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7일 수요일

Season II 개봉

2010년 7월 6일 한국시각 오전 아홉시.

인천공항 출국장 입구에서 엄마, P선생과 작별을 하고 웃는 얼굴로 손을 흔들며 검색대로 향했다.

울음이 터질것 같아, 조마조마하여 짐짓 외면하고 돌아서고 말았다.

엄마는 유리문 사이로 검색대에 서있는 나를 들여다보며 손을 흔들었고, P선생은 보이지 않았다.

아마 그 역시 어금니를 악물고 서 있을터였다.

그래도 다행이다, 이번에는 그가 엄마와 함께 지내므로. 서로 의지하면서 지내면 될 것이다.

엄마는 사위의 새벽밥을 짓는 일이 고단하겠으나, 그 대신에 의지할 동거인이 있으니 한편 안심이 될 것이다.

사위는 엄마의 집에 하숙생처럼 얹혀사는 입장이라 불편하겠으나 한편 동거인이 있어 둘이 함께 밥을 먹고 웃을수 있으니 혼자 지내는 것보다 좋을 것이다.

 

워싱턴 덜레스 공항에 도착하여 입국 심사를 통과, 짐을 챙겨 나오니 두 아들이 꽃다발까지 들고 서서 나를 반겼다.

 

옛날에 기러기 씨즌 원 (Geese Family I)에서는 나는 좀더 젊었고, 아이들은 좀더 어렸고, 그리고 나는 학생이었다.  기러기 씨즌 투에서는 나는 좀더 나이를 먹었고, 큰아이는 8월이면 샬롯츠빌로 갈 것이고, 나는 이제 월급을 꼬박꼬박 받는 직장인이다. 그래도 씨즌 원 때보다는 경제적으로 형편이 낫다고 할만하다. 나에게는 반드시 내가 해결해야 하는 임무들이 기다리고 있다.

 

식탁앞 달력에 씌어진 글귀가 하도 힘차서, 그 달력을 내 책상 앞에 갖다 걸었다.

 

너무 막막하다고, 그래서 포기 했다고 말하지 말라

나는 목에 칼을 쓰고도 탈출했고

뺨에 화살을 맞고 죽었다 살아나기도 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적은 밖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었다.

나는 내게 거추장스러운 것은 깡그리 쓸어버렸다.

나를 극복하는 순간 나는 칭기스칸이 되었다.

 

--칭기스칸.

 

 

나는 승리자가 되어 내 가족 품으로 돌아갈 것이다.

그때까지 모두 건강해야 한다...

그때까지 모두 꿈을 향해 매일 매일 한걸음 한걸음 나아가야 한다.

 

 

 

 

 

 

댓글 2개:

  1. 저도 하도 힘찬 글귀에 놀라서, 가져가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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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요즘 읽고 있는 '나는 걷는다'2권의 마지막 부분에 보니 징기스칸이 지금의 중동지역을 점령할 무렵 그가 적을 어떻게 다루었는지 지금 저 글귀를 보니 이해가 가요.. "내게 거추장 스러운 것은 깡그리 쓸어버렸다." 그런 냉정함, 강함 그런 것들이 징키스칸을 만들었겠지요..

    ....

    공항에서 그런 이별이 싫어서.. 저는 어차피 다시 돌아갈 기약이 있는 사람도 아니니까.. 그래서 한동안 안갔드랬지요.. 이제 나이들어 그러나 여기가 익숙해져서 그러나 오히려 조용하다못해 적요하고 마른 느낌이 있는 내집에 오니 마음이 편하더군요.. 거기.. 엄마랑 다른 가족이 있는 집은 약간 시끌하고 축축하고 따뜻한 흙길 같았어요.. 그래서 때로 물기가 있으면 질척하기까지하고.. 손으로 만져도 손에 모래 한알 안묻을 것 같은 ...그래서 오히려 마음은 편안해요.. 여기가..

    그래도 한동안은 '꿈'이 마음에 많이 밟히겠네요...

    시차도 잘 적응하시고 더위도 잘 적응하시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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