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집에 있을때, 나는 하루의 대부분의 시간을 1층 내 방에서 보낸다. 눈이 내 창 높이까지 쌓여있다. 창밖이 평지처럼 평평해졌다. 나는 마치 반지하방에 앉아있는 것처럼 창높이까지 쌓인 눈을 내다보고 있다.
저녁 나절이 되자 '로빈'으로 추정되는 새떼들이 갑자기 창가에서 왁자지껄 떠들어댄다. 창밖을 살피니 새들이 일제히 내 창 바로 앞으로 날아와 뭔가 먹이를 물고 날아 오른다. 왜 갑자기 새떼가 내 창가에 몰려 오는 것일까?
궁금해서 내다보니 내 창가 말고도, 양지바른 나무 밑쪽에도 새떼들이 모여서 웅성거린다.
창앞에 붙어서서 창밖을 내다 보니, 지붕에서 고드름 녹은 물이 똑똑 떨어지면서 창문 벽 앞의 눈이 녹아 까맣고 촉촉한 맨땅이 드러나있었다. 지붕 아래쪽은 양지도 바르고, 눈녹은 물과 고드름 녹은 물이 온종일 떨어지면서 쌓인 눈을 모두 녹여버린 것이다. 그리고 그렇게 눈이 녹은 흙위로 새떼들이 모여들고 있었다. 새들은 연신 흙을 파서는 '지렁이' 같은 먹이를 물고는 날아 오른다.
아하!
세상이 눈으로 뒤덮여서 맨땅이 없어지니까 (아스팔트는 이미 녹아있지만, 아스팔트에는 아무것도 살지 않는다) 새들이 눈녹은 맨땅을 찾아서 일제히 내 창가로 몰려 온 것이구나. 아마도 역시 눈에 갖힌 땅이 답답했던 지렁이들도 눈이 녹은 땅쪽으로 이동했을지도 몰라. 그래서, 새들이 신나게 땅속의 벌레들을 물고 가는 것이겠지. 눈이 녹은 땅은 검고, 촉촉하고, 그리고 먹이가 많아 보였다.
새들은 고 비좁은 틈새를 어떻게 알아보고 모여든 것일까?
이 글을 읽으니,
답글삭제갑자기
황인숙이
보고 싶네요.
찾을 수 있을까?
잘 읽고 갑니다.
MC~ HN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