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ttp://www.imdb.com/title/tt1129445/
힐러리 스웽크와 리차드 기어가 주인공으로 나오는 아멜리아 이어하트 일대기 영화가 미국 전역에서 10월 23일 개봉되었다.. 아멜리아의 존재를 알게 된 것은 극히 최근의 일이다. 이번 여름에 출시된 Night at the Museum: Battle of the Smithsonian (박물관은 살아있다, 스미소니안 편 http://www.imdb.com/title/tt1078912/ )을 학생들과 함께 본 적이 있다. 이 영화에 여자 비행사 아멜리아가 나왔는데 바로 그이가 꽤 인상적이었다. 아무래도 여자라서, 근사한 여자라서 내 눈길을 끌었을 것이다.
위의 사진은 '박물관은 살아있다 2009년판'에서 에이미 아담스가 연기했던 아멜리아 에어하트. (사진에 남겨진 아멜리아와 닮은 구석이 별로 없다. 아멜리아는 이쁘장하지도 않고 아담하지도 않다. 소년처럼 마르고 길쭉하고, 얼굴도 역시 길쭉하고. 에이미 아담스라니... 제길슨... 어쨌거나, 어차피 그 영화에서 정말 인물과 배역이 닮았던 경우가 없었으므로 그냥 넘어가기로 하자.)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호흡을 맞춰 '백만불 베이비'로 아카데미 여우주연상의 영예를 얻었던 힐러리 스웽크가 연기한 아멜리아. 이번에는 리처드 기어, 이완 맥그리거가 파트너였다. 이완 맥그리거가 나와서 흐뭇. (이완 맥그리거가 트래인스포팅에 나올때만해도 풋내가 났었는데, 이제 중년처럼 보인다. 오오 세월이여.) 영화시장에서 크게 흥행할것 같지는 않아 보인다. 하지만, 나는 원래 이런 '인물의 일대기' '영웅들의 전기' 영화나 이야기를 좋아하므로 이런 영화 나오면 '무조건' 가서 보는 편이고, 내 평가는 대개 '만족'스러운 편이다. 힐러리 스웽크, 이 영화에서 그녀의 '매력'이 제대로 사는것 같다. 다시 말해서, 이만큼 이 배우가 멋있게 보인적이 없었다. (그가 분한 역할이 사실 많은 사람들의, 혹은 많은 여성들의, 혹은 나의 꿈이 아니었을까?)
영화의 실제 주인공인 Amelia Earhart 는 1897년생, 1937년 태평양 상공에서 실종되었다. 딱 40년 살았다. (죽기에 좋은 나이. 한 근사한 여성이 삶의 여정을 마무리하고 뒤 돌아보지 않고 떠나기에 좋은 나이 일지도 모른다.) 그녀는 이 비행을 '인생 최후의 비행'이라고 말한바 있고, 비행사가 마지막 비행후에 어떤 삶을 살지는 나도 잘 모르겠다. 그런 의미에서 뭐 그대로 사라진 마침표가 썩 나빠보이지는 않는다는 뜻이다.
아멜리아 에어하트가 남긴 말, 말, 말...
Never interrupt someone doing what you said couldn't be done.
내가 불가능하다고 말한 것을 다른 사람이 해보려고 시도할때 그를 방해하지 말라.
The most effective way to do it, is to do it.
일을 하는데 있어 가장 효과적인 방법은, 일단 일을 하는것이다.
Women, like men, should try to do the impossible. And when they fail, their failure should be a challenge to others.
여성들은,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뭔가 불가능해보이는 일을 시도해야 한다. 그리고 그 일이 실패로 돌아갔을때, 여성들의 실패는 다른 사람들에게 또다른 모험이 될것이다.
There are two kinds of stones, as everyone knows, one of which rolls.
우리 모두 알고 있듯, 이 세상에는 두종류의 돌이 있다. 그 둘중의 한가지는 '구르는 돌'이다.
Never do things others can do and will do if there are things others cannot do or will not do.
다른 사람들도 다 할 수 있는 일, 다른 사람들도 다 하게 될 일을 하지 말라, 만약에 다른 사람들이 할 수 없거나 하지 않을 일이 있다면 그쪽을 선택하라.
아멜리아 에어하트의 남편, 조지 푸트남 (George Putnam). 영화에서 리처드 기어가 성실한 후견인으로서의 남편 역할을 잘 보여줬는데, 아멜리아보다 대략 열살쯤 연상이었던 그는 부인과 이혼하고 아멜리아와 재혼했으며, (하하, 이 대목에서는 조지아 오키프와 알프레드 스티글리츠의 관계와 꽤나 비슷하다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1937년 7월에 아멜리아가 태평양 상공에서 실종했는데, 일년 반 후에 1939년 1월에 실종된 아멜리아를 '사망신고' 처리하고, 그해 5월에 다른 여인과 삼혼 (재혼 이후에 또 결혼 했으니까 3혼)을 했다. 뭐, 그렇다는 것이지... 하하. 사랑은 덧없다. 더구나 그 사랑이 죽고 없어진 후에야 기다릴것도 없을테니까 말이다.
영화 보고 깨달은 것 총평:
1. 부잣집에서 태어나 뭐 공주놀이하면서 제멋대로 잘 커서 남이 감히 해보기도 힘든 '비행기조종'도 해보고 잘 나갔던 여자.
2. 프로모터가 없었다면 별볼일이 없었을지도 모르는, 전형적인 '미국'의 산물.
3. 그저 옷을 잘입어야 출세를... (뭐냐 이거, 왜 이런 결론이 나오는거냐 근데...)
4. 이런 모든것을 영화에 담아내줬으니 영화 자체가 '영화'와 '현실'의 괴리를 극명하게 보여줬다는 점에서 점수 듬뿍 줘도 될 만하다. 근사한 여성 비행사 일대기 영화 보러 갔다가, 아메리카 상업주의의 산물의 일생, 스타는 어떻게 탄생하나 뭐 이런 재미없는 현실을 보고 집으로 돌아오다.
5. 그래서, 역시, 스타가 되려면 좋은 옷 입어야하고, 이미지 메이킹이 중요해 하고 깨닫고 나오면서 문득, 내가 침대에서 기어나온 부스스한 차림으로 꺼먼 패딩잠바를 이불처럼 두르고, 세수도 안한채로 영화관을 걸어나오고 있다는 '현실'을 발견, 아아아 이런 꼴로 아는 사람을 만나면 내 이미지는 어떻게 될까, 공포에 부들부들.
6. 또한가지 별도로 깨달은것, 일요일 오전에 남들 줄줄이 예배당에 갈 시간에 극장에 와 앉아있는 이 '이교도' 혹은 배은망덕하고 무지몽매한 '무신론자'들에게 극장은 성소이자 에덴동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