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11월 26일 금요일

[SF] The Dandelion Girl by Robert F. Young

http://www.lexal.net/scifi/scifiction/classics/classics_archive/young2/young21.html

 

우연히 발견하여 읽은 단편. 웹에는 PDF 파일도 있어서, 다운 받아서 읽었다.

 

때로는 SF가 읽기가 불편하기도 한데, (상상이 과도하여 내가 잘 따라가지 못할때도 있는데), 이 경우에는 환상적인 '동화'처럼 여겨질 정도로 편안하게 읽혔다.

 

주인공 남자가 40대 중년이라서, 40대의 나의 감성과 맞아 떨어졌을수도 있고, 하필 Edna Vincent Millay 라는 미국 여자 시인이 슬쩍 등장하면서, 밀레이의 시 분위기를 선호하거나 그녀의 시를 아는 사람에게 친근감을 줄만도 하다.

 

내가 지금도 일부 중얼거릴수 있는 밀레이의 시는

 

Ashes of Life

Love has gone and left me and the days are all alike;
  Eat I must, and sleep I will, -- and would that night were here!
But ah! -- to lie awake and hear the slow hours strike!
  Would that it were day again! -- with twilight near!

Love has gone and left me and I don't know what to do;
  This or that or what you will is all the same to me;
But all the things that I begin I leave before I'm through, --
  There's little use in anything as far as I can see.

Love has gone and left me, -- and the neighbors knock and borrow,
  And life goes on forever like the gnawing of a mouse, --
And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and to-morrow
  There's this little street and this little house.

 

아무튼, 이러한 몽환적인 싯적 분위기가 이 단편소설에 고르란히 녹아 흐르면서

 

"Day before yesterday I saw a rabbit," she had said, "and yesterday a deer, and today, you."

 

 

이 대사가 시 처럼 반복된다. and tomorrow and to morrow and to morrow 가 반복되듯이.

 

11월은 삶과 죽음을 사색하기에 가장 알맞은 시기일것이다. 아름답게 물들었던 가을잎들이 모두 떨어져 쓸려 나가고, 나무는 앙상한 가지를 드러내고 바람에 흔들리고 있다.

 

 

 

2010년 11월 21일 일요일

A Dog's Tale by Mark Twain (어느 개 이야기)

http://classiclit.about.com/library/bl-etexts/mtwain/bl-mtwain-dog.htm

 

마크 트웨인이 어느 개를 주인공으로 쓴 단편.  웹에서도 본문을 쉽게 찾아볼수 있고, 킨들북으로도 무료로 제공된다. 킨들로 받아 읽었다.

 

이것 읽고 하도 비참하게 울어서 얼굴이 퉁퉁 부엇었다, 얼마전에.

 

마크 트웨인은 어떤 면에서 굉장히 우울한 사람이었을것이다.  그의 말년이 우울로 흘렀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인데 (자녀들을 불행하게 잃었기 때문에 그는 말년이 매우 우울했다), 그런데 본질적으로 그는 냉소적이고 우울질이었던 것도 같다.  그가 유머를 잘 구사한 이유는, 그가 행복해서가 아니라, 냉소적이었기 때문에 가능했을 것이다.

 

마크 트웨인은 과학에도 열정적으로 호기심을 보인 작가이긴 한데, 과학계의 인물들과 자주 교류하면서, 그가 열광하던 과학의 이면, 일부 과학자의 생명에 대한 비정함도 놓치지 않았을것이다. 이 이야기는 특히나 동물을 실험용으로 대하는 과학자의 태도에 대한 그의 시각을 잘 보여주고 있다고 할 만 하다.

 

그러고보면, 동물학자 혹은 동물을 실험대상으로 연구하는 학자들도 크게 두가지로 분류를 할 수 있겠는데,

 1. 동물을 '물체'처럼 실험 대상으로 보는 시각을 가진 이들

 2. 동물을 인간과 같은 '생명체'로 보고, 생명에 대한 경외와 애정을 가지고 실험에 임하는 이들.

 

아, 오늘 하이웨이를 오가면서 대략 열마리쯤 덩치 큰 사슴들이 도로변에 죽어 자빠진 것을 보았다. 대개 길 건너다가 죽은 사슴들. 이쪽 숲에서 길 건너 저쪽 숲으로 가려다가, 꽈당 부딪쳤겠지.  도대체 인간이 사슴보다 귀하다고 말할 근거가 무엇인가?  생명 가진 것은 모두 귀하고 가장 귀하고 비교 될수가 없는 것이다.

 

 

My Granny Squares 조각 뜨개 이불

 

 

2005년에서 2007년 사이에, 나는 세장의 손뜨개 담요를 만들었는데,

그때는 공부 스트레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한장 한장 뜨다가, 막판에 재미가 붙어서 여러가지 모양을 만들어내고 그랬었다.  크기는 1인용 트윈 침대 이불만한것.

 

지금 보이는 것이 1호 작품인데, 당시에 큰놈이 고등학생이었던터라, "우리 지팔이 대학에 들어가면 기숙사로 갈테니 기숙사 보따리에 엄마가 손뜨개질한 이불을 넣어주마" 했었다.  그 후에 재미가 붙어서 2호 작품 (아래)을 짰고,  솜씨가 절정에 이르렀을때, 우리 엄니를 위한 특별판을 하나 만들었었다.  네모칸 안에 사람, 자동차, 새, 뭐 그런걸 짜넣어가지고 이야기가 가득 들어간 이불을 만들어서, 우리 엄니 갖다 드렸다.

 

1호 작품을 지홍이는 집에서 사용했고 기숙사에는 가지고 가지 않았다. 1호 작품은 내가 워싱턴에서 지내는 동안 겨울에 정말 잘 사용하고 있다. 얇은 담요 위에 이거 덮으면 정말 따뜻하다. 며칠전에 청소하다가 지팔이 침대위에 덮어놨던 1호를 소파위에 걸치니 의외로 집안 분위기가 아주 좋아지는거라.  (요새, Anthroplogies 나 뭐 멋쟁이들 패션몰에 가보면 이런 손뜨개질한 것으로 인테리어 장식을 하는 곳이 많다.)  그런데, 내가 작품을 살펴보니 파스텔톤으로 일치시킨 2호 작품보다, 야수파 그림을 연상시키는 1호 작품이 더 근사해보인다.  1번은 그냥 아무거나 닥치는대로 짠거고 2번은 일부러 실의 색깔을 잘 골라서 짠것인데, 우연성에서 빚어진 서툰듯한 작품이 오히려 예술성이 높아 보인다.

 

 

소파등에 걸쳐진 것이 1호

파스텔 계열의, 왕눈이가 덮고 있는것이 2호.

 

 

집에는 다채로운 색상의 저 털실 뭉치가 한바구니 가득있다. 이불 하나 더 짜도 될 분량이다... 요새 털실들이 자꾸만 나를 유혹을 하는데... 아직 손은 못 대고 있다.

 

내가 이 Granny Square 라고 미국 사람들이 부르는 모티브 짜기를 시작한 것은, 다분히 Nanny McPhee 영화의 영향때문이었을것이다.  지난 여름에 Nanny McPhee Returns 라는 후속작도 극장가서 찾아 보았지만, 몇해전의 그 내니 맥피의 '색상의 감동'을 나는 잊을수가 없다.  내니 맥피에 엄마를 잃은 아이들이 나오는데, 그 아이들의 침대가 알록달록하게 꾸며져 있었다. 모두, 손뜨개한 이불들이었다. 그때, 그것이 너무너무 예뻤던거라...  (나는 지금도 내니 맥피 1편 2편 디비디를 사고 싶다는 생각을 한다. 색깔이 너무 예뻐서.)

 

나는 모티브 짜기 해서 조끼도 만들어 입고 싶고

모티브 짜기 해서 목도리도 만들고

모티브 짜기 해서 모자도 만들고

모티브 짜기 해서 방석도 만들고

온통 네모 네모 네모를 짜서 이리저리 연결시키면서 놀고 싶다는 생각을 가끔 한다.

하지만, 시작을 못한다. (그거 시작하면 폐인 될까봐.)

 

이제 결전의 나날들이다.

Thanks Giving 휴가기간동안 찬홍이 어플리케이션 준비 작업을 하기로 했다. 크리스마스 전에 입학신청 절차를 모두 마치고 크리스마스때 놀겠다는 야심찬 계획.  오늘도, 학교 카운슬러에게 보낼 자료를 작성해야 하는데, 찬홍이는 온종일 작업하고 있고, 나는 골치가 아파서 머리를 싸매고 앉아있다. 나도 어서 작성해서, 오늘 계획한 것을 모두 마쳐야만 한다...

 

대학원생들은 기말 프로젝트때문에 난리가 났을것이고, 나는 나대로 할일이 태산이다.  살면 살수록 더 큰 파도가 몰려오는것 같아.  그래도 학생때는 손뜨개 이불도 만들수가 있었는데, 이제는 그런 여유도 없으니, 사는게 왜 갈수록 힘들어지는가 하는 생각도 든다.  타이레놀이나 먹고, 마저 일을.

 

아, 12월 3일에는 스미소니안에서 인터뷰가 있다. 그것도 잊으면 안된다.

 

 

조각이불을 보고 있으면 마음이 따뜻해진다. 나는 이렇게 야금야금 다채롭게 만들어내는 삶이, 좋더라...

 

 

2010년 11월 18일 목요일

퀴즈: 이 사람은 누구 일까요?

2010년 10월 20일 워싱턴 디씨, 스미소니안 초상화 박물관에서 촬영

 

퀴즈 1)  작품속의 이 사람은 누구 일까요?

 

     문: 아니 뭐냐, 왜 이렇게 쉬운 문제를 내는거냐? 함정인가?

     답: 아니 함정 없는데요. 그냥 맞추시라고...

   

 

퀴즈 2) 이것은 누구의 작품 일까요?

 

퀴즈 내고, 나중에 이야기 하는 방법도 재미있겠다~ 

사실, 이 작품의 주인공과 작가를 연결지어서 작품을 들여다보면, 이 속에 미국 Pop Art 의 속성이 다 들어있다고 할 만하다. 그러니까, 작품의 주인공과 작가를 짐작한다면, 이를 토대로 스스로 한번 '팝 아트'가 이런것인가? 하고 논리화 할수도 있겠다는 것이다. 

 

 

사과씨 2010/11/16 12:41 답글수정삭제

레이건 전 대통령 같아요..^^
(지금 저자신을 시험 중..ㅋ)


내 친구 사과씨님이 나의 '문답식' 이야기에 답을 주셨으므로, 이야기를 하듯 (내가 아는 범위 내에서) 정리를 해보겠다.

이 작품속의 주인공은 지금은 작고한  Ronal Reagan (1911-2004) 전 미국 대통령이다. 이 작품은 1985년, 그러니까 앤디 워홀이 사망하기 2년전, 레이건 대통령 재임중에 제작된 것으로 워홀은 1953년 영화배우 시절 레이건이 등장했던 남성복 Van Heusen 의 광고를 그대로 자신의 작품에 옮겨다 놓았다. 다시 말해서, The new revolutionary collar on Van Heusen centry shirts won't wrinkle... ever! (이 벤 휴센의 신세기 셔츠의 새로운 혁명적 칼라는 절대 주름이 생기지 않습니다!) 도 모두 그대로 광고에 있던 것이다.

상단의 필름 스트립같은 네모칸 속의 문안도 살펴보자:
You can twist it 비틀어도
You can twirl it  돌려도
You can bend it 접어도
You can curl it  구부려도

 

그러니까 아무리 잡고 비틀어도 절대 주름이 생기지 않는 혁명적인 셔츠라는 광고이다. 요즘 식으로 따지면 wrinkle free shirt 쯤 되겠다.

 

이 작품 한장에서 나는 '팝 아트'의 진수를 모두 찾아볼수 있다고 가늠한다.

