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포토맥강변이나 우리 동네 학교 트랙이나, 뭐 동네에서 조깅하는 여성들중에
이렇게 스포츠브라 탑을 입고 운동하는 사람들이 많이 눈에 띈다.
아시안계는 흔하지 않은 편이지만.
포토맥 강변에서 조깅을 하는 20대 아시안 여성들 중에는 이런 복장이 아주 잘 어울리는 사람들도 많다.
아무튼, '시원하겠다'는 느낌이 든다.
아, 말하자면 이런 복장은, 내가 시도해보지 못하는 '환상'에 가까운 것인데
요즘 아주 '진지하게' - 나도 스포츠 오쏘리티에 가서 저거 하나 맞는 것 사다가 해 봐?
요런 궁리를 하고 있다.
이 말을 듣는 순간 P국장이 가가대소를 하면서 노트북을 집어 던질 공산이 크다...마..는...
아니 이게 현실성이 없는 얘기도 아닌것이... (내 말좀 들여보셔~)
요즘 학교 운동장에서 내가 거의 매일 마주치는 할머니가 한분 계시다.
얼핏 인도계 혹은 중동계의 할머니이시다.
이분은 내가 아무리 '하이!'하고 만날때마다 인사를 날려도 절대 대꾸조차 안한다.
(그래도 나는 공평하게, 다른 사람들에게 하듯이 인사를 날려주는 것으로 나의 우정을 보여주고 있다.)
그런데 이분 무척 특이해.
일단 운동장에 나타날때, 모래주머니 같은 수상쩍은것을 잔뜩 안고 나타나서, 학교 숲에서 뭔가 신체단련 운동을 혼자 하신다. 그리고는 트랙에서 조깅을 하신다.
이분은 분명 할머니이다. 내가 보기에 60대로 보인다. (얼굴이).
그런데 몸매는, 뭐랄까 할머니 특유의 허릿살, 아랫배살이 그대로 보이지만
신체의 다른 부분은 - 아놀스 슈와제네거를 연상케하는 근육질이다.
나는 여자 등근육이 그렇게 울퉁불퉁한 것을 여태 본 적이 없다.
그러니까, 뒤에서 보면 울퉁불퉁한 남자 그 자체이다
(남자들이 이런 등근육 만들려고 얼마나 노력하는지, 내가 대충 파악하고 있는데,
이 할머니의 등근육을 발견하면 아마도 모두 그 앞에서 무릎을 꿇고 대성통곡을 할것이다.)
이 할머니가 바로 스포츠브라와 조깅빤쓰 차림으로 맨날 트랙을 도신다.
그런데, 이분의 복장이 전혀 낯설거나 특이해보이지 않고, 자연스러워 보인다는 것이다.
그러니까 스포츠브라와 조깅빤쓰는 쭉쭉빵빵하고 애마부인급 가슴 사이즈를 자랑하는 10대 혹은 20대 젊은 여성들만의 전유물은 아니라는 것이지. 이분 이외에도 여러명의 중년 여성들이 이런 복장을 하고 거침없이 트랙을 도는 것을 나는 아침마다 본다. 그러면서...나의 시각도 조금씩 바뀌었을 것이다.
처음에: 아 멋있다...하지만..내가 입으면 꼴 사납겠지?
며칠후: 아 멋있다...나도 한번 저렇게 입고 달려봤으면...
며칠후: 아 멋있다...나도 저걸 입고 여기 나타나도 별로 어색하지 않겠는걸
며칠후: 아 멋있다...아! 생각해냈다! 저걸 입고 거리를 활보하기엔 여전히 쑥스럽겠지만, 일단 트랙에서는 저 복장이 더 자연스러워 보이쟎는가... 그렇다면...저 스포츠브라 위에 스포츠 셔츠를 입고 학교까지 간 후에 트랙을 돌기전에 스포츠 셔츠를 휙 벗어서 울타리에 걸쳐놓고, 달리기 할때만 저 복장이 되는거야! 빙고!
드디어, 내 꼴통속에서 요런 아이디어가 샘 솟은 것이다.
결론은, 내 기운 나면 근처 스포츠 상점에 가서 스포츠브라를 맞을만한걸 하나 사다가
아침에 운동 나갈때 입고 나가 보겠다는 것이다.
그 위에 셔츠 입고 나갔다가
달리기 할때 셔츠 벗어서 '왕땡아, 내 셔츠 잘 지켜라' 요러고 던져주고
달리기 마치면 셔츠 다시 입고
집으로 오는 것이지.
하지만, 나는 게으른 인간의 표상이므로, 언제 스포츠사에 나가서 저런걸 살지는 나도 알수 없다.
아마 이러다 겨울오면 춥다고 그만 포기하겠지...
혹은, 오늘 나가서 질러버릴지도 모르지... 세상일을 누가 안단 말인가.
*근데 저렇게 입고 달리면 몸이 더 가볍고, 스스로 스타일에 좀더 신경쓰는 효과가 있지 않을까? *
덧글: 그런데, 내가 까먹고 안 썼는데, 그 육십대 근육질 할머니, 그분은 글쎄, 내가 오늘 새벽에 봤는데, (오마이 갓!) 조리를 신고 달리기를 하신다. 조리 - flip flap - 그 엄지와 검지 발가락 사이로 끈을 끼는 싸구려 신발. 그거. 세상에 조리 신고 달리기하는 사람 내가 이 세상에 태어나서 첨 봤다. 하하하. 아주 특이한 할머니 이시다. 요가 목적으로 그러시는건가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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