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28일 수요일

Luray Caverns 버지니아, 루레이 동굴

동굴속 광경들 중에서 내게 가장 매력적이었던 지점.

나는 이곳을 '거울 궁전'이라고 부른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사진에서 윗부분은 실제 종유석들이 매달린 것이고

사진의 아랫부분은 그것들이 고인 물에 반사된 것이다.

그런데 처음에는 착시 현상 때문에, 이것이 그대로 실재하는것처럼 보인다.

 

 

 

 

http://www.luraycaverns.com/

 

Luray Caverns (루레이 동굴)은 워싱턴 디씨를 방문하거나 관광하는 사람들이 워싱턴 디씨 시내 내셔널 몰 지역과 함께 많이 찾아가는 워싱턴 인근의 '동굴'이다.  한국신문에 나오는 관광회사 광고에 '내셔널 몰'과 '루레이 동굴'을 묶어서 당일 관광 상품으로 내놓는 경우를 많이 본다.  그러니까, 너도 나도 찾아가는 관광명소로 알려져 있다.

 

그 루레이 동굴은 우리 가족이 지난 삼년간 이따금 바람 쐬러 다녔던 애팔래치안 산맥의 Shenandoah Skyway Drive (셰난도 스카이웨이 도로) 인근에 있어서 도로에 서있는 표지판을 자주 보아왔건만,  P국장과 우리는 번번이 이 동굴을 '무시'하고 지나다녔다. 가족들이 모두 '동굴'에 관심이 없는듯 했다.

 

나로서는 고등학교때 '고수동굴'을 구경 한 것이 한국에서 본 유일한 굴이다. 그 때 나는 고수 동굴의 기묘한 종유석들을 보면서 많이 놀라워 했었다.

 

미국에서는 2002년 겨울, 온가족이 텍사스 여행중에 어느 동굴 구경을 한 적이 있고, 플로리다에 살 때 아이들과 가까운 동굴에 간 적이 있었다.  텍사스의 동굴은, 한겨울에 들어갔는데 땀이 날 정도로 더웠던 기억이 나고 (실제 동굴 안의 광경에 대해서는 별 기억이 없다) 플로리다에서 본 동굴은, 역시 크리스마스 때 였는데, 거기서 박쥐가 매달린 것을 봤던 기억이 생생하다.

 

그리고 워싱턴 지역에서, 루레이를 지척에 두고도 우리는 번번이 이곳을 무시하고 지나치며 삼년을  살았다.

 

그런데, 어제 학교에서 학장님과 조교와 함께 회식을 하다가 그 루레이 동굴 얘기가 나왔다. 학장님과 조교가 이구동성으로 '워싱턴에서 가장 근사한 곳이 그 루레이 동굴이다'라고 게거품을 물고 설교를 하는 것이 아닌가.  난...난 워싱턴에서 가장 근사한 곳은 '워싱턴 마뉴먼트'다. (나도 좀 한심하다 하하하)  난 멀리서도 워싱턴 마뉴먼트가 보이면 가슴이 '무지개'를 본듯 쿵 쿵 뛴다. 난 워싱턴 기념비가 좋아, 좋아, 좋아~  그런데, 아무튼, 두 남자가 '루레이'를 안가본 사람은 대화에 끼워주지도 않겠다는 식으로 나를 협박했기때문에, 나도 호기심이 발동하여

 

  "좋소, 내일 내가 학교에 나타나지 않거들랑, 루레이로 '출근'을 한걸로 아시고 출근부에 도장을 찍어주시오~"  하고 호언장담을 하기에 이르렀다.  :)  (우리학교에 출근부가 어디있는지는 아무도 모른다~~)

 

그래서, 오늘, 집에서 한 90마일 거리의 그, 문제의 루레이 동굴에 애들을 끌고 다녀왔다는 것이다~

 

참고로: http://www.luraycaverns.com/ 이곳이 공식 홈페이지.

어젯밤에 홈페이지 검색을 하면서 제반 상황을 살펴보다 보니, 입장료가 23 달러인데, (어린이 외에는 학생 할인도 안된다. 입장료가 장난이 아니올시다로 비싸다...)  가만 보니 몇가지 할인 방법이 있다.  Ticket Information 쪽을 살펴보니 AAA 회원에게 약간을 할인 혜택이 주어지고 Giant Card 를 가진 사람에게는 두장 사면 두번째 티켓은 반값으로 할인해준다. 그러니까 두사람 분의 티켓을 살경우 23 x 2 = 46 가격이 아니고, 23 + 11.5 = 34.5 가격이 된다.  자이안트는 버지니아 지역에 널리 퍼져있는 그로서리 스토어이고, 물론 나도 이 카드를 갖고 있다. 그래서 입장료도 할인을 받았다.

 

 * 그러니까 만약에 이곳에 혼자 간다면, 누군가 혼자 온 사람과 함께 티켓을 산 후에 이익금을 반씩 나누면 된다. 자이안트 카드가 있을경우.

 * 만약에 4인 가족이 간다면, 두사람이 짝지어서 티켓을 산 후, 나머지 두사람도 짝지어서 티켓을 사면 된다.  그러면 3인분 가격에 들어간다는 말이다.