 

팝 아트는 Populist Art 를 줄인 말이다.  요즘 한국 사람들은 Populism (포퓰리즘)이라는 말을 매우 부정적으로 많이 사용하는 편이다.  뭐 대략 '저급한 대중의 인기에 영합하는 저급 문화'쯤으로 이 말을 사용하는 경향이 있다.  나로서는 이 Populism 을 중립적으로, Elite 주의에 상대되는 개념으로 받아들이는 편이다. 나는 내 성향적으로 사회의 엘리트가 되어서 살아가기보다는 대중속의 평균인이 되어 살기를 희망하는 편이고, 그래서 평균인들의 집단인 대중, 그  populist 들과 연대하기를 꿈꾼다. 그것이 나의 포퓰리즘이다.  미국의 팝 아트는 엘리트 아트에 대한 반발이다. 엘리트 아트란 무엇인가?  소수의 상류층이 향유하던 고급 예술을 가리킨다.  흔히 미국의 팝 아트의 원조를 앤디 워홀로 대충 파악하고 있으나, 미술사적으로 추적해 올라가면, 팝 아트의 원조는 영국이었다. 유럽이 2차대전의 폐허에서 날아든 것은 미국의 헐리우드와 공장에서 찍어낸 대량 생산 제품들과 대중 문화.  디즈니 만화가 마릴린 몬로가, 공장 생산 배급품이 폐허를 점령해갔고 사람들은 물자의 빈곤에 시달렸다. 1953년에서 1956년 사이 (한국이 2차 대전의 종언과 함께 광복을 맞이하여 (1945) 건국을 하고 (1948) 그리고 다시 한국전을 거치고 난 그 시절, 영국에서는 헐리우드산 광고판이나 대중문화를 이용한 미술 사조가 잠깐 일어났었다.  이것이 미국 팝아트의 시발점이 된다고 미술사가들은 해석한다.

 

미국의 팝아트의 대표적인 인물들은 누가 있을까?

 

Jasper Johns (1930 - )  : 성조기, 과녁

Robert Rauschenberg (1925 - 2008) : 낡은 이불, 넝마, 꼴라쥬

Andy Warhol (1928-1987) : 공장 생산 깡통, 대중 적인 스타들, 이상한 영화들, 닥치는대로 무한 재생

Roy Lichtenstein (1923 - 1997) : 디즈니 만화를 크게 재생, 뭐든 크게

Robert Smithson (1938-1973) : 사막을 캔버스로 작업

 

위에 대충 팝아트의 대표적인 작가들과 그들의 주요 작업을 내 식대로 정리해 놓았다 (나는 그들을 이런 식으로 기억한다는 뜻이다.) 팝 아티스트의 주요 작업에 들어가는 요소들을 다시 나열하여 보자.

 

  1.  삶속에서 발견되는, 그러나 그동안 정통 화단에서 외면되어 왔던 다양한 소재, 성조기, 과녁, 만화, 깡통, 상자, 대중적인 여배우, 평범한 일상, 간판, 땅, 대지, 넝마 쪼가리, 코골고 자는 남자
  2. 대량 생산 체제 (mass production): 깡통, 포장 상자, 만화책 쪼가리

 

이상의 요소들이 팝 아트를 구성하는 성격이라고 한다면, 위의 레이건의 초상에서 어떤 식으로 반영이 되었는지 살펴보면 재미있을 것이다.

 

일단,  이 초상화는 워홀이 레이건 대통령 재임시에 제작한 것인데, 원래 그가 빌려온 소재는 1950년대 레이건 대통령이 영화배우를 하던 시절의 광고였다.  그러면 이 작품만 들여다보면 뭐가 보이나?

  1.  대중의 스타, 배우가 보인다
  2. 그는 현재 진짜 스타 - 대통령이다.
  3. 이것은 광고이다. (누군가가 만들어낸 광고이다)
  4. 워홀은 남이 만든것을 빌려다 재활용 했다.
  5. 낡은 광고를 커다란 작품으로 확대 재생 시켰다. (--> 리히텐시타인을 연상케하지 않는가?)
  6. 이것은 공장에서 찍어낸 나이롱 샤쓰를 광고하는 것이다. (공장에서 찍어낸 깡통과 다를것이 없다)
  7. 기존의 드레스셔츠의 개념은, 다림질을 빳빳이 하는 것이 미덕이었지만 (high art), 이 나이롱 셔츠는 주름이 가지 않아 다릴필요가 없다 (low art = pop art) --> 지금도 진짜 멋쟁이 남자들은 이런 드레스셔츠를 거부하고 풀먹이고 다림질해야 하는 정통 셔츠를 고집하는데 그것이 정말 고급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8. 주름이 가지 않는 나이롱은 그자체가 싸구려 미덕이라고 할만하다. 아주 대중적이라는 뜻이다.
  9. 미국의 대통령이라면 초강대국의 황제와 같은 위치이지만, 그는 전직 대중배우이다.  대통령이라는 현재 직업도 수퍼스타급이지만, 그의 과거 경력 역시 대중문화의 수퍼스타였던 것이다.
  10. 광고 문구를 보라, new, revolutionary, century, won't wrinkle!   이 문구에서 셔츠라는 말만 빼면 그대로 대통령을 위한 홍보물이라고 해도 전혀 손색이 없다.  비틀고 돌리고 접고 내동댕이를 치고 발로 밟아도 전혀 흠집하나 만들어 낼수 없는, 이 위대한 '나이롱' 샤쓰. 이것은 얼마나 위대한 아이러니인가?

 

 

 

 

 

애초에 1950년대에 만들어진 셔츠회사 광고는 셔츠를 위해 만들어진 것이었다.  레이건의 정체성과는 크게 연결되지 않았다.  그런데 30여년 후 1985년에 앤디 워홀이 기존의 광고를 집어다가 자신의 작품으로 재 탄생 시켰을때, 워홀의 작품 속에서 이 광고 초상화의 주인공은 샤쓰가 아닌 레이건이 되고, 광고 문안은 샤쓰를 위한것이 아닌 레이건을 정의하는 새로운 의미를 갖게 된다.  광고를 빌려다 쓰는건 워홀이 아니라도, 누구든 할수 있다. 하지만, 워홀의 시각 속에서 광고는 초상화가 된다.  워홀이 애초에 이 광고를 기획한 것도 이 광고에 참여한것도 아니었다. 워홀은 기존에 이미 남이 창조해 놓은 것을 가져다가 새로운 의미를 부여하여 내 놓았다.  그리고, 이것이 '팝 아트'이다 -- 손끝에 널려있는 '이미 만들어진 것들' 혹은 공장에서 아무 개성없이 대량 생산한 것들을 새로운 시각에서 재 구성하는것.  (여기서 한걸음 더 나아가서, 아예 작품에 손끝 하나 대지 않고 머리로만 개념을 만들어서 작품을 탄생시키는 사람들이 Conceptual art 작가들이다.).

 

 

* http://www.tvparty.com/movreagan3.html  <-- 오리지날 광고 이미지를 볼수 있는 곳.

 

 

 

 

볼티모어 미술관 앤디 워홀전 간단 리뷰

BMA 제공 팜플렛 사진 일부
 
 
http://www.koreadaily.com/news/read.asp?art_id=1115709
2010년 11월 16일 화요일

요즘 메릴랜드주의 볼티모어 미술관(The Baltimore Museum of Art)에서는 Warhol The Last Decade(워홀 마지막 10년)라는 주제의 앤디 워홀(1928~1987) 특별전이 열리고 있다. 지난 10월 17일에 전시가 시작되었으며 내년 1월 9일까지 이어질 것이다.

워싱턴 지역에서 사는 것의 장점으로, 나로서는 아무 때나 무료로 드나들 수 있는 각종 국립 박물관과 미술관들 그리고 아름다운 포토맥 강변의 트래킹 코스를 망설임 없이 꼽는다. 볼티모어 역시 워싱턴 지역에서 한 시간 안에 닿을 수 있는 거리의 역사적인 항구 도시이고, 이곳에도 꼭 가 볼만한 미술관이 몇 군데 있다. 볼티모어 미술관의 특징은 유럽 미술의 거장 ‘앙리 마티스’ 컬렉션이 미국 내 최대 규모로 있다는 것이고, 유럽과 미국의 주요 작가들의 작품이 요소요소에 숨어있어 숨바꼭질하듯 작품을 찾아보는 재미가 쏠쏠하다는 것이다. 이곳에서 앤디 워홀 기획전을 한다기에 아들 녀석과 함께 미술관 산책을 다녀왔다.

워홀에 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이라도, ‘앤디 워홀’ 하면 일반적으로 떠올리는 이미지들이 있다. 알록달록한 마릴린 먼로의 초상화, 실물과 일치하게 그려낸 캠벨 수프 깡통 그림. ‘전기의자’라고 불리는 사형대 사진. ‘도대체 이것이 그림이야 장난이야? 이것이 예술이야?’ 우리는 의문에 빠질 수도 있겠다.

워홀은 미국 미술사에서 ‘팝 아트(Pop Art)’ 예술가로 분류되는데, 이는 대중생활 속에서 모티브를 얻고 대중과 호흡하는 미술 조류를 일컫는 것이다. 미국의 팝아티스트 중에서 우리에게 친숙한 이들은 앤디 워홀 외에도 미국 성조기를 다양하게 표현해낸 제스퍼 존스(Jasper Johns)나 낡은 이부자리에 물감을 흩뿌리고 폐품을 수집하여 콜라주를 시도한 라우셴버그(Rauschenberg) 등이 있다.

워홀은 사실 ‘워홀은 이것이다’라고 정의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다채로운 작업을 펼친 작가인데, 피츠버그의 카네기 대학에서 상업미술을 전공한 그는 뉴욕 맨해튼으로 가서 광고미술가로 활약을 하였다. 너무나도 재능이 넘쳤던 그는 상업미술에만 안주하지 못하고 다양한 디자인과 새로운 영역의 미술 분야로 넘나들었다. 그는 폭발하듯 다양한 작업을 거치면서, 그동안 예술의 소재가 되지 못했던 우리 삶 속의 다양한 요소들을 예술의 영역으로 끌어들였다. 그 대표적인 것이 공장에서 대량 생산되는 깡통 음식 혹은 포장 상자의 무한 재생 작업, 의문의 죽음을 당한 여배우 사진의 무한 재생, 전혀 영화 같지 않은 일상의 지루한 영화들이다.

이번 특별전에 선보인 워홀의 작품은 무엄하게도 종교적 아이콘 예수의 무한 재생이었다. 그는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최후의 만찬’ 작품을 영사기로 되쏘는 식으로 본뜨기를 한 후에 스크린 작업을 하는가 하면, 역시 최후의 만찬에 그려진 예수의 얼굴 이미지를 캠벨 깡통처럼 100회가 넘도록 반복 재생시켰다. 그리고는 길거리 낙서, 그라피티를 연상케 하는 작품 속에 문제의 예수 얼굴을 삽입시키기도 한다. 이것은 신성모독인가 신성의 대중화 인가?

혹자는 1987년 의문사한 워홀의 사망 원인과 그가 말기에 작업했던 예수 이미지의 신성모독을 연결시키기도 한다. 어쨌거나, 그의 죽음은 그가 즐겨 작업했던 여배우 마릴린 먼로의 죽음만큼이나 의문을 남기고 있다.

볼티모어 미술관(http://www.artbma.org/)은 평소에도 다수의 워홀 작품을 전시하는 편이다. 그러므로 이 기획전 뿐 아니라 상설전시장에서도 워홀의 주요 작품들을 감상할 수 있다. 기획전의 사진 촬영은 금지되어 있지만, 상설 전시장의 작품은 자유롭게 사진을 찍을 수 있다. 참고로 전시 기간 중 오는 21일까지는 미술관에 음식 깡통 한 개를 가져가면 성인 입장료 15달러에서 2달러 할인을 해준다. 다가오는 추수감사절에 사회단체로 보낼 캔 음식을 모으는 행사인가 본데, 깡통 모티브를 갖고 놀았던 워홀을 기념하는 이 아이디어 역시 워홀만큼이나 발랄해 보인다. 물론 나도 깡통 한 개 갖다 내고 입장료를 할인받았다. 유쾌했다.


