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16일 화요일

아주 오랫만에

 

 

 

 

지팔이가 용돈 부쳐달래서, 은행에 들렀다가, 은행옆 미장원을 흘낏 보니 텅텅 비었길래 들어갔더니, 대 환영 모우드.  기다릴것도 없이 곧바로 사사삭 머리 잘랐다.

 

미니 인터뷰:

 

문: 아니 왜 머리를 자르신겁니까?

답: 심심해서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내 뒷머리가 땋을 정도로 길었는데 문득 그게 귀챦아져서.

문: 이건 뭡니까?

답: 한마디로 70년대 스타일 '바가지 머리'라는 겁니다.

문: 어쩌다가 이지경이 되셨습니까?

답: 낸들 압니까.  뒷머리 긴거 그냥 잘라내달라고 했더니 이꼴이 되었습니다.

문: 전에도 이런 스타일을 하신적이 있으신지요?

답: 옛날에 우리 엄니가 자기 멋대로 내 머리 썽둥거리고 자르던 초등시절. 그때는 '그 놈 우락부락하니 잘생겼다'는 소리도 들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 내가 남자인줄 알고.)  역시 지금도 이렇게 자르고 보니 딱 인디언 남자같구나. 아비요~ 아바바바~  말이나 타고 따그닥 따그닥 ~~

문: 장차 어쩌실겁니까?

답: 다음번에는 뉴욕 패션 편집자 스타일의 정통 복고 상고단발에 도전할랍니다. 녜.

 

이상, 미니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한국의 p선생께서, 내가 뭐 머리에 불이라도 질렀을까봐 걱정이 태산이신 모양이신데, 어제 그 상태는, 사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  그 미장원에서 머리만 자르면 자기네 맘대로 막 '드라이질' 해가지고 머리를 바가지 혹은 '요강'처럼 만들어버리는  그 스타일링의 결과.

 

오늘 이 헤어스타일이 본래 내 스타일의 본질에 접근한다고 할수 있지...요...

 

 

뭐 여태까지 10년넘게 유지했던 스타일과 어떤 차이가 있냐하면,  그동안은 내가 숱이 많다는 이유로 그냥 막 '레이어'를 내서 쳐냈는데 (남자 롹 가수들처럼 길게 길게 쳐내는 스타일),  레이어 대신에 머리 숱을 다 유지하면서 *조신하게* 짧은 스타일을 해 볼까 하는 것이지...요... (*조신하게* 요것이 키 포인트!)

 

파마 한것은 아니고, 그냥 머리 감고 신경써서 잘 만져주면 자연스런 컬~이 형성되는데. (나이 먹으니까 빳빳했던 생머리가 자연스럽게 고수머리로 바뀌네....)

 

 

P선생님~  정말로 내 머리의 진상이 궁금하시면 (옆모습이나 뒷모습까지) 나한테 300 달러 송금해주면 내가 옆머리나 뒷머리도 공개해줄게. 나 300달러만 ~  (나 뭐 사고 싶은게 있는데 고것이 300달러야요 ^^*)

 

 

 

 

 

 

댓글 8개:

  1. 사진을 잘 찍어 그런가 매우 어리고 상큼해 보여요.

    더 짧게해도 멋지겠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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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바가지 머리? 실물을 봐야 정확한 실상을 알겠는데... 조금만 기다리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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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claire - 2010/11/16 10:56
    비도 오는데, 오늘 저녁에 스타벅스에서 시나몬 돌체 라테 한잔 사드릴게, 오세요. *오늘저녁*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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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King - 2010/11/16 16:32
    응, 찬홍이가 나 쓰러져 자는것을 보더니 (내가 아무데나 쓰러져 자면 애가 일으켜서 침대로 보내주고, 왕눈이는 옆에서 왕왕대고) "엄마 머리 자르니까 아주 발랄하고 상큼하다"는 최대의 찬사. -- 애가 돈이 떨어졌나, 웬 아부?



    나 300달러만 줘. (완전 거지형 강도 모우드. 구걸은 구걸인데 엄청난 액수를 구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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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짧은 머리 잘 어울리세요..컬도 자연스럽고요..

    이게 좀 버릇없는 소리지만 어려보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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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6. 워싱턴 집에 갈 때 특별 고려할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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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 @King - 2010/11/17 15:02
    쳇, 나를 돈을 줘야 땡스기빙 크레이지 세일때 사지~~~ 쳇.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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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8. @사과씨 - 2010/11/17 02:39
    ㅋㅋ 반응 열광적이었지요 (제 학생들 사이에서).

    이나이에 '어려보인다'는 말이 최고의 덕담이지요. 복받으실겁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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