 

우리는 세식구여서,  꼼수를 써서 두장만 사고, 누군가 한명을 섭외해서 역시 할인받아서 살까 하다가...귀챦아서 그냥 한꺼번에 3장 사고 말았다. (부지런하면 돈 좀 아끼는건데...)

 

그런데 내가 매표소에서 표를 사고, 두리번거리고 있는데, 어느 한국인 아주머니가 내게 '한국사람이세요?' 하면서 말을 걸었다.  조카를 데리고 왔는데 자신은 몇번 와 본적이 있어서 조카만 보라고 표를 한장만 샀다며, 그 조카를  나한테 부탁을 하려고 했다. 뭐 동굴 구경하는데, 걱정 할 것도 없어 보이는데... 그래서 무심코, 자이언트 카드가 있으면 반값에 두번째 사람은 표를 구입할수 있다고 말해줬더니, 그 아주머니께서 반값에 살수 있다면 자신도 사겠다며 역시 반값에 표를 사 가지고 왔다. 먼저 샀던 입장표와 자이언트 카드를 보여주고 '한장 더 사겠다'고 하니까 두말 않고 할인을 해준다.

 

 

 

동굴 내부는....

뭐라고 해야 하나?

루레이 동굴을 극찬하는 사람들이 막판에 약간 고개를 숙이며 이구동성으로 하는 말씀:

   "그런데 입장료가 너무 비싸..."

 

그러니까,

1.25 마일, 대략 천천히 구경하며 한시간 내지 한시간 반 정도 어슬렁거리고 돌아다니며 구경하는 이 동굴 코스는, 들어가보면 입이 딱딱 벌어질 절경들이 즐비하다.

무심한 자연이 수만년을 시간동안 만들어 놓은 놀라운 작품들...

별 달리 설명이 불가능하다.

그저 놀라울 뿐이다.

 

그런데,

막상 구경 다 하고 나오면, "그런데 입장료가 너무 비싸..." 소리가 나온다.

 

그렇다고 뭐 억울하게 비싸냐 하면 그것도 아닌데

내 생각에는 그냥 딱 오달러만 받고 입장 시켜줬으면 좋겠다.

 

아니, 그래도 내가 23 달러 내고 들어가 보고나서 '돈 아깝다'고 생각하지는 않았다.

돈이 아까운것은 아니지만, 어쩐지 뭔가 ... 그냥 오달러만 내고 들어간다면 극찬을 하게 될 것 같다...

 

아, 어쩐지 내가 허전하다고 생각되는 것은,

음...동굴은 어마어마하게 크고 통로도 넓고 안전하게 잘 만들어졌는데

'안내'나 '설명' 혹은 동굴에 대한 자료 제공이 미약했다.

귀에 꽂고 듣는 오디오 안내자료도 있었는데,

사람이 해주는 안내만큼 생생하지도 않았고

...안내나 설명 부분이 약했다.

전에 봤던 텍사스나 플로리다의 동굴은 동굴 자체는 이렇게 크지 않았어도 동굴 관련 자료가 생생하였고 사람이 직접 안내해줘서 좋았다.

 

동굴 자체는 '대단'하다.

그런데 이 좋은 구경을 P 국장만 빼고 우리끼리만 즐겨서 미안함을 느낀다. (이건 약올리는 멘트일지도 모른다. ㅎㅎㅎ)

 

 

 

아, 그리고, 한가지 더

워싱턴 지역이나 북버지니아에서 루레이로 가는 길, 그 길이 예술이다...

길가의 농장 풍경이, 그대로 달력 그림같은, 화보 같은, 그림같은~

루레이로 가는 그 길을 다시 달려보고 싶어진다.

 

 

 

 

아래, 종유석 끝에 물이 고였다가 떨어지는 광경

 

 

 

거울 궁전.

어디서부터 '물에 반사된 지점'인지 가늠이 잘 안될 정도이다.

 

 

 

 

 

 

 

 

 

 

 

 

 

 

 

 

 

 

 

 

 

 

 

 

 

댓글 3개:

  1. 저두 여길 몇번이나 그냥 지나치게 돼요.. 너무 유명해서 그런지.. 그중 한번은 지나다 주차장에 차세우고 음료수만 사먹고 그냥 갔지요(새벽에 토끼도 아니면서..) ..사진 보니까 장관이네요.정말 한번쯤 가보긴 가봐야지 싶어요.. 티켓 할인정보는 아주 유익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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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 @사과씨 - 2010/07/29 11:03
    아아, 사과씨님, 한가지 더!

    주말에는 사람들이 너무 많아서 입장하기 위해서 한시간씩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하고, 동굴 안에서도 밀리듯이 지나가야 한다네요. (우리과 조교가 지난 토요일에 다녀온 현장 브리핑).



    그래서 저는 일부러 주말을 피해서 오늘 (수요일)에 갔던건데, 기다릴 필요도 없고, 동굴 내부도 한적하고 좋았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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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3. 그래도 동굴을 알뜰히 보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네그려. 그래도 아이들이 경험을 한 것은 잘 된 일이군. 왕눈이가 갔으면 무서워서 놀랐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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