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에 책상 앞에서 일하다 말고, 잡문을 하나 썼는데, 글 쓰다가 그만 내가 내 글에 현혹이 되어가지고
문득 혼자서 Life itself will let you know 노래를 흥얼거리다가
혹시나 싶어서 유튜브를 열어보니 이 노래가 많이 걸려있었다.
그렇군...
내가 어릴때 국내에 소개가 되었던 노래인데
국내 반응이 너무나 좋았던 나머지
심지어 전원일기의 영원한 김회장 - 최불암 선생이 '안쏘니 퀸'의 음성을 한국식으로 잘 소화해 내셨었다.
(한국어 버전은 유튜브에서 못찾겠다...)
아까, 밤에 캠프에서 돌아온 지홍이를 픽업하러 다녀오는데
지홍이가 차에서 Revolutionary Road 영화 얘기를 하면서
남자 주인공 (디카프리오)가 참 '어린애'같이 유약해 보인다는 평을 하더라. 어른 같지가 않다고.
그래서 지홍이에게 솔직히 말해줬다.
...아들아...네가 상상하는 '어른'은 이 세상에 없을지도 모른다.
사람은 모두 약하고, 어리석고, 그리고 겁이 많고 그래.
정말로 지혜롭고, 강인하고, 그런, '어른'은 신화속에서만 존재 할거다.
네가 보기에 네 엄마인 내가 '어른'으로 보이니?
네 눈에는 내가 강하고 현명하고 겁도 없는 어른처럼 보일지도 몰라.
하지만, 나는 강하지도, 현명하지도, 겁이 없지도 않다.
너하고 별로 다를바가 없어. 단지 나이를 좀더 먹었을뿐.
그러하므로, 영화 Revollutionary Road 에서 보이는 약하고, 방황하는 그 사람들이 사실은 진짜 나이먹은 사람들이 모습일거다. 그런 의미에서 그 영화속의 등장인물들은 사실은 꽤나 본질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할만하다. 인생은 원래 좀 찌질하고, 맥빠지고...그런거야...
어른의 모델을 딴데서 찾기 보다는
너 스스로 어른이 되기 위해서 스스로 자라나야 할거다.
힘든 일이지.
하지만, 죽는날까지 희망을 갖고 살아보는거지...
아무튼, 오후에 일하다 말고 이 노래를 꺼내 몇차례 들었는데
밤에 지팔이 녀석이 내게 '어른'의 화두를 던져줘서, 잠시 인생에 대해서 생각을 하는척 하다 말았다.
이 노래를 처음 듣는 찬홍이 녀석은 노래가 아주 맘에 든다고 관심을 보인다.
원래 명곡은 누가 들어도, 언제, 어디서 들어도 명곡이지 뭐.
Life itself will let you know...
어른은 그래도 아이들 앞에서는 폼을 재야지. 희망을 주기 위해서지.
답글삭제놈들이 인정해 줄지는 모르지만. 인수동 박이 어디 가나!
@King - 2010/08/02 17:25
답글삭제디카프리오가 출연한 영화들이 걸작이 많은데
그가 맡은 배역들이, 어찌보면 어떤 씨리즈처럼 보일정도로 일관된 성격을 유지하고 있어서, 디카프리오가 인생의 찌질함/속절없음을 여실히 찌질하게 잘 연기하길래 얘기하다가, 그만 그렇게 흘러가 버린 것이지.
나 역시 나이는 먹는데, 나 자신이 성숙하는 것 같지는 않다는 자각이 든다는 것이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