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5일 일요일

Sports Bra Effect 스포츠브라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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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제 저녁에 나갔다 오는길에 찬홍이하고 의논하여 스포츠브라 한가지를 골라가지고 왔다.  (찬홍이가 이런것을 상담을 잘 받아준다.)

 

내가 과연 이것을 입을수 있을까 반신반의하며 걸쳐봤는데,

뭐, 그럭저럭. (아주 꼴불견은 아니군.)

 

새벽에, 아직 세상이 컴컴하여 아무도 볼 사람이 없을때

이걸 입고, 셔츠를 걸치고 학교 운동장으로 가서 몸풀기를 했다.

 

그런데, 아뿔싸

이거 뭐야

생전 안보이던 동네 '한국인'이 오늘 여기서 향우회하시나?

아니 왜 안보이던 한국인 아저씨 아줌마가 총 출동하신건가?

읔. (날짜를 잘 못 잡은 것이야.)

 

내 눈에 평소에 보이지 않던 아시아계 사람들이 보이자, 내가 공연히 쫄았다.

 

그러나,

이것을 극복하지 못하면, 나는 절대 남의 시선에서 자유로워질수 없다.

 

하여,

남보기에 흉하지 않게 달리기를 해야겠다고 각오를 하고 차분하게 달리기를 했다.

그러니까, "저 아줌마 저거 중뿔나게 뭐 저런 복장으로 나와서 돌아다녀? 시각공해구만" 하고

처음에 비평한다고 해도, 나중에라도 "어, 저 아줌마 달리기 선순가보네...잘 잘리시네~ " 뭐 이런 소리가 나오도록.

 

그래가지고

내가 폼나게 단정하게 달리느라 애를 먹었다.

 

그런데, 남자들 웃통벗고 달리기 빤쓰 한장 입고 달리는 심정을 이제야 알겠다.

달리기 할때는 바람이 부는데, 그 바람이 내 노출된 피부를 스치고 지나갈때

그때 얼마나 기분이 좋은지~  그것은, 오직 경험한 사람만 알수 있을것이다.

인생에 이런 종류의 쾌락도 있다는 것을 오늘에서야 알았다.

(아 인생은 얼마나 깊은가, 살면 살수록 모르던 쾌락을 발견해나가게 된다.)

 

달리다보니 재미가 붙어서

오늘은 트랙을 논스톱으로 일곱바퀴를 돌았다 (나는 5번 트랙을 돈다). 내 인생 최 장거리 달리기일것이다.

달리다가 힘들어도 계속 달리는 이유는,

달리다가 힘들어서 걷기로 전환해버리면 다시 달리기의 속도로 돌아가기가 힘들다.

그냥 힘들어도 내쳐 달리는것이 오히려 힘이 덜 드는것 같다.

 

 

나는 오늘 내 몸에, 내가 알지 못하는 여러가지 미지의 가능성이 있다는 것을 문득 깨달았다.

아, 내가 이만큼 달리기를 해 내다니. 나는 걷기위해서 태어난 동물인줄 알았는데, 달리기도 해보니 되네.

달리기는 달리기만의 쾌락이 있다. 걷기에도 쾌락이 있듯, 달리기에는 좀더 열정적인 쾌락이 있다.

 

오늘, 내 인생의 두가지 신기록

 * 스포츠브라를 입고 달렸다! (아주 발악을 해요 발악을!~)

 * 트랙 일곱바퀴를 논스톱으로 달렸다.

 

오! 아줌마 장하시도다~ 

* 그런데, 나 계속 달리면, 배와 허리 근육이 저 사진속의 주인공처럼 될수 있을까나~  에헤라 달려보세~

 

 

댓글 6개:

  1. 히히.. 허리랑 배가 저리 되려면 웨잇 트레이닝이랑 복근 운동 하셔야 할걸요..

    커다란 공으로 하는 복근운동이 그래도 쉽고 재미있는편인데 꾸준히 해야지요..

    저야 말로 작심 일주일이라서요.. 집에 있는 피트니스공을 발에 걸리면 차고 다니는 실정이에요.. 뭘 꾸준히 한다는거 그자체로도 참 대단한 일 같아요..^^..

    그래서 이렇게 계속 걷고 달리고 하시는거 존경스러워요..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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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과씨 - 2010/08/16 10:43
    저도 이거 언제 접을지 몰라요.

    그냥 한달에 90마일 기록만 세우면 좋겠다는 목표를 정해놓고, 90마일 넘기면 무조건 내가 나한테 선물사주기 뭐 그런거 하려구요.



    복근 그런거는 기대 안하고,

    매일 운동을 계속하길 바라는거지요.

    언제 팽개칠지도 알수 없는데,



    그런데, 이렇게 페이지 열고 기록을 남기다보면

    쳐다보는 '시선'이 무서워서라도 뭐 하는척이라도 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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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emptyroom - 2010/08/17 05:45
    ...뭐, 기왕지사, 이렇게 된거...

    오늘 '증명사진' 하나 찍어놓고

    매일 복근운동과 달리기를 하여

    한 백일쯤후에,

    before & after

    비교사진

    맹길어 볼까...요?

    히히히





    달리러 나가보세~

    이건 뭐 american art 집어치우고

    body art로 급선회~ (깨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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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나름 조깅할때 아이템(?) 갖추고 맵시있게 뛰는 이유가 다 있었군요..



    저도 최근에 조깅 시작했는데, 수년만에 하는 운동인지라 넘흐 힘드네요....



    그래도 운동 시작하고 나서 2주만에 4kg 감량 했으니, 소기의 목적은 달성한듯...



    화이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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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5. @brian,LEE - 2010/08/21 21:57
    반갑습니다.

    아니 2주동안 뭘 어떻게 하셨길래 4킬로가 감량이 된다는 것인지요 (ㅎ_ㅎ)?

    저는 20일간 매일 성실하게 돌아다녀도 체중에 변화가 없는데요... (orz orz!)



    어떻게 하면! (한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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