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2일 목요일

앙드레 킴 아저씨...

패션 디자이너 앙드레 킴 아저씨께서 돌아가셨다는 한국뉴스가 뜬다.

연세가 우리 어머니와 비슷하셔서, 어쩐지 쓸쓸해진다. 벌써 가셨나 싶고...

 

앙드레 킴 아저씨가 저승으로 가셨다는데, 일전에 들었던 이야기가 문득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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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창준 전 하원의원의 손윗 동서가 '조용필'씨라는 사실은 이미 널리 알려져있다.

조용필씨의 작고한 아내는 재미 실업인이었는데, 그이가 작고 했을때

운구를 책임진 분이 김창준 전 의원이었다고 한다.

그래서 김의원이 운구하여 서울로 고인을 모시고 장례식장을 지켰는데

손님도 많이 치르고, 김의원 자신이 노인이라 무척 피로를 느꼈다.

 

김의원이 자정을 넘긴 장례식장에서 자리를 지키고 있다가 그만 꾸벅꾸벅 졸고 말았는데,

꿈결인지 생시인지, 그 앞에 홀연 흰 옷에 검은 두건의 저승사자가 나타나더란 것이다.

김의원이 그만 혼비백산, "처형님을 잡아가더니, 나를 잡으러 온건가? 난 아직 할일이 많은 사람인데!"

김의원이 졸다말고 사색이되어 저승사자와 한편 대결하기 위해 벌떡 일어났을때

그 저승사자가 씩웃으며 손을 내밀더란 것이지

 

 "안뇽하십니까. 앙드레 킴 입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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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나 이 얘기 듣고 엄청 웃었는데...  정작 '저승사자' 유머의 소재가 되고 만 앙드레킴 선생께서

저승사자의 벗이 되어 떠나셨다고 한다. 명복을 빌어 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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옛날에, 나 고등학생때, 경복궁 근처에 있는 정독 도서관에 공부하러 다녔는데

그때 한국일보사 앞에서 버스를 내려서 경복궁 담을 끼고 청와대 방향으로 올라가다보면

큼직한 '양장점'하나와 '한복집'하나가 있었다.

그 양장점은 흰색으로 칠해져 있었고, 늘 그 안에 흰색의 눈부신 드레스가 있었다.

양장점 간판에 Andre Kim 이라고 씌어 있었다.

나는 그때 고등학생이었고 앙드레 킴이 뭔지도 몰랐다.

 

그 옆의 한복집 역시 꽤 큼직했다. 아름다웠고. 이리자 한복집이라는 간판을  기억한다.

 

난 그때 내가 앙드레킴의 옷들을 실컷 구경하고 다닌다는 사실 조차 몰랐었다.

(하지만, 어린시절 그런 고급 옷들을 실컷 구경한 결과,

나는 웬만한 디자이너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아서 디자이너 의상따위 무시하면서 살고있다. ㅋㅋ)

이세상에 아름다움을 선사하던 분이 가셨으니 쓸쓸한 일이다.

누군가가 죽었다는 소식을 들으면

설령 내가 모르는 사람이라 하더라도 어쩐지 한동안 쓸쓸한 기분이 들고 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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