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 나 이러다가 워킹 관련 돌팔이 전문가 반열에 오르는 것 아닐까?
걷기, 달리기 운동과 관련하여, 신발에 관한 이야기를 하겠다.
일전에 내가 새로운 러닝화를 사면서, 그 운동화를 살 수밖에 없었던 상황을 간략히 끄적인 적이 있다. 나는 제법 푹신하고 편안한 워킹화를 작년에 장만한 적이 있다. 가격도 50달러가 넘고 (내게는 50달러가 넘어가면 무조건 비싸고 좋은것이다), 여러모로 내 맘에 들었다. 신발을 신었을때의 안락감도 좋았고.
문제는, 이 신발을 신고 5마일 이상을 걸으면 왼발의 네번째 연약한 발가락의 동글동글하고 통통한 살이 이리저리 눌리면서 물집이 잡히고, 더 나아가 굳은살이 박히면서 아프기까지 하는 것이다. 다른 곳은 아무 문제가 없다. 유독 그 부위만 그러하였다. 나는 신발끈을 느슨하게 해본다거나 여러가지 방법으로 문제를 개선해보려 애 썼다. 내 네번째 발가락은 물집 잡히고, 결국 진물이 흐르다가 굳은살이 박혀서 딱딱해지고, 굳은살이 떨어져나가면 쓰리고, 다시 생살이 무렵 물집이 잡히고,...이걸 계속 반복했다. 그 운동화만 신으면 그랬다. 특히 매일 빠짐없이 나가서 걸었던 8월과 9월 사이에 이런 악순환이 정착이 되었는데, 나는 막연히 내 발이 신발에 익숙해지기를 바라고 기다렸다 (나는 가끔 아주 천치같이 굴 적이 있다.)
내가 돌이켜보면, 이 신발을 신기 전에는 아주 날렵한 트래킹화를 신었었는데, 그 신발 진짜 가볍고 편하고 좋았다. 그당시에도 무지막지하게 걸어 돌아다닐때였다. 그 신발은 단 한가지 흠이라면, 다 좋은데, 그 신발의 경우 양쪽발 앞부분 중앙쯤에 굳은살이 박였다. 그런데 물집이 잡히거나 아픈것은 아니고 그냥 그 부분이 조금 딱딱해지는 정도였다. 그 신발은 결국 나중에 여기저기 해져서 운명을 다 하고 말았다.
그리고나서 문제의 워킹화를 장만했던 것인데, 그 워킹화를 신은후에는 발바닥의 굳은살이 박히던 증상이 없어졌다. (아하 신발마다 개성이 다른거구나...) 그대신 왼발 네번째 발가락이 고문을 당한 것이지.
그러니까. 신발마다 디자인이나 구조에 따라서, 내 발의 어떤 부분에 잘 맞지 않아 굳은살이나 물집등 부작용이 따를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에 장만한 러닝화는, 내 생애 최초로 정품매장에 가서 백달라 가까이 정가 다 주고 산것인데, 신어본 결과, 요즘, 네번째 발가락의 굳은살이 사라지고 있다. 어딘가 아프거나 불편한 것도 느끼지 않는다. 이 신발이 나하고 잘 맞는가보다. 점원과 상의하여 발 사이즈를 재보고, 그가 권하는 사이즈를 선택한 것이 제대로 맞았나보다. 그래서 나는 내 새 신발에 대하여 고마워하고 있다. 발에 생겼던 굳은살이 사라지고 있으니 말이다.
그래서,
나의 결론이 뭔가하면,
만약에 어떤 운동화를 신고 운동을 하는데, 발의 예상치 못한 부위에 평소에 없던 곳에 물집이 생기거나 굳은살이 습관적으로 박히거나 그러면, 그걸 운명으로 받아들이지 마시라는거다. 분명 그 신발의 구조와 내 발의 구조가 서로 잘 안맞아서 그러한 것이다. 그 신발이 뭐 이상해서 그런것도 아니고, 싸구려라서 그런것도 아니고, 뭐 특히 문제가 있어서 그런것도 아니다. 단지 내 발하고 잘 안맞는 구석이 있어서 그런 것이다. 신발을 내 발에 맞는 것으로 바꾸면 굳은살이 사라지고 아무런 통증도 안느끼게 될 수도 있다.
신발값 아끼다가 귀한 발 고생시키지 마시고...이럴때는 발도 좀 신경을 써줘야, 그 발이 나를 데리고 천리밖 구경을 시켜줄 것이다.
운동화 바꾼 것 아주 잘한 일이네. 다음에도 꼭 그 운동화를 신도록 하시게나.
답글삭제그발이 나를 데리고 천리밖 구경을 시켜줄 것이다라고 하신 말씀 가슴에 새기고..갈라진 발뒤꿈치 맛사지를 다시 시작하기로 마음 먹습니다.
답글삭제그리고...아우어이너에이프사서 보기로 했습니다. 오늘 신문에 쓰신 글 정말 흥미롭게 읽었습니다. 결론 부분은 정말로 사람으로 태어난 걸 많이 생각하게 만들었습니다.
