술관 생각만 하고 있다. 내일은 국립 미술관에 가서 사진을 찍어오고 싶고, 앤드루 와이드 뮤지엄에는 토요일에 가 볼 것이고, 일요일엔 코코란이라도 들러서 근황을 살피고 싶다는 엄청난 계획을 세워보기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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