앤디 워홀이라는 '거인'을 어떻게든 정리하고 싶어서 밍기적거리다가 장장 1년을 보낸것 같다.  (어쩌면 앤디 워홀이라는 거인 때문에, 내 블로그의 미국미술 정리가 자꾸만 미뤄진것 같기도 하고.) 이제 슬슬 어떻게든 이 큰 산을 넘어서서 내가 본래 계획했던 일들을 마무리 해야겠다는 절박한 느낌도 든다.  말 꺼냈으니 정리하면 되겠지...

 

 

Life on the Mississippi, Mark Twain

Life on the Mississippi

 

 

 

내가 스무살때 읽었던 기억을 더듬어 보면, 이 책에 마크 트웨인의 어린 시절 이야기가 나온다.  사뮤엘 클레멘스라는 본명 대신에 마크 트웨인이라는 필명을 선택하게 된 동기도, 이 책 어딘가에 나온다.

 

새삼스럽게 이 책을 다시 들여다보는 이유는, 빙엄의 미술을 다시 한번 글로 정리할때, 마크 트웨인의 작품과 연결지어서 풀어보고 싶어서.

 

 

The Adventures of Tom Sawyer

The Adventures of Tom Sawyer - Original Unabridged Version

 

 

미국 문학에서 The Adventures of Huckleberry Finn 은 오늘날까지도 미국의 하이스쿨이나 대학 교양과정 문학수업에서 반드시 다뤄지는 문제작이다.  본명 Samuel L. Clemens, 필명 Mark Twain 의 작품이다.

 

그런데 마크 트웨인의 가장 널리 알려진 작품은 '톰소여의 모험'일 것이다.  톰소여의 경우 청소년을 위한 영화나 애니메이션으로도 만들어졌고, 어린이들 사이에서도 많이 읽히는 편이다.  '톰소여'가 '청소년물'이라면, 허클베리는 오히려 성인물에 가깝다. 허클베리가 던지는 미국 사회 (인류 사회) 에 대한 질문들은 어둡고 준엄하기까지 하다.

 

옛날에, 대학 다닐때, 미국문학사 공부할때, 허클베리핀의 모험을 강독하고 비평문을 냈던 일이 있다. 그것이 기말 프로젝트였으므로, 꽤 열심히 책을 읽고 공부를 했었다. 아마도 그래서...아직도 지팔이나 찬홍이가 허크에 대해서 뭔가 질문을 던지면 내가 뭐라도 아는듯한 표정으로 진지하게 이야기를 해 주기도 한다.  그 당시에 나는 허크의 정신적인 성장을 '톰'과의 관계의 변화에서 풀어내려고 했었는데, 크게 주목을 받지는 못했었다. 하지만 나는 아직도 그 문제를 가끔 생각한다.  만약에 내가 대학원에서 '교육'이 아닌 '문학'공부를 계속했다면, 나는 이걸 물고 늘어졌을지 모른다.

 

허클베리핀은 꽤 많이, 깊이 읽었던 반면, 톰 소여의 원작을 열심히 읽은 기억은 없다. 톰소여를 문학 비평에서 다루는 일은 많지 않으니까.  나도 대충 읽고 지나쳤는데... 요새 그냥 마크 트웨인의 작품들을 틈틈이 읽어보고 있다.  나이 들어서 보는 맛이 ...다르다.  아니, 어쩌면, 내가 스무살때, 미국어를 공부하면서 떠듬거리고 읽던 소설과, 나이 사십이 넘어서, 미국에서 십년가까이 생활하고, 톰소여나 허크핀이 살았던 공간이라고 할 만한 중서부 미시시피 강변도 가 보고, 미국말이 어떠한지, 미국문화가 어떠한지, 미국 사람들의 정서가 어떠한지 가늠이 되는 상태에서 다시 읽는 마크 트웨인은....다를수밖에 없지 않겠는가...

 

작년 여름에 커넥티컷주를 통과할때, 마크 트웨인 가족이 살았다는 저택 (지금은 마크 트웨인 뮤지엄)에 들른적이 있었다.  마크 트웨인이 허크핀을 집필하던 서재도 보았고...다 보았는데, 그런데 어쩐지 내 상상속의 마크 트웨인은 거기 있는것 같지가 않았단 말이지.  나는 마크 트웨인과 허크핀을 헷갈렸던 것이리라. 

 

그래서, 요즘 틈틈이 마크 트웨인을 다시 읽는다. 톰과 허크의 마을을 머릿속에 다시 짜 보는 것이다.

 

 

 

 

악몽과 생리통

 

 

어제는, 아마도 내 생애 처음으로 '생리휴가'라는걸 챙긴거 같다.  그러니까, 회사다닐때 생리휴가라는것이 있어도 그걸 정말로 생리때 써먹은적은 없었다.  그냥 하루 놀자고 써먹은거지. 생리통이 심하지 않았으니까.

 

그때, 우리 부사장들이 죄다 독일인들이었는데, 하루는 나하고 일하던 부사장이, 여직원들 생리휴가 신청양식에 싸인해주다 말고 픽 웃으면서, "한국 여성들은 생리가 오락가락 하나보다, 응?"  --> 생리휴가를 정말 생리때 쓴다면 그것이 규칙적이어야 하는데, 뭐 왔다 갔다 한다는 것이지. (피차 알면서 뭘 그러시나?) 그 말 한 부사장도 농담이었지 심각하게 문제시 한 것은 아니었다. (생리휴가는 적법한거다. 생리통이 심각한 여성은 정말로 그것이 필요한거다.)

 

 

그러니까, 밤새 잠을 잘 못자고 자다 깨다를 반복하면서 악몽에 시달렸는데, 그 악몽이 너무나 선명하고 구체적이었다. 가령, 우리학교 학장님, 변호사 이런 사람들이 피투성이가 되어 나타나고, 나는 괴기영화처럼 살점이 여기저기 퍽퍽 날아간 사람들을 속수무책으로 쳐다만 보고... 아침이 되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는데, 생리가 시작되었고, 아프고 어지럽고 아주 엉망이었다.  그래서 어차피 수업 없는 날이라서 그냥 하루종일 전기담요 켜놓은 침대 신세를 지기로 했다. 하루종일 침대에서 전기담요의 기운에 진땀을 내면서 책보다 자다 책보다를 반복했다.

 

 

내가 모르고 흘러가는 시간속에서, 내 가족들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이 각자의 자리에서 자신의 삶의 전쟁을 치러간다는 사실을 떠올리면 - 내 어깨가 아주 무거워진다. 어쩐지, 세상은 나를 중심으로 돌아가고 있고, 내가 정신을 바짝 차리지 않으면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중 누군가가 다칠지도 모른다는 불안감도 들고.  나는 세상의 중심이다. 내가 기운을 차리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한사람 한사람 돌봐야만 한다. 어느 한 사람도 내 마음에서 놓아버리면 안된다. 모두 행복하게 웃을수 있게. 내가 지켜줘야 한다. 내가 지켜줘야 한다.

 

 

 

 

 

 

 

 

발발이 코트

작년 여름에 나의 막내 동서 소민이 엄마가 애들을 끌고 우리집에 민폐를 끼치러 와서 장장 한달을 우리집에서 깽판을 치다 갔는데 (^^*), 그때, 소민이 엄마 편에 내가 우리 엄니하고 언니를 위한 선물을 사서 보냈다.

 

우리 집 근처에 몇개 널려있는 큼직한 아웃렛 중에서 리스버그 쪽에 있는 아웃렛에 버버리 점이 있어서 한국에서 손님들이 오시면 주로 그쪽으로 안내를 한다. 거기서 뭔가 사다가 한국의 가족에게 선물하면 좋아한다고 한다. 아마도 한국의 백화점에서 판매되는 것이 이쪽 아웃렛에서 훨씬 저렴한 가격에 판매가 되기 때문일 것이다. (그렇지만 내가 가보면, 할인매장이라도 값이 싼것이 아니라서 나를 잔뜩 주눅들게 만든다.)

 

아무튼, 우리 막내동서도 그쪽으로 쇼핑을 갔는데, 알뜰한 아낙이라 입 벌어지게 비싼 버버리 제품은 만져도 못보고 아주 저렴하고 실속있는 것들만 골라 갔다. 나도, 내것은 감히 돈 아까워서 못사는데, 그래도 우리 엄니하고 우니 언니것은 이름있는 것을 사고 싶었다 (하도 마님들이라...)

 

그래서, 그 쪄죽게 진땀나는 한 여름에 내가 산것이, 버버리 누비 반코트였다. 그것이 제철이 아니라 할인폭도 제법 컸거니와, 디자인도 애들 말로 별로인데, 내가 보니까 이동네 아주머니들이 이것 한가지씩은 꼭 있더라. 한국에서 온 부인들도 이것 한장을 꼭 사가고, 귀국하는 부인들도 이것을 한장은 꼭 사가고, 뭐 부인들의 필수 아이템인걸까?  그래가지고 내가 큰 맘먹고, 똑같은 디자인으로 싸이즈만 다른 코트 두장을 샀다.  하나는 내 몸에 딱 맞는것으로, 하나는 펑퍼짐하게 큰 것으로.  우리 언니는 나하고 체격이 일치하니까 딱맞는것으로, 엄마는 노인이시고 옷이 편안해야하니까 펑퍼짐한 것으로. (노인 분들은 몸에 끼는 옷은 불편해하신다).

 

그런데,

지난 여름에 내가 한국에 갔을때, 우리 엄니가 그 코트를 꺼내 주셨다. "니나 갖다 입어라~"

 

내가 가만 보니까 코트 여기저기에 유화 물감도 묻어있는 것으로 보아, 엄니가 쌀쌀한 계절에  이걸 입고 그림을 그리고 그러셨나보다.  옷이 누비라서 가볍고 따뜻하긴 한데, 엄마한테 좀 낀다고 불편하댄다. 안 입을거란다. (원래 우리 엄니는 누비옷에 대한 반감을 갖고 있었다. 누비 옷을 보면 -- 엄니 말로 "뙤년"들 같다고 한다. '뙤년'이란 뭐냐하면, 옛날에 한국전 난리통에 중공군들이 쳐내려 왔는데, 그때 여자들도 있었나보다. 여자 중공군인가? 아무튼 중국인 여자들도 그때 막 쳐내려왔는데, 그 여자들이 누비옷을 입고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가지고, 난리가 지긋지긋했던 우리 엄니는 누비옷만봐도 신물이 났던 모양이다. 하하하.

 

어쩌면 엄마는 처음부터 저 비싼 바바리 누비 코트가 맘에 안들었을것이다. 내가 보내준거라, 그냥 좀 입는 시늉을 하다가 말았을것이다. 그래서, 내가 지난 여름에 다시 회수해가지고 왔다. (저 큰거를 나보고 입으라고?)

 

내가 그냥 그것을 옷장에 걸어놓고 있다가, 오늘 아침 출근길에 생각이 나서 학교 근처 한국인이 운영하는 세탁소에 가지고 갔다.  여기저기 묻어있는 유화물감좀 지워달라하고.  그리고 "이것 품좀 줄여주실래요?"하고 물으니 세탁소 아주머니께서 나보고 한번 입어보란다. 그러더니, "엄마가 주신건데 줄이지 말고 그냥 입으세요. 엄마가 아니면 누가 그런걸 주겠어요." 이러신다.  품이 아주 크지도 않다고. 그냥 입어도 보기가 좋단다.

