며칠전에 워싱턴 포스트에서 어떤 요리 칼럼니스트가 '호박꽃'을 요리하는 방법을 소개 한 적이 있다.
세상에 호박꽃 안에 치즈며 뭔가를 채워서 살짝 튀겨서 먹는 모양이다. (맛있겠다... 야들야들하겠지..)
그런데 그때 이 작가가 호박꽃 암수를 구별하여 주로 수꽃을 따다가 조리를 한다고
(암꽃을 따면 호박 수확을 할 수가 없으니깐.)
그가 암꽃 수꽃의 구조의 차이를 간단히 한문장으로 뭉뚱그려서 적어놨길래
신문에 그림이 안나와서 혼자 갸우뚱 했었는데
기억을 더듬어보면, 옛날에 시골에 살때는 나도 암수 구별을 할 줄 알았던것도 같고.
오늘 조지타운 가는 길에 어느 집 앞에 작은 호박밭이 있길래, 궁금해서 들여다봤다.

그 요리 칼럼니스트의 설명으로는
숫놈은 그냥 꽃대가 길쭉할 뿐이고 (위)
암놈은 꽃 바로 밑에 둥근 주머니가 달렸다고 (아래)
그런데, 암꽃 수꽃이 한포기에서 피어나더라.
은행나무는 암나무, 수나무가 있지만
호박꽃은 한포기에서 암꽃 수꽃이 다 핀다는 것을 알게 되다.
(이거 초등학생들이 자연시간에 배우는거 아닐까...)

그런데, 이 둥근 알맹이가 말하자면 호박으로 자랄 것인데
만약에 수꽃의 화분이 암꽃술에 와서 수정을 하지 않을 경우
열매가 안되는건가보다.
수정이 되어야 호박으로 자라날 것이고
수정이 안되면 그냥 뭐 꽃이 질때 떨어지고 말걸.. (나의 추측)
그래서,
문득
"그런데 왜 한몸에 암수가 다 해결되면 수정을 할 걱정이 없는데
생명체는 자웅으로 분화를 하게 된걸까?"
요런 궁금증이 들었다.
찬홍이한테 "찬홍아 왜 생명체가 처음에는 무성으로 있다가 나중에 자웅으로 분화 진화가 된걸까?" 하고 물으니 찬홍이가 여러가지 가설을 들려준다. 그래서 결국, 생명의 다양성이 종이나 개체의 '생존'에 유리하기 때문에 그런 식으로 진화가 되었을거라는 결론에 이르다.
내 원 참.
나 이거 옛날에 다 배운거 아닌가?
그런데 왜 다 잊어버리고 새삼스럽게 다시 궁금해지는거냐구
(이럴땐 내 머릿속에서 치매가 진행되는것 같다는 오싹한 느낌이 들기도 하고 그런다.)
스스로 위로하기를
옛날에는 진정으로 알고자 하는 호기심이 없이 그냥 닥치는 대로 읽고, 아는척하고 지나쳤고
지금은 호기심이 발동하여 진정 알고 싶어진것이리...
그러니 배움에는 끝장이 없는법...
재미있는 자연과학책 한권 읽을 때가 되었나보다. (나는 가끔, 술이 고프듯, 과학책이 읽고싶어진다. )
@미소영 - 2010/08/06 04:17
답글삭제제 전공이 인문, 교육 분야이니까,
오히려 자연과학 교양서적은 '아무 부담없이' 그냥 호기심 충족 차원에서 편안하게 읽게 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인문쪽 책은 자꾸만 고민하고 생각이 깊어지고 그런 편이거든요. 나중에 또 살 기회가 주어진다면 생물학자가 되면 재밌겠다는 생각을 해요. 동식물학이요. 자연 관찰하는거요...
반갑습니다. :-)
우연히 호박꽃의 숫꽃과 암꽃의 차이에 대해 검색하다가....
답글삭제보듬어갔습니다. ( 한자 한자 타이핑해서 ㅎㅎㅎ) <--스크랩 카피 못하게 되어 있어서..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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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은 소스로 가서 복사후 HTML 부가어들을 지웠습니다.
미소지으며 읽을만한 글이었습니다.
마지막 부분에 동감!
우리반 아이들을 데리고 식물관찰을 하러 갔다가.....호박꽃을 보고 사진도 찍어 왔습니다.
답글삭제호기심을 발동 시키기 위해서 여러가지 문제들을 내고 맞추는 사이 점점 깊이 빠지게 되어 자세히 알아보려고 인터넷을 쳐보다가 발견한 글~
뭔가 이야기와 느낌이 들어있는 글을 대하고 뿌듯한 마음을 가져봅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