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9월 5일.
찬홍이와 디씨 미술관 구경 갔다가 돌아 오는길에, 다람쥐를 만나서 한시간 가까이 다람쥐 (squirrel)의 행동을 관찰하며 다람쥐와의 우정을 쌓았다. 찬홍이와 내가 협력하고 다큐멘터리 찍듯 수십장의 다람쥐 사진을 찍었는데, 그중 두장만 대충 잘라서 축소해서 (원화의 맛이 다 증발되어 버리고 만다) 공개.

미지와의 조우 (Close Encounter). 옛날에 이런 제목의 영화가 있었다. 외계인과 인간이 만나는.
나도 매일 길거리에서 지나치는 다람쥐이긴 하지만, 오늘처럼 이렇게 가까이서 만나기는 처음이었다.
워싱턴디씨에 관광을 나온, 그냥 구경나온 시민들이 다람쥐에게 못된 장난을 할 일이 없을것이고,
그래서인지 이곳의 다람쥐들은 사람을 별로 무서워하지 않는 편이다.
그냥 지나치는 사람은 무서워서 피하지만
나처럼 손에 맛있는 아몬드라도 쥐고 있는 사람에게는, 다가와서 '나좀 줘'하고 말을 건다.
요즘은 외출할때, 간식이나 점심 삼아서 아몬드나 견과류를 한줌씩 갖고 다니는 중인데,
혹시나 싶어서 아몬드를 줘 봤더니, 내 곁을 떠나지 않고 그걸 달라고 성화.
다람쥐가 내 손의 아몬드를 받기 위해서 심지어 내 손을 꼭 잡으러 든다.
다람쥐의 앞발은 부드럽지만, 발톱을 세우면 곧바로 비수처럼 날카로워진다.
이것은 이빨과 발톱을 가진 포유류는 공통된 사항일 것이다.
(다람쥐의 날카로운 앞발톱이나 앞니에 물리면 손가락에 상처가 나거나 살이 잘릴지 모르므로
절대로 나를 따라서 흉내를 내시면 안된다. 사고 날 가능성이 크다.)
전에, 여우새끼들에게 먹이를 주던 기술을 발휘해서
다람쥐와도 쉽게 - 소통을 할 수 있었다.
대개, 수줍고 낯 많이 가리고 약간 자폐증있는 사람들이
인간과 소통하는것보다 동물이나 자연과 소통하는 쪽을 편안해한다.
나 역시 인간보다는 짐승과 쉽게 소통하는 편이다.
나로서는,
사람과의 소통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이고,
자연과의 소통은 영혼의 평화를 가져오는 즐거움에 속한다.
다람쥐 관찰기는 다음회에.... :)
추신: 여기 이곳은, 국립 미술관 조각공원 울타리쪽. 도로 맞은편에 국립 문서기록관 (National Archives) 건물이 있다.

이제는 다람쥐를 괴롭히시나? 전에는 여우를 그렇게 못살게 구시더니...
답글삭제@King - 2010/09/06 13:54
답글삭제워싱턴 다람쥐가 좀 이상한것이지.
우리 동네 다람쥐도 사람한테 가까이 안오는데
얘는, 아예 내 치마폭에서 떠나지를 않아
어느정도냐하면
사람들이 무리지어 다가오면
내 옆으로 싹 다가와 마치 내가 보호자라는듯. 하하하
강아지같애.
서울쥐 시골쥐생각이 나요.. 도심 한복판에 사느라 사람들한테 많이 적응이 된것 같아요.. 그래도 동물들은 거의 본능적으로 적의를 가졌는지 호의를 가졌는지 아는 법 .. 얘는 레드팍스님이 친구라는 걸 알아차린 거에요..ㅎㅎ
답글삭제Close Encouter라는 영화 보셨군요.
답글삭제전 그 영화 속에 나오던 음악이 좋아서 그 영화를 기억하거든요.
지구 사람들이 외계인들과의 소통을 튼 매개가 바로 음악이었던 거 같아요.
지난번에 베스트바이에 삼십주년한정판이 나왔었는데...
들었다놨다 들었다놨다 하다가 스타워즈에 꽂힌 둘째 녀석이 매일 본다고 난리칠까봐 다음에 사야지 했는데 그 후로는 안 나오네요.
서부 국립공원에서는 야생동물에게 먹이를 주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습니다.
답글삭제***
하지만 저들이 먼저와서 손을 내밀면서 먹이를 달라니 난감하더군요.
벌써 인간먹이에 길들여진 야생동물 ...
문제는 이들은 겨울에 생존 가능성이 아주 낮다는 것이랍니다.
사람이 주는 먹이의 만난 맛을 알아버린 이 야생동물들이 자연의 먹이를 싫어해서 먹이를 저장하지 않아서 겨울이면 굶어죽는다고...
그리고 병에 대한 면역력이 떨어져서 병에도 잘 걸려 죽는다고 합니다.
생각을 해보기 바랍니다.
****
그런데 이녀석은 이곳 다람쥐(비만형 ㅠㅠ]와는 다르게 늘씬 한것이 팔등신이네요.
^*^
사람이 주는 먹이를 먹고도 열심히 운동하는 '똑똑한 넘' 같습니다. ^*^
@사과씨 - 2010/09/07 00:23
답글삭제사람의 언어는 수천가지 다른 의미로 해석될 가능성을 갖고 있어서 오해와 곡해가 따르지만 (그래서 의미 전달이 불완전해지지요)
동물들과의 소통에서는 속임수가 별로 통하지 않고, 진정성이 온전히 전달될 가능성이 크지요.
그래서 저 역시 동물들과 소통할때 마음이 편안해요.
@이미순 - 2010/09/07 03:19
답글삭제몇가지 음계로 소통하던 마지막 장면
잊을수 없는 명 장면이지요...
@미소영 - 2010/09/07 08:42
답글삭제'다람쥐'에 대한 제 관찰을 바탕으로 한 짧은 리뷰를 써보려고 생각준인데요... 다람쥐는 다른 야생동물과 좀 다릅니다...
나중에 적어볼게요 미소영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