 

그래서 품 줄이기는 포기하고 세탁만 맡기고 왔다. (이럴줄 알았으면 내몸에 딱맞는 것을 사서 보내는건데...)

 

(*근데, 작년 여름에 그 선물을 사서 보내고, 내가 너무너무 배가 아픈거라...나도 하나 갖고 싶다 이거지. 그래가지고 내가 P씨를 끌고 발바리 매장에 가서 -- 나두 이것 하나만 사조라. 엄마하고 언니도 하나씩 있다. 이동네 부인들 이거 다 하나씩 있다. 나만 없다. 이러고 징징댔는데, 근데, P씨가 절대 안사주는거다. 너무 터무니없이 비싸다 이거다. 그래가지고는 나를 강아지처럼 끌고 다른 매장으로 가더니 비슷한거, 비슷하지만 훨씬 저렴한거 (-_-++) 그거를 골라가지고는 입어보라는거다.  그거 입어보니딱 맞았다...그래서, 내가 지난 겨울 내내 빨간 누비 자켓, 그거 잘 입긴했다..마..는... P선생, 나한테 그러는거 아니다... 그 할인매장에서, 더 할인된 가격에, 그거 하나 사달래는데... 어쨌거나... 엄니가 줬으니까 뭐...)

 

 

2010년 11월 16일 화요일

아주 오랫만에

 

 

 

 

지팔이가 용돈 부쳐달래서, 은행에 들렀다가, 은행옆 미장원을 흘낏 보니 텅텅 비었길래 들어갔더니, 대 환영 모우드.  기다릴것도 없이 곧바로 사사삭 머리 잘랐다.

 

미니 인터뷰:

 

문: 아니 왜 머리를 자르신겁니까?

답: 심심해서요.  아니 그게 아니라 내 뒷머리가 땋을 정도로 길었는데 문득 그게 귀챦아져서.

문: 이건 뭡니까?

답: 한마디로 70년대 스타일 '바가지 머리'라는 겁니다.

문: 어쩌다가 이지경이 되셨습니까?

답: 낸들 압니까.  뒷머리 긴거 그냥 잘라내달라고 했더니 이꼴이 되었습니다.

문: 전에도 이런 스타일을 하신적이 있으신지요?

답: 옛날에 우리 엄니가 자기 멋대로 내 머리 썽둥거리고 자르던 초등시절. 그때는 '그 놈 우락부락하니 잘생겼다'는 소리도 들었는데 (할아버지 할머니들이 -- 내가 남자인줄 알고.)  역시 지금도 이렇게 자르고 보니 딱 인디언 남자같구나. 아비요~ 아바바바~  말이나 타고 따그닥 따그닥 ~~

문: 장차 어쩌실겁니까?

답: 다음번에는 뉴욕 패션 편집자 스타일의 정통 복고 상고단발에 도전할랍니다. 녜.

 

이상, 미니 인터뷰를 마치겠습니다.

 

 

 

한국의 p선생께서, 내가 뭐 머리에 불이라도 질렀을까봐 걱정이 태산이신 모양이신데, 어제 그 상태는, 사실 내가 '제일 싫어하는'  --  그 미장원에서 머리만 자르면 자기네 맘대로 막 '드라이질' 해가지고 머리를 바가지 혹은 '요강'처럼 만들어버리는  그 스타일링의 결과.

 

오늘 이 헤어스타일이 본래 내 스타일의 본질에 접근한다고 할수 있지...요...

 

 

뭐 여태까지 10년넘게 유지했던 스타일과 어떤 차이가 있냐하면,  그동안은 내가 숱이 많다는 이유로 그냥 막 '레이어'를 내서 쳐냈는데 (남자 롹 가수들처럼 길게 길게 쳐내는 스타일),  레이어 대신에 머리 숱을 다 유지하면서 *조신하게* 짧은 스타일을 해 볼까 하는 것이지...요... (*조신하게* 요것이 키 포인트!)

 

파마 한것은 아니고, 그냥 머리 감고 신경써서 잘 만져주면 자연스런 컬~이 형성되는데. (나이 먹으니까 빳빳했던 생머리가 자연스럽게 고수머리로 바뀌네....)

 

 

P선생님~  정말로 내 머리의 진상이 궁금하시면 (옆모습이나 뒷모습까지) 나한테 300 달러 송금해주면 내가 옆머리나 뒷머리도 공개해줄게. 나 300달러만 ~  (나 뭐 사고 싶은게 있는데 고것이 300달러야요 ^^*)

 

 

 

 

 

 

2010년 11월 15일 월요일

퀴즈: 이들이 함께 있는 사연?

볼티모어 미술관 2층, 현대미술 전시장은 여러개의 연결된 방으로 이루어져 있는데, 입구쪽 자그마한 방에, 다음과 같은 작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문제 1)  아래의 세가지 작품은 세명의 각기 다른 작가들이 작업 한 것이다.  혹시 이 작품들의 작가들을 짐작하시는 분? 

 

 * 하나는 쉽게 맞출것 같다

 * 두개까지도 맞추는 분이 있을것이다.

 * 세개 모두 작가를 맞춘다면, 당신은 전문가일 것이다.

 

하나도 못맞췄대도 속상해하지 마시길. 관심 없으면 재미 없는 것이고, 몰라도 상관 없는 것이므로. :-)

 

 

 

 

문제 2) 그런데 이 세가지 작품이 왜 한방에 있을까? 

 

답은...나중에요... (신변잡기는 이제 작작 좀 하고, 블로그 제목에 맞게 미국 미술 좀 들이 파야겠지요... 하도 안쓰니까 이제 작가들 이름도 가물가물 해져요. 그래서, 공부를 해야 해요...)

 

 

 

 

2010년 11월 13일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촬영

 

2010년 11월 13일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촬영

 

 

2010년 11월 13일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촬영

 

 

 

 

 

2010년 11월 14일 일요일

다용도 목도리

 

 

 

그러니까, 이것은 (내 얼굴을 감싸고 있는 것은) '고리 모양의 목도리'이다.

터틀넥 스웨터의 목 부분만 잘라 낸것 같은 디자인의, 머리에 뒤집어 쓰는 목도리.

작년에 미국과 한국에서 이런 '고리'모양의 목도리가 선풍적이었다. (난 처음에 이것이 아가씨들이 입는 미니스커트 혹은 쫄바지 위에 걸치는 스커트 모양의 옷인줄 알았었다.)

 

그래가지고, 작년에 (아니 올해 초에) 겨울용품 떨이 세일 들어갔을때, 하나 장만했다.

이거 추운날 목에 두르고 있으면 잘때도 벗기 힘들정도로 푸근하다.

물론 목도리로 사용할때는 이걸 그냥 목까지 내리면 되는것이고,

추운 바람 불때는 얼굴까지 가려도 된다.

 

 

나는 요놈을, 내 산책용 배낭에 항상 보관해놓고,

걸으러 나갈때 추우면 뒤집어 쓸 것이고

실컷 걷다가 어느 볕좋은 강변에 앉아서 쉴때는, 벗어서 방석으로~ 쓸 것이다.

그러니까 항상 배낭에 넣어 두어야 한다. 모자와 함께.

 

자, 가방 정리를 하는거다. 걷기 가방에 항상 넣어둘것

  1. 립밤, 미니 핸드크림
  2. 털모자
  3. 장갑
  4. 목도리
  5. 미니 디지탈 카메라
  6. 수첩과 연필

장거리 걷기 나가기 전에 추가로 챙길것 (새로 넣거나 다른 가방에서 옮길것)

  1. 간식 (얼린떡이나 과자)
  2. 물 한병
  3. 킨들
  4. 지갑 (운전면허증, 은행카드)
  5. 손전화

그러니까, 뭐든  이렇게 정리를 해 놓는거다.

 

* 우와, 창가의 나뭇잎이 모두 떨어지고 말아서, 오후 햇살이 막힘없이 창가에 가득 들어온다. 덕분에 내 방이 아주 환해졌다.  겨울이되면 하늘이 모두 벗겨지고 말아, 햇님과 더 친해질수 있다.

 

 

Burt's Bees: Lip Balm

Burt's Bees Pomegranate Lip Balm Tube, .15-Ounce Tubes (Pack of 4)

 

집에 이것 하나가 있어서 (찬홍이한테 그로서리 가는 길에 사다 달라고 했다 -_-), 요 며칠 이걸 아주 잘 쓰고 있다.  마침내는 이것을 내 삶의 중요 '거점'에 하나씩 비치해놓고 아무때나 손을 뻗어 사용하기로 결심하게 되었다.

 

아마존을 검색해보니, 마침 내가 네개가 더 필요한데, 네개 한 팩을 판매를 하는것이 보이길래, 신청 단추 꾸욱~  (프라임, 무료 배송)

 

우리 일상에 진정으로 도움이 되는 것들은 이렇게, 사소한 것들이다.

 

 

[Video] Potomac November Morning

 

 

포토맥의 아침안개가 수멀거리고 올라가는 풍경을 담아보고 싶었는데,

내 육안에 보이는 것 만큼은 안잡힌다.

사람의 눈이야말로 얼마나 위대한 고안품인가.

이 안개는, 특히나 포토맥의 강안개에 '환장'을 하시던

우리 '마님'한테 드린다. (인심썼으....)

 

 

 

 

 

내가 우리 '마님'이 보내주신 책을 읽고 며칠 사색을 하면서 깨달은 사실 몇가지.

 

하나.

 

내가 틈만 나면 아름다운 포토맥 강으로 달려나가 산책을 하고 있는데

이 아름다운 자연속에서 내가 내 손으로 지어낸 것은 아무것도 없더라.

나는 그냥 주어진 것을 향유만 하고 있더라.

이미 내게 모든것이 주어진 것이더라.

 

둘,

 

그래서 돌아보니, 내가 이 세상에 와서 내 손으로 지어낸 것이 아무것도 없더라.

내가 사람들에게 사랑을 줬는가? 자문해보니 아닌것 같더라.

내가 남을 위해 봉사했는가? 그것도 아닌것 같더라.

나는 이미 주어진것에 대하여 무슨 보답이라도 했는가?

아니, 나는 오늘도 열심히 쓰레기를 배출시키며 이미 있는것을 망가뜨리고 있다...

 

이거 심각하군...

 

그래서 결론은: 최소한 내게 무상으로 주어진, 이미 완벽하게 다듬어져서 내게 주어진 선물에 대해서 매일 매일 감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우선 감사라도 해야 한다는 것이지...나 손끝하나 까딱 한게 없는데, 여기 땅이 있고, 여기 물이 있고, 여기 하늘이 있고, 여기 먹을것이 있고. 그러면 그것만으로도 나는 머리를 땅에 부딪치고 감사해야 계산이 맞는거다.

 

 

 

 

 

 

 

Potomac: A November Morning

 

사진을 클릭하여 펼쳐 볼 수 있습니다.

 

 

 

 

 

 

 

 

 

 

 

 

 

 

 

 

 

 

오늘 생각한것:

 1. 립밤을 여러개 사다가, 차에 하나, 핸드백에 하나,  산책용 배낭에 하나, 책상위에 하나, 학교 책상에 하나 이렇게 놓아둔다. (추우니까 입술이 자꾸 터져서.)  그러니까 최소한 네개를 사야 하는군 (지금 하나 있으니까.)

 

 2. 겨울 목도리 통짜로 된거 (고리모양) 이놈을 늘 산책용 배낭에 넣고 다닌다.  산책하다가 어딘가에 앉아서 쉬고 싶을때 '방석'으로 요긴하게 사용할수 있겠다. (오늘은 털모자 벗어서 깔고 앉았다.)

 

참, 대단하게 심각한 생각을 하셨다....

