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잠을 잘 이루지 못하다가 (시차 적응이 한국에서는 바로 되더니 미국 오니까 잘 안된다...) 새벽녘에 간신히 잠들었는데 꿈을 꾸었다.
꿈속에서 나는 어지러진 교실 같은 곳에서 허둥대며 이것저것을 치우고 있었다.
그런데 교실 앞문으로 (한국에서 내가 학교 다닐때 교실모양으로 앞문, 뒷문이 있었다) 한 남자가 들어왔다.
그 남자는 한국에서 전통식으로 장례를 치를때 상제가 입는 삼베옷에 굴건을 쓰고 새끼줄로 허리띠를 하고..대략 내가 알고 있는 상제복장으로 내 앞에 단정히 섰다.
나는 어쩐 일인지 그 남자가 오기로 약속이 되어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나는 그를 맞으며 말했다 (벽시계를 흘끔 보고나서):
"시간을 정확히 지켜서 오셨네요.
그런데....제가 지금 여기를 다 치우지 못했어요.
지금은 곤란한데요.
그대신, 제가 좋은 곳으로 안내를 해 드릴게요."
나는 그 남자를 이끌고 교실 밖으로 나섰다.
복도는 어두웠는데
복도 끝에서 빛이 새어나오는 것이 보였다.
그곳은 커다란 회당 같기도 하고 강당같은 곳이기도 한데, 빛으로 가득차 보였다.
내가 그 남자를 그 문앞까지 안내를 하자,
그 남자가 빙긋 웃더니 그 빛으로 가득한 강당 안으로 들어갔다.
나는 다시 내 교실로 돌아왔다.
그리고 다시 허둥지둥 일을 시작했다.
그러다 잠에서 깨어났다. 시계를 보니 아직 새벽 네시도 되지 않았다.
두시간도 못 잤는데 깨고 말았다. (원래 나는 새벽 네시쯤에 깬다...)
그런데 어둠속에서 그 꿈 생각이 났다.
그리고 갑자기 무서운 생각이 들었다.
....뭐야...저승사자가 다녀간거야? ...
아무튼 나는 겨우 두시간도 못자고 잠이 깬채로 있다가 이른 아침에 연꽃을 보러 나갔다.
연꽃 구경 하고, 사람구경하고, 햇빛 아래서 산책을 하다 오니 새벽의 그 무서운 꿈이 다 지워지고 말았다.
나는 이 지상에서 해야할 숙제들이 있다.
그 숙제들을 모두 마칠때까지, 잘 살아내야 한다.
오늘 연꽃을 보니 기분이 아주 좋아졌다.
연꽃 가운데에 태양이 숨어있었다. :-)
다녀가셨었군요... 대한민국에.. ^^
답글삭제말씀하신 꿈 내용과 꿈을 통해 각오와 같이 무언가 이뤄내야 한다고 생각하며 살아가시는 모습이 작지 않게 느껴집니다.
그리고 꾸신 꿈은 언젠가 저도 비슷하게 꾸었던 것 같기도 합니다.
어쩌면 이생에서 살며 보고 듣고 느끼면서 머리속 어딘가에 남아 꿈으로 재생되는 건 아닌가 싶기도 하구요.. ^^
텍스트큐브가 통합을 공지하더니 이내 잠잠하기만 합니다.
어떤 특별한 조치?가 있기 전까지 전 그대로 머물 생각인데... 종종 들러 볼때 마다 RedFox님께서도 그러신 듯 보여... 내심 반갑기도 합니다. ^^
건강하시구요.. 가끔 놀러오겠습니다. ^^ (_ _)
@그별 - 2010/07/17 14:33
답글삭제그별님, 반갑습니다.
제가 제 삶에 골몰하느라 다른 블로그에 잘 찾아가보지도 않아서, 이웃 사촌도 많지 않은데, 찾아주시니 참 고맙습니다.
텍스트큐브가 어떤 식으로 난파를 할것인지
두고 보죠 뭐. :-)
만사는 잘 되어갈것이라고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