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8월 14일 토요일

[산책] 흐린날 찬홍이와 조지타운 소풍

 

며칠전 폭우로 강물이 많이 불었을 게다.

찬홍이와 물구경 하러 포토맥에 나갔다.

흐린 토요일 아침.  여름 무더위가 물러나고 선선한 바람이 불어서 걷기에 좋았다.

 

조지타운 Pain de Quotidien 에 가서 브런치를 먹고

반즈 앤 노블에 가서 책을 한권 읽고

슬슬 걸어서 귀가하니 늦은 오후가 되었다.

 

 

오늘 만난 위대한 여성:

키브리지 앞 절벽에 도착하여 강물을 내려다보며 바람을 쐬고 있는데

저편 절벽에서 키가 훤칠한 금발의 서양여자가 혼자 여러가지 요가자세를 취하다가

나하고 눈이 마주치자 싱긋 웃는다.

그래서 이편에서 손을 흔들어주고, 나도 나만의 '체조'로 몸풀기를 했다.

(나는 머리가 남자처럼 짧고 키가 크고 훌쭉한 금발 서양여자를 좋아하는 편이다.

어디엘 가나 이런 스타일의 서양여자하고는 쉽게 친해진다.)

 

그 여자가 하는 요가 동작 몇가지는 나도 혼자 할 수 있는 것들이었는데

잠시후 내 눈앞에 펼쳐지 경이로운!  장면

여자가 이 자세로 한 오분쯕 서있더라...

이것이 하일라이트 였었던 듯, 이 자세를 끝으로 자리를 털고 일어나 표표히 사라졌다.

이 여자는 그 흔한 요가매트 따위도 갖고 있지 않았다.

그냥 맨 몸으로 와서 신발도 벗어놓고 맨 바닥에서 이러다가 가버렸다.

정말 매력적인 사람이다.

 

 

그 멋있는 여자가 거꾸로 서 있을때

나는 이렇게 여유만만하게 똑바로 서 있었다. 하 하 하

 

 

 

 

 

 

Pain de Quotidien 에 가서, 찬홍이는 오믈렛을, 나는 계란반숙과 빵, 그리고 아이스티를 주문했다.

웨이터가 계란반숙을 갖다 주고 내 곁에 서 있더니, 내가 계란 다루는 것이 못미더웠던지

계란반숙 먹는 방법을 설명해주었다. (나 ...잘 알거등! 쳇!)  ...하하하.

 

 

 

웨이터가 자상하게 시범적으로 가르쳐준 계란반숙 먹는 방법은

 1. 숫가락으로 계란 머리부분을 툭 쳐서 깬다.

 2. 나이프로 깨진 머리 부분을 잘라낸다 (수박 머리부분만 잘라내듯.)

 3. 숫가락으로 떠 먹는다.

 4. (참고로 접시의 빵중에서 길쭉하게 잘라온 빵으로 계란 노른자를 찍어 먹는다.)

 

전에 P국장과 조지타운 산책 나와서 이곳에서 브런치를 해결한 적이 잦았는데, 그때 나는 식당에서 계란 반숙 먹는 사람들을 유심히 관찰 한 적이 있었다.  도대체 계란 반숙을 어떻게 먹어야 우아하게 먹을수 있을까?  내가 관찰해보니 서양사람들도 계란반숙 먹는 방법이 제각각이었는데, 우아하고 단정하게 먹기보다는, 막 흘리고, 엉망 만들고 그러는 사람들도 아주 많았다.  그래서 나는 관찰을 통해 나름대로 '우아한' 방법을 알고 있었는데, 오늘 웨이터가 확실한 방법을 설명해 줬으므로 그 식대로 먹으려 한다.

 

이 식당에서는 천연잼을 무한 리필해주는데, 이 집 과일잼에 한번 맛 들이면...

요놈의 혀가 아주 고급화 되어 버려가지고, 일반 식품점에서 판매하는 공장 대량생산 잼을 - 안 먹게 된다.

맛이, 너무 차이가 나는것이다. (사람의 입이 얼마나 간사한가...) 

 

토요일 정오의 조지타운

 

 

 

 

조지타운 반즈앤노블에서 오늘 읽은책 : Diary of a wimpy kid : 이 책 읽고 맘에 들어서, '쓰기교육' 부교재로 활용할까 생각을 해 봤다.

 

 

 

댓글 3개:

  1. 저희 동네 그레이트 세네카 파크에 가면 종종 만나는 요가 아저씨도 잔디밭에 매트 깔고 저러고 있답니다...ㅎㅎ..



    따뜻한 색이 참 잘어울리신다 늘 생각했는데 블루도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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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과씨 - 2010/08/15 11:24
    참, 대단하신 분 들이지요.

    아 저는 4년전에 쿤달리니 요가를 약간 배웠는데

    그거 신나게 연습하다가 아이구야 팔 팅팅 붓고,

    무리하면 부작용이 심하죠.



    그래도 요가, 재미있게 했는데

    직장 잡은 이후로는 뭐 배우러다니기가 쉽지가 않네요.

    직장과 아이들 사이에서 줄타기 하듯이 왔다리 갔다리.

    인생 자체가 '요가'라, 아이구야...



    제가요 단색 면옷이 잘 어울려요.

    무늬가 들어간 옷이 별로 없어요.

    무늬라면, 줄무늬나 체크무늬. :-)

    가방이나 다른 소지품들도 단색계열, 장식 없는것.

    혹은 체크무늬가 정답이죠 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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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놀라운 여자군. 거꾸로 서다니. 그러다가 강으로 떨어지면 어떡하려고...



    당신과 찬홍이 모습이 아주 평화스럽게 보이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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