 

 

 

 

[산책기록] 2010년 4월--> 10월 현재

 

afoxboys.jpg

My friends: I miss you

 

2010년 11월: 1차 목표 60마일

 

 

  1. Wednesday November 3, 2010 :school 3 miles
  2. Thursday November 4, 2010 : school 3 miles (rained all day, went out in the evening.)  --> 6 miles  내가 왜 걸을까?  오래 살고 싶어서?  뭐 이런 생각을 해 봤는데, 그냥 걷는게 좋아서 나간다는 결론에 이르렀다.  열이 나도 나가는 이유는?  걷겠다는 약속도 지키고 싶고, 그리고 열이 나고 아파도 걷다보면 기분이 좋아지니까, 기분이 좋아지기 위해서 나가는 것이다.  기분이 좋아지니까. 최소한 걸을때 만큼은, 기분이 좋다.
  3. Friday November 5, 2010 : georgetown 6 miles  --> 12 miles 비가 갠 아침, 촉촉하고 좋았다.
  4. Sunday November 7, 2010: riverbend park -- great falls trail 4 miles --> 16 miles
  5. Friday November 12, 2010: riverbend park -- great falls trail 4 miles --> 20 miles
  6. Saturday November 13, 2010 riverbend park -- great falls trail 4 miles --> 24 miles
  7. Sunday November 14 2010 georgetown 6 miles --> 30 miles

 

 

10월 기록은 아래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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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0년 11월 13일 토요일

Warhol: The Last Decade / Baltimore Museum of Art

 

 

 

October 17, 2010 - january 9, 2011

The Baltimore Museum of Art

 

 

기획전의 제목이 시사하듯, 앤디 워홀의 마지막 10년간의 주요 작품들을 모아 놓은 전시회. 

따라서, 우리에게 널리 알려진, 익숙한 작품들을 기대하기는 힘들고

오히려 많이 알여지지 않아서 생소한 (그러나 한눈에 워홀의 작품임을 보여주는) 문제작들이 소개되었다.

특히 레오나르도 다 빈치의 '최후의 만찬' 모티브를 이용한 작품들이 눈길을 끌었다.

 

전시회장 입구, 워홀의 그 유명한, 벽지.

 

나는 토마토캔 가져가서 15달러 입장표를 13 달러에 할인 받았고

찬홍이는 학생이라서 6달러만 냈고, 둘이 입장료 내는데 18달러 들었다.

 

 

 

 

워홀 기획전은 사진 촬영이 금지되어 있지만, 상설 전시관의 워홀 작품들은 무료로 개방되어있고, 사진도 맘대로 찍을수 있다. (심장의 무한반복~  )

 

 

아래 장소는, 미국 현대미술 전시장. 뒤에 보이는 작품은 스텔라의 것인데 (여기 올때마다 나는 꼭 이 그림을 배경으로 사진 한장을 찍는다. 찬홍이도 있고, 워홀도 어딘가에 숨어있다. (숨은그림 찾기).

 

 

 

미술관 후원의 붉게물든 나무. 

 

 

아, 작품 사진 더 올리고 자랑질을 해야 하는데...급히 또 나가봐야 해서리....20000~

 

 

2010년 11월 12일 금요일

Riverbend Park -- Great Falls Park 그리고 책 한권

 

 

서울에서 날아온 책을 읽다가, 정오쯤에 리버밴드 파크로 산책을 나갔다.  볕이 좋아서 사람들이 모두 두꺼운 옷을 벗어서 허리춤에 걸치고 반팔 차림으로 돌아다녔다.  그레이트 폴즈에 다다르니 주차장에 차도 많고 사람들이 모처럼 많이 보였다.  리버밴드에서 그레이트 폴즈까지 가는 길은 '정적'만이 감돌 뿐인데.  (내가 그런 이유로 리버벤드 파크를 좋아하는 것이리라.)  그래도 폭포를 쳐다보고 있으면 지척의 사람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  힘차게 쏟아지는 폭포를 11월의 햇살아래서 한참 쳐다보다가 다시 돌아왔다.

 

 

물속의 송사리떼도 행복해보인 11월의 어느날. (날씨 참 좋았다.)

 

집에 와서 마저 읽던 책을 다 읽으니, 책도 읽고, 천국같은 강변을 산책도 하고, 몸과 마음이 아주 복받은 하루였다.  (햇살에 노출된 목의 피부가 따끔거리고 아프길래, 입술에 바르는 챕스틱을 목의 화끈거리는데 살짝 발라주니 시원하고 좋다. 챕스틱의 새로운 용법. -- 아아, 내가 사용하는 챕스틱이 햇살이나 추위에 입술 튼데 효과적인거라서 그냥 발라봤는데, 입술이나 목피부나 거기서 거기니까 효과 있는듯.)

 

 

 

나는, 풍경중에서 '물'을 들여다보기를 좋아하는 편이다.

언젠가 어떤 분들과 함께 산책하다가 세사람이 각자 동일한 풍경속에서 다른 것에 관심이 있다는 것을 발견했던 적이 있다.  그러니까, 한 사람은 하늘을 쳐다보는게 좋다고 했도, 또 한 사람은 숲을 쳐다본다 했고, 나는 물.  (우리는 숲이 우거진 호숫가를 산책중이었는데 각자 다른 것들에 집중하고 있었다는 것이지...)

 

물론 숲도 하늘도 모두 위대한 자연을 드러내 주지만, 하늘은 내가 아무리 손을 뻗어 닿고 싶어도 손에 닿는것이 없어 허망하고, 숲은  아마도 너무 가깝고 물리적이라서 너무 친근한 나머지 그 매력을 잘 모르는데,  물은, 가서 만질수 있되 정형화 되어있지 않고, 고요하되 온갖 소리들을 내며, 가서 내 얼굴을 비쳐볼수도 있고, 내가 그 속에 들어갈수도 있으며, 먹을수도 있고... (생명의 시원이 물이었다니까, 물에 가장 친근감을 갖는 것은 자연스런 현상일것이다.)

 

 

 

 

나는 세살쯤에 물에 빠져 저승 구경을 하고 돌아온 경험이 있다. 내가 기억하기보다는 우리 엄마나 가족이 기억하는 내용이다.  우리 시골집 앞 논가에 연못이 있었는데 (논에 물을 대기위한 천연 저수지), 그 연못 물이 하도 차고 달아서 동네 사람들이 우물처럼 사용하기도 했었다.  아무데서나 놀다가 목마르면 집에 갈것도 없이 그 연못에 엎드려 사슴새끼처럼 그냥 주둥이를 물에 처박고 먹으면 되는거였다.  바로, 그렇게 짐승 새끼처럼 쪼그려 앉아 주둥이를 물속에 처박다가 나는 고꾸라졌을 것이다. (나는 사람의 새끼였으니까...)

 

그 연못은 벌써 그런식으로 동네 아이들 여럿을 잡은 ... 적이 있었다.  여러사람 거기서 목숨을 잃었다는 것이지.

 

그 사건을 우리 엄마가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연은: 엄마가 그때 몸이 아파서 시골집 건너방 엄마 방에 누워서 시름시름 앓고 있던 중이었는데, 꿈인지 생시인지 웬 허연 소복을 입은 여자가 머리를 산발을 하고 엄마가 누워있는 방문을 열고 들어와서 큰절을 한번 했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그 여자가 큰절을 하고 있는 판국에,  갑자기 바깥이 소란스러워지면서 동네 사람들이 물에 빠져 혼이 나간 어린애 하나를 안고 들이 닥쳤다고 하는 것이지.  나를 물에서 구해낸 이는 우리 옆집 호꼴댁, 종씨 아지매였다.  원래 물에서 헤엄을 잘 치던 처녀였는데, 밭에서 일하다가 건더다보니 연못에 애 하나가 가는것 같았는데 -- 그러니까, 사람이, 어린애가 물가에 가면 무심코 쳐다보다가 문득, 애가 잘 있나 돌아보게 마련이다. 그래서 문득 다시 돌아보니 애가 꼴깍꼴깍 하고 있었겠지.

 

사람의 꿈이란게 그래.

가끔 기이하게 현실의 현상과 연결이 될 때가 있는거다.

나는 가끔, 물가에 앉아서 그 -- 엄마가 꾸었다던 꿈을 생각해보면서, '그때 그 머리 풀어 산발한 소복입은 물귀신이 왜 울엄마에게 큰절을 했으까?  당신 딸 데려가려다가 한번 봐준다는 메시지였나?  아니면 뭐 당신딸 내가 데려간다는 신고식 하려는 찰나에 애가 구제가 된건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그 물귀신이 엄마한테 와서 절을 한 내막을 모르겠더란 말씀시...

 

근데

그런데

그렇게 물에 빠져 죽었다가 살아난 경험이 있으면, 애가 물을 무서워해야 하는거 아닐까?

그런데 그때나 지금이나 나는 물이 무섭지 않다. 물론 물이 얼마나 무서운 것인지는 안다마는, 그래도 물이 친근하게 느껴진다. (우리는 원래 조상이 수생생물이었다니깐~~)

 

 

아래 사진은, 그러니까, 그냥 쌓인 낙엽이 아니고,

물에 가라앉은 낙엽이다. 물속의 낙엽들이다.

(사진을 축소해서 안보이지만, 원화 속에는 이 낙엽사이를 헤엄쳐다니는 송사리도 보인다.)

 

 

 

 

 

 

겨울이 문턱에 닿은 깊은 가을, 모처럼 햇살 따스한 한낮

황금빛으로 물들어, 아직 떨어지지 않은 나뭇잎들을 바라보면

국사책에 실리는 그, 통일신라시대의 황금 왕관이 떠오른다.

우리나라의 금 세공기술의 극치를 보여주는 가공법이라던가,

그 날출(出)자 모양의, 혹은 사슴뿔 모양의 그, 작은 잎사귀들이 찰랑거리는 듯한 신라의 왕관.

 

오늘, 햇살아래 빛나던 나뭇잎들이 꼭 그 신라 왕관에 매달려 순금의 소리를 내던 그 금잎들 같았다.

 

그래서 원래 한없이 *낭만적으로* 내 삶을 멋대로 가공하는 나는 또 한가지 상상의 이야기를 지어내고 혼자 좋아서 입이 찢어지고 만다.

 

그러니까,

나는 * 나도 알다시피 ~  나는 예사 사람이 아니야...

난 저 멀리 어느 별나라 여왕이었어.  내가 뭔가 좀 실수 한게 있어서 지금 지구로 교육받으러 나온거야.  그런데 지구생활이 익숙해지면서, 나는 가끔 내가 어느별의 여왕이었다는 사실을 잊어버리고 말아.  이러다가 그대로 지구인이 되고 말지도 몰라.

 

그런데, 나의 별나라 백성들은 매일 매일 내가 연수를 마치고 돌아오기를 기다리면서 지구의 나를 관찰하다가, 여왕님이 지구 생활에 심취한 나머지 자기 주제를 잊어버릴때, 그때, 나를 깨우치기 위해서 애를 쓰지.  가령, 이렇게 강변의 숲길을 걷다가 하늘을 쳐다볼때, 내 머리위에 황금왕관을 보여주는거야. "여왕님! 여왕님의 황금왕관을 잊지 마세요!" 그러면 나는 내 머리위의 금관을 발견하고 '관이 향기로운 나는 무척이나 높은 족속이었나보다  ....  잊혀진 전설을 생각해내고는 어찌할수 없는 그리움에 먼데 산을 바라본다' 가 되는거지. (<---지금 저 대사는 표절이옵니다 여왕마마~ )

 

믿거나 말거나

세상의 어떤 황제의 금관이 이 나무 금관만 하겠느뇨...

이걸 알아보는 사람만이  이것이 황제의 금관보다 더 위해하다는 것을 알아보는 것이지...

 

 

 

2010년 11월 11일 목요일

책 잘 받았구만요~

 

놀랍다.

