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제는 (2010년 7월 21일, 수요일) 지팔이가 일하던 ESL센터에서 마지막 수업을 했다.
그리고, 그의 친구들과 동료들이 그를 위한 간단한 작별 파티를 열어 주었다.
지팔이는 바지와 셔츠를 정성껏 다려입고 넥타이까지 매고 나서면서
"엄마도 꼭 와서 우리 보스하고 인사도 하고, 내 친구들도 보고, 내가 수업하는 것도 보고..."
중얼중얼거리길래, "오냐 가 주마" 했더니 꽤나 좋아하는 눈치였다.
지팔이는 전부터 자기네 ESL센터에 와서 자기가 수업하는 것좀 봐 달라고 했었는데
나는 한번도 녀석이 근무하는 곳에 가 본 적이 없다.
(다른집은, 엄마가 자식 근무하는 곳이 어떤데인지 궁금해서 가려고 기웃거리면
자식이 못오게 말리고 그러지 않나?
그런데 우리집 애들은 뭐든 엄마한테 보여주고 싶어하고
그 어미는 만사 귀챦다는 표정으로 인상쓰고 앉아있거나 잠이나 잔다.
우리 애들은 좀, 무심한 엄마 때문에 애로가 많다...)
그래서, 내가, 만사 귀챦지만, 녀석이 일하던 곳에 가 봤다.
가서 녀석의 보쓰도 만나보고, 함께 일하는 동료들도 만나고, 학생들도 만나고, 다 만났다.
그곳 선생님들 중에는 이웃 대학에서 공부하고 있는 분도 있는데
서로 몰라도 이미 이리저리 한사람 거치면 다 연결되는 사람들이었다.
전공이 같으니까...
아무튼 그래서 나도 낯선 곳에 가서 전혀 낯설지 않게 선생들과 어울리다가 왔다.
우리 지팔이가 인생의 아주 힘든 시기에 ESL 센터에서 일하면서
그 힘든 시간을 보람있게 잘 보내주었다. 그점을 감사히 생각한다.
가 보니 동료와 친구들과 학생들의 사랑을 흠뿍 받으면서 지낸것 같아 역시 그점도 감사히 생각한다.

지팔이의 마지막 수업은, 어느 학생을 개인지도 해주는 것이었다.
녀석이 내가 멀리서 보고 있으니까 좀 긴장된 표정이었다.

지팔이가 수업을 하는 동안 그의 동료들이 파티 테이블을 준비했다.

메시지 보드도 재미있게 꾸몄다.

지팔이의 영어 수업을 들었던 학생들이 와서 축하해 주었다.
나하고 똑같은 이름을 가진 한국인 여학생도 있었다. (흰 셔츠)

지팔이 녀석은 간단한 스피치를 하는 자리에서 눈물을 짰다. (어이구야. 너 내자식 맞는거냐?)

오른쪽 금발 아가씨, 미셸도 여러차례 눈물을 훔치더라. (사람들이 정이 넘치나보다)
미셸은 지팔이를 인터뷰 하고 선생으로 뽑은 사람이었다.
지팔이를 1년반 전에 처음 만났을때를 상기하다가 눈물을 터뜨린다.
뭐...그 사이에 함께 일하면서 정이 많이 들었나보다.

지팔이와 함께 일한 동료, 친구들.
지팔이에게는, 사진 속의 이 사람들이 그의 '또다른 가족'이었을 것이다. 엄마나 아버지나 형제가 채워줄수 없는, 다른 영역을 채워준 사람들. 그러니, 참 고마운 분 들이다. 이 분들이 있어서 우리 지팔이가 하루 일과중 어떤 부분을 빛나는 시간으로 채울수 있었을 것이다.
지팔이의 이 대학에서의 일과 공부는 이제 끝났다.
지팔이는 오늘 UVA 오리엔테이션에 다녀왔다.
새로운 삶이, 새로운 사람들이 그 아이를 기다리고 있을것이다.
(지팔이가 앞으로 어디에 가서 누굴 만나건, 지팔이는 이 학교에서 배우고, 이 학교의 교수님들에게서 지도받고, 그리고 이 학교의 ESL센터에서 흡족한 사랑을 받았다는 것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너는 이 학교가 배출한 인재가 되어야 한다. 그렇게 은혜를 갚아야 하는거다.)
지홍이가 아주 의젓하네. 워싱턴에 있을 때 한 번 볼 걸 그랬군. 앞으로 더 큰 곳에서 강의하게 될 것이고 그 때는 꼭 참관을 해야겠다.
답글삭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