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책상 정리 싹 해치우고, 플라시도 도밍고 틀어놓고 한숨을 내 쉬고 있는데
창밖의 나뭇가지 사이가 '눈이 부시게' 밝았다.
달이, 씻은듯이 밝은달이 검은 나뭇가지 사이에서 환하게 빛나고 있었다.
내 창가로 달이 기웃거리면
나는
전생에 헤어진 그리운 내 애인이 달이 되어 기웃거리는 듯한 환상에 빠지곤 한다.
(달은 가장 오래된 시계라고... )
달은 전생에 헤어진 내 애인이라고~ 내가 말했지.
어제는, 소나기가 쏟아졌다.
거실에서 빨래 정리를 하다가 문득 내다보니
거실 밖 하늘에 무지개가 걸렸다.
내가 문득 내다 보고 싶었던 이유는,
무지개가 나를 불렀기 때문일거야.
무지개는, 노아가 비둘기를 날려보냈을때
비둘기가 마침내 육지가 있음을 알리는 나뭇잎을 물고 왔을때
하늘에 무지개가 걸렸대서
그래서 무지개는 가슴뛰는 희망과 재생의 상징이 되었다고 한다.
그래서
윌리엄 워즈워드가 My heart leaps up whenever I behold the rainbow in the sky 라고
노래를 한 배경에는
그런, 서양의 기독교권 문화의 정서가 깔려있었던 것이지.
우리나라나 아시아권에서 무지개는 '허망한' 무엇을 상징한다.
꿈처럼 사라지는 허망한 것.
구로자와 감독의 '꿈' 영화도 어떤 아이가 하늘의 무지개를 쳐다보는 포스터로 유명하기도 하지...
나의 무지개는... 희망이고, 그리고 허무이기도 하고...

전 창틀의 반원을 무지개인가 아주 잠깐 착각했어요..
답글삭제무지개가 제법 선명하고 고와요..^^
홍수후에 다시는 자연과 인간을 그런 재앙으로 멸하지 않겠다는 약속을 하시고, 그 약속을 기억의 상징이랍니다.. 약속을 기억하려고 손가락에 묶는 빨간 실같은 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