뭐 짜장면 배달도 아니고, 걍 신속 정확, 며칠 되지도 않는데, 뭔 조화속인지 모르겄습니다.

어제 왔다가 임자 없어서 다시 오겠다는 ups 메모, 대문에 붙어있는거 보고, 오늘 또 온다길래, 제가 나가지도 않고 겸사겸사 빈둥거리고 있다가 요 '미남자'를 탁 받았다 이거지요.

 

도대체 얼마나 잘생기신 분인지 좀 리뷰를 해보고, 맘에 들면, 한번 행동을 개시해볼랍니더.

저것이 제대로 받었을라나 노심초사 하셨을터인데, 예, 마님~~ 제대로 받았사옵니다~

 

 

(이때, 서울에서 이 메시지를 보고 있던 마님이 쭝얼거리는 소리: "지럴 헌다....책이나 볼것이지..." )

 

 

 

 

[song] Bach, Solo Amore

 

 

 

앤디 워홀 전시회 입장료 할인 이벤트

Warhol Food Drive
November 10-21

Receive $2 off admission to Andy Warhol: The Last Decade when you bring a non-perishable food* donation to the BMA from November 10-21.

Donations will greatly help the Maryland Food Bank, which provides food to nearly 400 soup kitchens, food pantries, emergency shelters, and other partners.

*Discounted admission with non-perishable food donation is valid for adult tickets purchased at the BMA Box Office for visits through November 21. Glass containers cannot be accepted. Limit one discounted ticket per donation; may not be combined with any other discount offers. 

 

메릴랜드주의 항구도시 볼티모어에 위치한 공립 볼티모어 미술관에서 요즈음 앤디 워홀 특별전을 하고 있다. (이 미술관에 와홀의 대형 작품이 본래 많이 있기도 하다.)  미술관 상설 전시장은 무료 입장이지만, 이런 특별전은 입장료를 받는다.

 

이번 전시회는 성인 15달러.  흠...뉴욕도 아닌데, 좀 비싸다는 느낌이 사사삭 스치지만...

 

그런데 이들이 재미있는 아이디어를 냈다. 11월 10과 21일 사이에 '캔 음식'같은걸 하나를 갖고와서 기증을 하면 입장료에서 2달러를 깎아준다고 한다. 집에 있는 토마토 깡통이나 옥수수 깡통 하나 갖다 내면 13달러다 이거니?  음, 하나 갖고 가봐?  이런 궁리를 하게 된다.

 

아이디어 기가막히지 않은가? 원래 워홀이 그 캠벨 스푸 깡통 그걸로 유명해진 사람인데, 우리들이 깡통을 갖다 내면, 그게 쌓이면 또다른 워홀 작품이 탄생하는 것 아니겠는가.

 

미국에서는 학교나 사회단체에서 이런 식으로 보관이나 운반이 용이한 캔음식재료 같은거 모아서 사회시설에 기증하는 식으로 불우이웃돕기 행사를 자주 하는 편이다. Food Drive 라는 표현이 친숙한 삶의 일부 같은 것이다.

 

(아, 나도 학교에서 종강파티 할때, 캔다섯개씩 갖고 오면 기말 프로젝트에서 가산점 2점, 뭐 이런 식으로 캔 걷어다가 어디다 기부할끄나~ ㅎㅎㅎ.)

 

 

 

 

2010년 11월 10일 수요일

[Movie/Song] Brother Sun, Sister Moon

 

 

Brother Sun and Sister Moon,
 I seldom see you, seldom hear your tune
Preoccupied with selfish misery.

Brother Wind and Sister Air,
 Open my eyes to visions pure and fair.
That I may see the glory around me.

I am God's creature, of him I am a part
I feel his love awaking in my heart

Brother Sun and Sister Moon
I now do see you, I can hear your tune
So much in love with all that I survey

 

 

산삼보다 신통한

 

 

펼쳐두기..

 

 

 

2010년 11월 9일 화요일

Prayer of St. Francis of Assisi

The prayer of St. Francis

Lord, make me an instrument of your peace,
Where there is hatred, let me sow love;
where there is injury, pardon;
where there is doubt, faith;
where there is despair, hope;
where there is darkness, light;
where there is sadness, joy;

O Divine Master, grant that I may not so much seek to be consoled as to console;
to be understood as to understand;
to be loved as to love.

For it is in giving that we receive;
it is in pardoning that we are pardoned;
and it is in dying that we are born to eternal life.

 

 

오늘 새벽에 일어나서 책상앞에 앉아서 멀거니 있다가,

웹으로 이 기도문을 찾아내어 공책에 베껴적어봤다.

내가 오늘 하루 만나는 사람들에게 희망과 빛과 기쁨을 주는 행동을 하고 싶어서.

 

내 생활이 피곤해지면, 나도 모르게 학생들을 향한 마음이 소홀해지거나, 혹은 냉소적이 되거나 그런다.  숙제 대충 해서 낸 학생에 대해서 '무시'하는 마음도 생기고.  (그런데 선생은 그러면 안되는거라.)

 

그래서, 좋은 선생이 되고자, 이걸 적고 사색을 해보았다.

 

역시, 이런 마음으로 학교에 오니까, 학생들이 더 귀해보이고, 오늘따라, '문제아'로 찍혔던 학생이 곱게 화장까지 하고 와서 신상 상담을 곱게 하고 나간다.  나 역시 그가 예상했던 '냉소'나 '무시'가 아니라, 진심으로 그를 배려하는 태도를 유지할수 있었다.

 

오늘 연달아 두 강좌가 있다. 오전에 정규 수업. 오후에 특강. 수업들어가기 전에 이 기도문을 다시 읽어보고. 그리고 하루를 시작하면, 내가 스스로를 조절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다.

 

 

Brain Fruit: "Osage-Orange"

http://en.wikipedia.org/wiki/Osage_orange

 

 

hedge-apple 이라는 별명도 갖고 있는 이 가을철 과일은 얼핏 보기에 '뇌' 모양이다.

가을이 되면 강변에 수십개가 소복히 쌓여있기도 한데, 지나가는 사람들이 들여다보고 그 정체를 알고 싶어 하지만, 이것이 무엇인지 도통 감이 안잡힌다는 표정이다.

 

이게 뭐냐고 사람들이 물으면, "Brain fruit!" 이라고 농담으로 답을 하는데, 역시 듣는 사람도 내가 '농담'하고 있음을 알고 웃고 만다.  가끔, 포토맥 강변에서 길을 걷다보면 노랑 머리 사람들이 내게 이것저것 물어오는데, 길을 묻거나, 식물에 대해서 묻거나, 시원하게 답을 해주거나, 혹은 나도 모르겠다며 우리의 무지를 공유하게 될때, 문득 내가 깨닫게 되는 것 -- 내가 저사람들 눈에 이방인으로 보이지 않는 모양이다. I feel I am one of them. It feels good.

 

얼마전에도 어떤 사람들이 모여서서 이걸 들여다보며 침팬지같은 표정으로 궁금해하다가 내게 이것의 정체를 묻는데, 내가 정답을 알려주지 못했다. (나도 몰라서.)

 

오늘 아침 문득, 잠에서 깨어났을때, 요놈 생각이 나서, 구글에서 brain shaped fruit, northern virginia 를 넣고 뒤져보니 결국 정보가 나오고 만다.  osage-orange. 북미 자생 나무. 오크보다 목재가 더 튼튼하고, 과일은 인간이 먹을수 없다. hedge apple 이라는 별명이 더 친근하게 느껴진다.  낙엽이 지기전에, 이 과일이 떨어져나온 나무, 그 나뭇잎도 사진을 찍어와야지.

 

 

 

 

 

2010년 11월 8일 월요일

빨래 건조대

여태 바깥 베란다에 세워놨던 빨래 건조대를 거실로 들여놨다.

이거 아마 내년 3월까지 거실에 뻗치고 서 있을 것이다.

실내 공기가 건조한것 같아서, 이제 들여놓고 빨래를 말려야.

 

밤에 자기전에 수건 두어장하고, 속옷, 양말 이런거 빨아 널고 자면 가습기 역할 하고 좋을것이다.

 

이 빨래 건조대는 20년 묵은 것이다. 우리 지팔이 아기때 기저귀 건조대로 산거니까.

사실 세우는 장치가 너무 낡아서 망가져가지고, 내가 철사로 칭칭 묶어서 세워놓았는데

철사로 묶어 놓았기때문에 접을수가 없지만 (접이식인데)

세워놓고 사용하는데는 아무 문제 없다.

 

(그러고보니, 이 아파트에 이사한후, 빨래를 바깥 햇볕 좋은곳에서 말렸고

이제는 거실에 들여놓고 빨래를 말리는고로, 여태 건조기는 한번도 안썼다.

앞으로도 쓸일이 없을것이다. 전기 절약도 되고...)

 

 

 

 

 

아주 사소한 것이 아주 소중하기도 하지

 

 

어제 내가 달인 대추차를 오늘 뜨겁게 덥혀서 보온컵에 담아왔다. 이 보온컵은 한국의 무슨 증권회사에서  고객들에게 살포한 것인데 (컵에 증권회사. 지점, 전화번호가 아주 진하게 찍혀있다), 한국집에서 세월 보내다가 전에 한국 짐 올때 묻어온것이다. 지난 몇년간 사계절 잘 쓰고 있다.  미국의 텀블러는 보온성도 없고, 밀폐성도 없고, 그냥 승용차에서 조금 안전하게 음료를 보관하는 기능만 한다.  이것은 보온성 확실하고 -- 당연히 밀폐성도 높은 보온 컵이다 (사이즈는 미국식 텀블러만하다).

 

특히 장거리 자동차 여행할때, 이 보온컵에 아이스티나 뜨거운 생강차 이런거 담아가면 온종일 놀다가 밤에 열어서 먹어도 그 냉기나 온기가 그대로 유지된것을 확인할수 있다.  대단하신 보온병이다. (중국산이지만 잘 만들었다).

 

그런데, 보온병 얘기하려는게 아니라,

보온병을 감싸고 있는 저 자주색 '코지(cozy)'에 대한 이야기를 하려는거다.

사실 이것은 내가 작년에 크리스마스 세일기간 지나고, 조지타운 반즈앤노블에서 덤핑세일할때 샀던 텀블러컵을 감싸고 있던 것이었다.  난 이 털스웨터같은 컵감싸개가 맘에 들어서 그걸 꽤 싸게 장만했다.  그리고는 어디 갈때나 그걸 차에 싣고, 들고 다녔다. 손으로 잡으면 포근하고, 예쁘고.

 

그런데, P선생은 이걸 굉장히 싫어했다.  귀챦다는거다.  왜 그가 귀챦아했냐하면, P선생이 설겆이를 자주 했는데, 내가 이거 부엌에 내 놓으면 컵에서 감싸개 벗긴후에 컵을 닦고, 그리고나서 다시 컵에 옷을 입혀주는 과정이 아주 번거로웠던거다.  그러니까 그 쓸데없는것을, 귀챦은 것을 왜 꼭 그렇게 감싸고 다니냐는거다.  그래가지고 P선생은 "이놈의것 치워버려!" 이러고 투덜투덜거리곤 했다. 

 

추운 겨울에 내가 아침 일찍 출근할때면, 고구마를 렌지에 굽고, 보온컵에 뜨거운 생강차를 담아서 내 점심으로 싸주곤 했는데, 내가 '고맙다'는 인사도 안하고, "내 컵! 컵데기 어디갔어? 내 컵 껍데기 어디다 갖다 버렸어? 빨리 찾아내!" 이러고 신경질을 부렸기 때문에, 그는 이걸 더 증오했다. ㅎㅎㅎ.