@이미순 - 2010/09/29 22:26
답글삭제이미순님,
저는 네일샵이나 그런데는 한번도 안 가봤습니다. 남의 손에 피부 맛사지 받아본적도 없고요. 그런데요, 제가 화장이나 치장은 잘 안해도, 손과 발은 신경을 써 주는 편입니다. 거친 손이 '여성의 미덕'처럼 일컬어지지만, 저는 거친 손 내미는것 싫습니다. 발도 그렇고. 나이드는 것도 서러운데 손까지 거칠고 그러면 더욱 쓸쓸할것 같습니다. 그래서 머릿결, 손, 발 이런거 관리에 신경을 쓰는 편입니다.
그런데요, 그 발이요. 제가 일전에 TJ Max 에서 발 맛사지용 덧버신이 있길래 사왔습니다. 뭐 간단해요. 5달러쯤 하는 것인데요, 밤에 잠자기 전에 발에 바셀린이나 영양크림 듬뿍 발라주고 그 덧버신 신고 자면 되는 것이지요. 아침에 일어나서 그 덧버신을 세숫비누로 살살 주물러 빨아서 말리면 끝. 이와 마찬가지로 맛사지용 장갑도 5달러쯤에 살수 있어요. 특수 소재로 만들어서 손발에 잔뜩 바른 크림이 밖으로 새어나가지 않고 밤사이에 피부에 영양이 고르게 퍼지면서 피부 호흡은 정상적으로 이루어지는 것이지요.
제가 여름에 한국에서 봤는데요, 일회용 맛사지 장갑, 일회용 맛사지 덧버신을 팔더라구요. 한개에 2,000원쯤. 그거 몇개 사다가 엄니하고 나하고 한번씩 해봤거든요. 장갑안에 영양제가 다 들어있는 팩 제품이지요. 참 좋더라구요. 알뜰한 우리 언니가 그걸 보고 "너무 비싸다!"하던데, 제가 "네일샵이나 그런데 가서 돈 들이고 하는것에 비하면 싸지 뭐" 하고 대꾸. 나는 돈이 아까워서 더 못하고 엄니는 몇번 더 해드렸지요.
그런데 그런 손팩, 발팩을 할수 있는 용품이 있었다는 것이지요 (남들 다 알고 나만 몰랐나? 갸우뚱...)
발뒤꿈치 관리 잘 해주시고 밤에 바셀린이나 특수 영양제 듬뿍 발라준후에 그 덧버신 신고 주무시면 밤사이에 많이 부드러워질걸요.
옛날에 우리 할머니는 여든이 넘도록 농사짓고 온갓 허드레일 다 하고 사셨는데도 한겨울에도 손이 따뜻하고 그리고 손 피부가 참 고우셨어요. 저도 할머니처럼 정직하고 고운 손을 갖고 싶어요. 발도. :) 뭐 그게 저의 로망이죠.
*** ***
제 글 모니터해주시고 피드백 주시니 감사합니다. Our Inner Ape 에 웃기는 에피소드 많아요. 좋은 책 읽으면 자꾸만 누군가에게 얘기해주고 싶지요.
@King - 2010/09/29 13:46
답글삭제항상 '잘했군 잘했군 잘했어' 모우드로 후원해주시니, 감사하옵나이다~~~ :)
내 꿈이 마라톤 완주하는거거등. 언젠가 그거 보여줄게!
이제 나이 먹어서는 구두바닥에 쿳션이 있는 걸로 신기 편한 구두만 찾게 됩니다.
답글삭제@mark - 2010/09/30 02:19
답글삭제우리집 P선생은 젊어서부터 캐주얼풍 구두만 신어요. 정장용 구두는 딱딱해서 싫다고.
저 역시 여성 정장 구두는 어쩌다 특별한 날에만 신고, 대개는 편안하고 쿠션 좋고 푸근한 신발을 신습니다. 스타일은 안나지만, 스타일보다는 컴포트 (comfort)가 더 좋거든요. :-)
소시적 영에이지 랜드로바 이런 거 하나 사서 일년내내 내 발처럼 신고 다녔는데...그런 신발 미국에서는 찾기가 좀 어렵네요. 제가 안돌아다녀서 그런가봐여. 혹시 그런 거 보시면..귀띔 좀...
답글삭제저도 발에 늘 같은 자리 굳은살이 생겨서 어찌 없앨까 발의사를 만나본적 있는데.. 저의 경우 신발이 문제가 아니라 발의 구조적 문제라 신발을 정말 골라서 신으라 하더군요.. 수술하면 나아질수 있어도 권하지 않는다고 구두신지말고 운동화 좋은거 신고 다니라고, 그리고 집에서 슬리퍼나 바닥 두거운 양말 신으면 좀 편할거라고...저두 뉴발란스나 merrille 운동화가 잘 맞아서 거기서 잘 골라 신으면 좀 편해요.. 그러니 이쁜 구두는 점점 멀어져요..(참 그러고 보니 멀쩡한 구석이 없네요.. 제가.ㅎㅎ)
답글삭제@이미순 - 2010/09/30 09:07
답글삭제Anne Klein 가죽 단화가 가격대비 질적인 면에서 추천할만하고요. (이거...할인기간중에 메이시 구두코너나 그런데서 저렴하게 살수 있는데, 이거 잘나가는 커리어 여성들도 많이 신어요. 이름만 대면 알만한 한국의 유명 여성들도 이 편안한 신발 즐겨 신고요. 전에 우리집에 어떤 유명한 여성인사가 오셨었는데, 내가 신는 가죽구두하고 아주 똑같은것을 신고 오셨더라구요. 한 70달러 선. 얼마나 편안하냐하면, 한켤레 를 한 이태 신었더니 가죽이 구멍이 나서 더이상 못신게되었어요. 그래서 똑같은 모델 또 사다 신고 있어요.)
