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은이와 꽃소년, 재은이의 작은 오빠 민주.
내 동생의 이남 일녀중 막내, 재은이는 참 순하고 착하고 건강한 여자 어린이 이다.
그 아이가 학교에서 공부를 얼마나 잘하는지는 나는 잘 모른다. (별 관심이 없다).
나는 그냥 그 아이가 좋다.
하루는 재은이가 시무룩하길래 왜 그러냐고 물었더니
학교에서 독서상으로 문화상품권 만원짜리를 부상으로 받아서 그걸 잘 모셔놓고 쓰지도 않았는데
큰오빠가 책산다고 달라고 해서 주고는, 너무 속이상해서...
녀석이 착하니까 달라는대로 주고는, 그래도 어린 마음에 섭섭하고 속상하고.
그래서 내가 지갑에서 만원짜리를 두장 꺼내서
하나는 네 문화상품권 값
또 하나는 네가 착하니까 고모가 주는 상.
이렇게 주니까, 아이의 눈이 행복감으로 반짝거린다.
아, 아이들의 눈은 얼마나 작은 일에도 반짝거리는지!
재은이는 학교가 끝나면 할머니네 아파트에 와서 숙제를 하다가 영어 학원에 간다거나, 빈둥대다 집에 간다거나 한다. 물론 대개는 곧장 집으로 학원으로 가지만, 특히 내가 엄마 집에 있는 동안에는 학교 마치고 내게로 종종 와서 놀다가곤 했는데, 내가 있는 동안에는 도통 집에 가기가 싫다는 눈치였다. 그 아이는 그냥, 나하고 빈둥대는 것이 좋은 모양이었다.
재은이에게 나는 '미국고모'이다. 영어를 잘하는 미국고모.
재은이는 내가 한국에 있는 동안에도
나하고 오후 내내 빈둥대고 놀다가 집에 가면 (이웃 아파트)
영어로 이메일을 써서 날리기도 했다. (서툰 영어이지만, 그래도 내게 쓰는걸 좋아한다.)
내가 한국을 떠나자
고모가 보고 싶다며 또 이메일을 날린다.
그래서
녀석의 영어공부를 도울겸, 나도 아주 쉬운 영어로 이메일에 답을 주기로 했다.
그렇게라도 조카녀석의 영어공부를 도울수 있다면, 나의 사는 보람이니까 말이다.

오늘, 재은이를 위해서 찬홍이와 함께 내 오피스에서 찍은 사진. :)
찬홍이도 재은이를 무척 보고싶어 한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