 

나의 이 '껍데기'에 대한 사랑이 정도를 넘어서면서, 컵을 바꿀때도 이 자주색 껍데기를 고수를 했던 것이니....  나는 가끔가다가 우리집에 쌓여있는 털실을 꺼내어 이렇게 예쁜 껍데기를 몇개 더 짤까 생각만하다가 그만둔다.  될수있는대로 일을 벌이지 않고, 있는거 갖고 마르고 닳도록 쓴다는 방침을 세웠기 때문에...

 

오늘같이 쌀쌀한 아침에, 이걸 들으면 얼마나 따뜻한데.

 

 

 

 

새 은행카드

 

 

아침 출근길에, 은행에 들러서 카드 새로 발급 받아왔다. 놀랍게도 '핑크색' 카드였다!  그래가지고, 그 카드를 주는 은행원 앞에서 -- 좋아서 입이 찢어졌다. ;)    아마.... 카드 이쁜거 받았다고 고객이 좋아 죽으면, 그 은행원도 아침부터 기분이 좋아지지 않을까?  (잃어버리길 잘했어!  전에 그 카드 생긴거부터 맘에 안들었다니깐!  ...아니 그러면 안되지. 그래도 몇년간 내 삶의 벗이 되어왔던 고마운 카드인데.... 미안미안. 너를 잃어버려서 미안해. 넌 아마 리버벤드 파크 어느 낙엽속에 있겠지. 거기서 매일 파란 하늘을 보라구....)

 

 

 

2010년 11월 7일 일요일

겨울, 나의 '껍데기'

 

겨울이다.

춥다.

결국 올해도 겨울은 오고야 만 것이다.

 

내가 빈둥빈둥 노는것 같지만, 사실 하루하루 괴롭다. 일이 밀려서 그렇다. 당장 겨울학기 언라인코스 두가지를 짜서 보드에 올려 놓아야 하는 일이 발등에 떨어진 불이다. 불기없는 방, 책상에 붙어서 일하다보면 뜨거운 커피가 정말 '고마운' 존재가 되고, 실내에서 손이 시리고 곱아진다.

 

결국 워싱턴 생활중, 내가 가장 '장 시간' 입은 이 겨울 잠바를 꺼내 입고 일하고 있다.

이건, 우리 식구들은 다 아는 사실인데, 사실 '옷'이 아니다.

그냥 나의 부가적인 가죽이며, 껍데기이며, 겨울에만 발생하는 제 2의 피부 같은 것이다.

 

이 옷에는 어떤 마력이 있다.

일단 한번 입기 시작하면, 절대, 절대, 절대, 죽어서 관속에 들어가도, 벗을수 없다.

이 옷은 눈이 녹았다 얼었다 녹았다는 반복하고, 창밖에 개나리가 피고지고, 마침내 벚꽃이 피어날때까지 나의 '가죽' 노릇을 하면서 때에 절어 팔부리가 반질반질해 질 때까지 내 몸에 착 붙어있을 것이다.

 

내가 천하에 왕소금을 켜켜이 쌓아놓고 사는 왕짠순이라서, 난방비라면 벌벌 떤다. 차라리 추위에 벌벌 떨고 말지 난방비로 금쪽같은 내 돈을 훨훨 태울수는 없는일.  추우면 껴입으면 되는거다. 그래도 추운가? 더 껴입는거다. 그래도 추운가? 이불 뒤집어쓰는거다. 그래도 추운가? 나가서 운동하고 오는거다. 돈을 아껴야 한다.  (그돈 아껴서 뭐할려구? ----> 명품가방 살려고~  오오 할렐루야~~~ 하하하 : 너무나 추위에 떨다보면 이런 환각증세가 밀려오기도 한다. 그러나 겨울에 카페트 깔린 실내에서 얼어죽었다는 사람 못봤다.)

 

농담하니까 몸이 따뜻해진다.

다시 일이나 하자

(이럴때는 내 노트북에서 나오는 열기도 참 고맙고 사랑스럽다.)

 

아아, 나는 그래도 괜챦다. 일단 학교에 가면 난방 잘 되는 따뜻한곳에서 온종일 지내니까. :)

 

 

Tree at my window, window tree

2010년 11월 7일 일요일 정오.

내 책상에서 내다보이는 창밖의 나무

 

 

 

 

 

문득, 생각이 났는데

내년 11월에 나는 이 창가에 있지 않을 것이다.

이 아파트는 1년 계약을 했고

내년 11월에 나는 이 집에 살고 있지 않을 것이다.

 

나는 다른 곳으로 이사를 해 있거나

아니면 내년 11월에 나는 한국에 있을지도 모른다.

 

그런 생각을 하니, 창밖에 빛나는 노란, 붉은 단풍들이 예사롭지가 않다.

나하고는 마지막으로 서로 손짓을 하는 것이나 마찬가지이다.

그래, 지난 여름 내내 내 창가에서 나를 위로해줘서 고맙다

내 창가를 황금빛으로 물들여줘서 고맙다.

사진으로라도 찍어 놓고 가끔 추억하마.

 

오늘 날씨, 천국처럼 눈부시다.

 

 

북 버지니아 딱따구리 Pileated Woodpecker (동영상)

 

 

 

Riverbend Park 에서 Great Falls Park로 향하는 강변 오솔길에서 붉은 왕관을 쓰고 있는  딱따구리 (pileated woodpecker)를 발견했다.  마침 나지막한 강변 나무 줄기에 매달려서 나무를 쪼아대고 있었다.  대개 딱따구리가 숲에서 발견될때는 높다란 나무 기둥에 매달리는 식이라서 육안으로 발견을 해도 사진 촬영은 힘든데 (망원카메라나 큼직함 DSLR이라면 좋겠지만 똑딱이로는 포기를 해야 한다)  -- 오늘은 운이 좋았다.  내 똑딱이가 포착할 수 있는 거리에서 발견이 된 것이다.

 

그래서, 똑딱이로 동영상을 찍었다.  :)

 

 

 

 

 

 

 

 

딱따구리를 발견하여 촬영한 나무 밑에서, (너무나 기쁜 나머지) 무슨 탐사대 대장처럼, 셀프 기념촬영. 하 하 하.  아침에 얼음이 얼을 정도로 추웠다. 그래서, 털벙거지 쓰고 단단히 차리고 나갔는데, 해가 뜨면서 날이 따스해졌다.  그렇지만, 돌아올때도 모자를 벗지 않았다. 쌀쌀했다.  (목소리...도...나쁘지 않은거 같애... 앞으로 혼자서 다큐 찍으면서 돌아다니는 뭐냐 그 인디펜던트 다큐멘터리 프로듀서 그거 해도...될거 같어. 장비 좋은거 사가지고... :)   )

 

아. 비디오 장비 가볍고 좋은거 사가지고 제대로 트래킹 다녀봐? 

(----> 너 그러다 백수 되겠다는거냐?  학교나 잘 다녀라.....)

 

 

 

 

 

 

Riverbend Park 에서 Great Falls Park 까지 왕복

 

 

Riverbend Park 는 미국 워싱턴 디씨 인근의 국립공원인 Great Falls Park 상류에 있는, 역시 포토맥 강변의 공원이다.  Riverbend Park 에서 시작하여 강변 산길을 따라 약 2마일쯤 걸어 내려가면 Great Falls Park 버지니아쪽 공원 관리소가 나온다. 

 

(Great Falls Park 는 메릴랜드와 버지니아 양안에 걸쳐있는데, 강 건너편이 메릴랜드이다. 양쪽에서 보이는 폭포의 풍경이 약간씩 차이가 나고 개성도 다르다. 마치 나이아가라 폭포의 풍경이 캐나다쪽과 미국쪽에서 볼때 차이가 나듯.  Great Falls Park 는 메릴랜드 쪽 전망대는 입장료를 안 받는데, 버지니아 에서는 공원 입장료를 차 한대당 5달러씩인가(?) 받는다.  공원이 아름다우니 입장료 내는것이 억울하지는 않지만...돈을 안낼수 있으면 안 내는 것이 상책이지...)

 

인근의 Riverbend Park는 Great Falls Park보다 상류의 공원인데, 이곳은 입장료를 안받는다.  그러니까, Riverbend Park 주차장에 차를 세워놓고, 강변 오솔길을 따라서 강을 따라 슬슬 걷다보면 Great Falls Park 무료 입장이 가능하다.  불법도 아니고, 그것이 허용되어 있다. Great Falls 에서 입장료 받는것 역시 '자동차 주차비' 명목일 뿐이다.

 

그런데, 입장료 문제가 아니고...Riverbend 에서 Great Falls 까지 내려가는 그 강변 숲길이 그 자체가 예술이다. 어떤 면에서 Great Falls 주변의 트레일보다 Riverbend 에서 이어지는 트레일이 훨씬 아름답기도 하다.

 

Riverbend 에서 시작되는 트레일의 특징은, 이곳이 강이면서 호수와 같다는 것이다. 풍광 아름답고, 강이 바로 지척에 이어져있고, 언제든지 강변에 서서 발을 담그거나 손을 씻어도 된다. 사람 통행로와 강이 멀리 떨어져있는것이 아니고 바로 내 발 끝에 강이 있다는 말이다.  그리고 Great Falls 직전에 나지막한 '댐'이 있다. 그래서 댐 덕분에 그 상류의 물은 호수처럼 고요하다.

 

 

 

댐을 지나면 이어서 험한 바위로 이루어진 Great Falls 가 나타나는데

댐 상류가 정적의 세계라면

Great Falls 쪽은 폭포 소리로 역동적인 세계이다.

 

 

 

사진 사이즈 줄여 놓으니까 그 위용이 사라지고 마는데,

Great Falls 는 '그야말로' 위대하다.

지난주에 비가 많이 왔는데, 덕분에 물이 많아서 폭포가 더욱 위용 넘쳤다.

한참동안 전망대에서 물소리를 들었다.

바다에 간듯 기분이 좋아졌다.

 

이 미친듯 흐르는 물의 상류로 가면, 위의 사진같은 고요한 물의 세계가 있는 것이다.

자연은 참 신기하고도 신기하다.

 

 

 

 

 

 

폭포 옆, 그늘진 도랑에 비친 나무와 물위에 떠있는 낙엽들.

마치 우리나라 자개장의 무늬같았다 (검은 바탕에 알록달록 붙어있던 조개껍데기들.)

 

 

 

2010년 11월 7일 오전 리버벤드에서 그레이트폴스까지 왕복한 길에서

 

* http://americanart.textcube.com/814   강변 길에서 만난 딱따구리

 

대추차 끓였다

 

 

 

냉동실에, 차례지내거나 제사지내고 보관된 대추가 봉지봉지 있길래, 아침에, 산책 나가기 전에 그 놈들을 씻어가지고, 커다란 솥단지에 담고 물 그득 채워서 화덕에 올렸다.  금새 바글바글 끓길래, 불을 아주 약하게 맞춰놓고 나갔다 왔다. 두시간 반 가까이 혼자 화덕에서 약한 불에 끓고 있던 대추솥.

 

국자로 물을 떠 먹어보니 아주 곱게 고아져서 맑은 물인데도 대추향기와 맛이 진했다. (제대로 됐군.)

 

체바구니로 대추를 걸러내고 (껍질과 씨앗만 남게 된다) 나머지는 걸쭉한 액체가 되어 유리 용기에 담겨졌다.  한컵 담아 먹어보니 뜨끈하고, 달콤하고... 밖에 다녀와서 배고프고 춥고 그런데 온몸이 후끈해진다.

 

유리병에 잘 보관해놓고 며칠 아침 저녁으로 데워 먹으면 되겠다. 진짜 대추차. 꿀이나 설탕을 가미하지 않아도 달고 기름지다.