그리고 추천할만한것은...UGG 단화, 찰고무로 된것. 할인할때 90달러 100달러 선인데요, 저는 언라인으로 샀는데 잘 맞아요. 작년에 한켤레 사서 사철 끌고 다녔는데, 너무 편하고 맘에 들어서 올 여름에 또 한켤레 (다른 색으로) 주문해가지고 번갈아가면서 신어요.
제가 고르는 기준은, 일단 발바닥이 푹신하고 편안해야 하고요. 바닥이 찰고무인것 (편안하고 질기니까). UGG 신발의 강점은 내부에 양모 라이닝이 되어 있어서 발이 안온해요. 천연감촉이라 발 피부에도 좋고요. (UGG 신발 고를때 주의할 점은, 바닥이 곰발바닥처럼 평면으로 된것은 피하시는것이 좋아요. 그건 정말 '아이들'용이고요. 어른이 그거 신으면 안 어울려요. 찰고무 바닥 신발이 어른용이지요. )
이상은 제 경험에 입각한, 추천할만한 편한 신발입니다.
* 앗참! 그리고 이미순님. 발 뒤굼치 갈라진것이 고민이신가본데요. 여러가지로 잘 달래주시고요. 또한가지 소개드릴 만 한것이...집안에 계실때 실내화 신으시나요? 실내화를, 양모로 된 것으로 발뒤꿈치까지 가리는 것을 신어보세요. 안쪽에 양모로 된 신발중에 슬리퍼도 아니고 발 뒤꿈치 부분에 약간 올라온 (그렇다고 운동화도 아닌) 그런 신발이 있거든요. 메릴에서도 나오는데요. 마샬이나 그런데 가면 신발코너에서 가끔 봐요. 발뒤꿈치까지 양모로 감싸는 신발.
그걸 신고 실내에서 생활하면 좋더라구요. 일단 천연양모가 발을 감싸줘서 좋고요. 발이 여러모로 보호를 받아요. 제가 겨울에 얼어죽게 추울때 실내 나뭇바닥에 발이 시려워서 그 신발을 신기시작했는데, 신다보니 여름에도 신게 되더라구요. 그런데, 그렇게 양털신발을 신으니까 발이 훨씬 부드러워져요. (그게 실내화는 아닌데, 저는 정해놓고 실내화로 신고 있어요.)
제것은 Merrille 건데, 겨울 다 지나고 왕창세일할때 겨울신발중에서 싸게 고른것이거든요. 그런데 좋더라구요. 지금도 매장에가면 있을걸요 아마.
아, 여기도 있군요: http://www.amazon.com/Encore-Chill-Natural-J66318/dp/B0030LAQ50/ref=pd_sbs_shoe_2
@사과씨 - 2010/10/01 05:17
답글삭제우리집 P선생은 고질적인 티눈 때문에 간단하지만 '수술'도 했었는걸요. 그래서 절대 딱딱한 정장용 신사화는 절대 안신어요. 푹신한것만 신지요.
그런데 좀더 정확하게 말하자면, 사과님이 안고 있는 문제는, '내 발'이 이상해서가 아니라, '내 발에 맞는 신발을 못찾아서' 발생한 것이지요. 자학하지 마세요 :)
사실, 세상의 모든 사람들은 각자 아주 미세한 상처나 문제점들을 안고 살아가지요, 나만 특별히 못났거나 부실하거나 그런것은 아니에요. (뚜껑열면 다 비슷).
사과씨님도 푹신한 천연양모가 받쳐주는 실내화를 신어보셔요. 사계절 신어도 좋아요. 천영양털신발을 신으면, 내 발을 내가 '대접해준다'는 기분이 들어요. 이거 벌써 몇년째 신는데도 양털이 아직도 포근해요. 이것은 아마도 천연 양털의 힘인것 같아요. (양들에겐 미안하지만...)
메릴 신발 참 날렵하고 이쁘죠? 지금 여름 샌들 반값에 세일하는데, 핫핑크 샌들 하나 사놓을까 말까 고민중 (조금 전에 털신 검색하다가 발견..ㅎㅎㅎ). 저는 철 지나서 세일할때 사서 챙겼다가 계절오면 신어요...훨씬 싸니까.
S.A.S 알아보시기 바랍니다.
답글삭제PROUD OF MADE IN U.S.A.
아직까지 세일하는 것을 보지 못한 신발.
일명 간호사신발이라고도 합니다.
***
그냥 참고로 이런 신발도 있다. 정도만 ㅎㅎ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