 

 

 

 

 

카드분실

아침에 Riverbend Park 에 산책 나갈때 운전면허증과 은행카드를 잠바 주머니에 넣고 가뿐하게 나갔는데 (지갑이나 가방, 배낭 이런것 귀챦아서), 다니다가 주머니에서 은행카드가 빠진 모양이다. 호주머니가 작고, 좀 불안불안해서 내가 수시로 주머니속의 카드 두장을 확인했었는데, 약 10분전에도 분명 손안에 카드 두장이 잡혔었는데, 하나가 없어진거다.  그래도 다행이지 은행카드 분실이니... 운전면허증 분실하면 기분나쁜 DMV에 가야하고, 짜증나쟎아... (ㅎㅎㅎ)

 

집에 와서 언라인으로 분실신고 번호 알아내서 전화로 모든 문제를 해결하고, 한시름.

 

그 카드 원래 만기도 되어오고 낡고 그래서 가끔 카드가 안 읽힐때도 있었고, 어차피 새걸로 바꾸고 싶었는데, 뭐, 이참에 새것으로.  (실수해놓고도 좋대요....아이구야 태평족아.)

 

다음부터는 절대 맨주머니에 카드 갖고 다니는 짓은 말아야겠다. 귀챦아도 반드시 지갑에 넣어서 가방에 담아서 갖고 다니고...그게 정 귀챦으면 자동차 안전한 곳에 놓아두고 산책을 하는 방법도 있겠다. (아니 그래도 내 몸에 소지하는게 안전하겠지. 귀챦아도 배낭을.) 좋은거 한가지 배웠다.

 

 

2010년 11월 6일 토요일

SAT-2, 외국어 시험장에 갖고 가야 할 도구들

미국이 초 강대국이고 선진국이지만, 가끔 아주 의외의 현상을 발견 할 때도 있다.

대학 입학을 위한 SAT 시험에서 과목별로 치는 외국어 시험, 그 외국어 시험을 치르는 학생은, 시험장에 갈때 CD 플레이어와 해드폰을 갖고 가야 한다. 

 

외국어시험은 학생에 따라서 각자 상이한 언어를 신청하여 시험을 치는데, 가령 똑같은 시험장에 앉아서 아무개는 독일어 시험을 치고, 또 아무개는 한국어 시험을 치르고, 제각각 자신이 선택한 외국어 시험을 치르는 것이다.  그리고 외국어 시험에 필수적으로 들어가는 듣기 평가가 있으니, 듣기 평가 하려면 오디오 시설이 있어야 하는데, 학교에 그런 비슷한 시설도 없고, 랭기지 랩도 없고.  그러니까, 시험 치는 학생들이 각자 시디 플레이어를 갖고 와야한다. 남한테 방해되면 안되니까 헤드폰도.

 

그것도 반드시 시디 플레이어가 있어야 한다.  왜냐하면 외국어 듣기 평가가 시디에 담겨져 있으니까.

 

우리집에서는 지홍이가 4년쯤 전에- 탈라하시에 살때 외국어 시험을 친 적이 있었다.  그때 애가 멋모르고 시험장에 갔다가, 시디 플레이어를 지참해야 한다는 말에 혼비백산을 해가지고 부랴부랴 다시 집에 다녀온 적이 있었다 (그때 시험장이 내가 다니던 주립대에 있어서, 내가 쌩하니 왔다리 갔다리해서 해결할수 있었다.)

 

4년이 흘러 이번엔 찬홍이 차례가 되었고 (지팔이 놈은 외국어 시험을 11학년때 해결했는데, 찬홍이가 12학년 막바지에 하면서 이런 시간의 격차가 생겼다.)  역시 찬홍이도 지팔이놈이 끌고 갔던 그 시디 플레이어를 갖고....시험을 치러 갔다.

 

 

그런데, 지팔이와 찬홍이가 끌고 간 그 시디플레이어가 뭐냐...하면...우리집 왕땡이만한, 왕따시 커다란 붐박스다.  하하하.  우리집에는 휴대용 시디플레이어가 그때나 지금이나 없고, 요즘은 그거 휴대용 사기도 힘들걸. 죄다 MP3 로 음악 듣는 시대니까.  아무튼, 오늘 찬홍이는 그 왕땡이만한 붐박스 (음악전용 라디오, 시디플레이어)를 '안고' 시험장에 들어갔다.

 

 

시험 마치고 나온 찬홍이에게 : "야야, 너처럼 큰거 같고 온 애 또 있었니?" 하고 물어보니, 찬홍이가 고개를 절레절레 흔든다. 하하하. 다들 조그만 휴대용 기기를 갖고 왔다는 것이다.  어떤 애는 포장도 안뜯은 휴대용 시디 플레이어를 갖고 와서 시험장에서 뜯어서 쓰더라고. 하하하.  찬홍이, 완전 돌쇠 같이 보였겠다.  왕따시 커다란 라디오를 끌고 온 '이상한 애.'

 

그런데

그 와중에 찬홍이가 선행을 한 것이 밝혀졌다.  어떤 애가 시험 시작하기 전에 사색이 되었는데, 헤드폰이 말썽이었다고 한다. 시디 플레이어와 헤드폰을 갖고 왔는데, 그 애의 헤드폰은 완전 음향전문가들이 쓰는 어마어마한 헤드폰. 그런데, 그 헤드폰을 시디에 꽂아야 하는데 서로 안맞는거다. 꽂을수가 없는거다. 난리가 난거다.  마침 찬홍이가 호주머니를 뒤져보니 사이즈가 다른 기기들을 연결해주는 어댑터가 손에 잡히길래, 그 어댑터를 건네주어 그 왕따시 헤드폰을 갖고와서 찔찔매던 아이도 시험을 무사히 치렀다고.

 

찬홍이는 그러면 왜 그런것을 호주머니에 갖고 다녔을까? 

찬홍이는 음향분야에 흥미가 많아서 호주머니에 음향 관련 여러가지 소품들을 늘 갖고 다닌다고 한다. (이상한 애야...)

 

아무튼,

찬홍이 픽업하러 가보니, 학교 현관에서 기다리다 나오는 찬홍이 등에 학교 가방. 찬홍이 두 팔에 왕눈이만한 라디오.  아주 혼자 봐주기 아까운 장면이었다.  하하하.

 

 

미네르바의 부엉이

 

 

일명, [미네르바의 부엉이] 가방.

ㅋㅋㅋ

오늘 찬홍이 SAT 2 -- 두과목 시험 치렀다.  이로써 이제, 주섬주섬 엮어서 어플라이 할 일만 남은 셈이다.  새벽부터 서둘러서 라이드 해주고, 끝날때쯤 달려가 픽업하고, 뭐, 돌아오는 길에 근처 아웃렛에 들렀다.  시험치느라고 애도 썼거니와, 애가 입고 다니는 바지가 내 맘에 안들어서 얼마전부터 하나 내 맘에 드는 것을 사주려고 벼르고 있었다.

 

바지도 내 맘에 드는 것으로 고르고,  나이키 패딩 잠바 좋은 놈으로 하나 사주고 (애가 오십달러 넘어가는 것은 감히 꿈도 못꾸다가, 내가 100달러짜리 패딩 잠바를 사줬더니 아주 좋아 죽는다... 여태 형의 그늘에 가려서 옷하나 변변한것을 못 얻어 입던 애다. (나중에 지홍이 놈이 오면 빼앗아 갈것으로 추측된다.  형이 달라면 다 주는 놈이라...)

 

아웃렛 감 김에 뭐, 그냥 기웃대고 돌아다니다가 케이드 앤 스페이드에서 찬홍이가 이 부엉이 가방을 발견했다.  찬홍이가 이 가방이 너무너무 좋다는거다. 그래서 내가 들어보니까...잘 어울린다 (당연하지, 옷걸이가 을마나 좋은데.) 찬홍이가 하도 이 가방이 좋다고 하길래, 내가 가격표 보니까, 장난이 아니더라.  그래서 "얘야, 됐다. 가자." 했는데, 찬홍이가 점원한테 얼마 할인해주는가 묻는거다. 점원이 쓱 물건보더니, 할인가격에서 다시 70프로 또 할인.  (오잉?)  그, 그, 그러면 이것이 을마여?

 

되게 비싼거라 쫄아있다가, 이래저래 할인하니, 뭐, 용서할만한 가격이 나오길래, 냉큼 샀다.  

 

이 가방의 매력 포인트는,

 

 (1) 일단 케이트 앤 스페이즈 물건이 튼튼한것은 보장이 된다.  이 회사는 이름난 명품 축에 못끼는 중가 브랜드인데, 국제적으로 알려지지 않아서 명품족들은 별로 안 사지만, 미국 여자들은 꽤 들고 다닌다. 미국식 실용주의적 디자인 감각을 유지하는 편이다. 튼튼하고 실용적이다.

 (2) 이 독특한 부엉이 디자인 자체가 가장 내세울만한 것이다.  내가 세상 살면서 이리저리 구경하다보니 여성들이 들고 다니는 가방은 크게 세가지가 눈에 띄는 요인이다.  첫째는 값으로 승부 보는 유명 브랜드의 위대한 장식성, 둘째는 실용성을 극대화 한 작품들, 그리고 셋째는 유머. 이 가방은 그 '유머'에 해당되는 특이한 디자인. 특이해서 눈에 띄는데, 그 특이성이 아주 우스꽝스럽거나 친근한 디자인이라는 것이다.  내 인상에 오래 남는 유머러스한 가방은 어느 노부인이 들고 다니시는 '암탉 가방.'  가죽 가방인데 전체적으로 암탉 한마리 모양이다.  가죽에 색을 입히고 장식을 하여 알을 품는 암탉 모양으로 가방을 디자인했다.  그 가방을 볼때마다 나는 웃었다. 웃겨서. 아주 따뜻한 유머였다.  이 가방을 사가지고 들고 다니는 동안에도, "저 가방 너무 귀엽다"는 소리를 몇번 들었다.  사람들을 웃게 만들거나 기쁘게 만드는 디자인.  이 가방은 바로 그런 매력을 갖고 있다.

 

이 가방을 들고 외출하면, 꼬마아이들이 엄마 손 잡고 가다가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웃을것이다. 그러면 나도 그 꼬마애와 눈을 마주치고 함께 웃을수 있을것이다.  그래서 이 가방이 즐거워지는 것이다.

 

 

 

2010년 11월 5일 금요일

텅빈 바구니

 

 

찬홍이네 학교 신문사에서 가끔 기금 마련을 위한 행사를 하는데,  이번에는 금요일 오후의 간식 판매. 한달 전에도 집에서 초콜렛 브라우니를 구워다 팔았는데, 또 그걸 만들어다 팔겠단다.  그때는 내가 경황이 없어서 그냥 유리 용기에 브라우니를 대충 구워서 잘라 보냈는데,  이번에는 바구니를 찾아다가, 브라우니를 담고 예쁘게 장식을 하여 보냈다.  "예쁜 바구니에 담아서 팔면, 예쁜거 좋아하는 여자애들이나, 여자친구 있는 남자애들이 예쁜 맛에 사가지고 갈것이다."  바구니에 말려둔 꽃도 끼워서 장식을 해줬는데, 찬홍이가 좋아라고 들고 갔다.

 

역시 내 예상대로, 브라우니는 삽시간에 동이 났다고 한다. 그래서 20달러를 벌어서 기금에 넣고 왔다고. 하하.

 

내가 원래 우리 할아버지 할머니 슬하에서 장사를 익히고 농사를 익힌 사람이다. :)  장사를 하러 들으면 돈 잘 벌 자신있다.  그런데 장사 안하는 이유는, 장사보다 공부가 더 좋아서 그런거다. 돈 안돼도, 굶지만 않는다면 공부하고 책보고 일없이 뜬구름 쳐다보는 것이 더 좋기 때문에 장사를 안하는 것 뿐. (기고만장을 해요, 겨우 브라우니 팔아서 순이익 10달러 내 놓고선.)

 

*사실 장사나 농사나, 보통 부지런하지 않고는 망해먹기 십상인 신성한 일이다. 그러니 나같은 게으름뱅이가 어떻게 그것을 감당을 하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