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학교를 졸업한지 2년이 되었다. 2년 사이에 내가 졸업한 학교에 무슨 일이 있었나? (나의 늙으신 은사가 부르르 몸을 떨며 전해주신 소식)
1. 내가 소속해있던 프로그램이 사라졌다. 몇가지 과정은 다른 학과에 흡수되어 버렸다. 결과적으로 내 은사들도 직장을 잃고 뿔뿔이 흩어졌다.
2. 수학교육과의 '교수'들이 모두 '해고'되었다. 원로 테뉴어 교수들도 여지없이 잘렸다. 수학교육과에는 교수타이틀이 아닌 '코디네이터' 타이틀의 몇명이 남아 '학부생' 담당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한마디로, 수학교육으로 박사학위 받은 사람의 일자리가 사라져버렸다는 뜻이다.
3. 과학교육과의 원로 교수들도 역시 잘려나갔다. (테뉴어는 철밥통이라는 원칙도 전설이 되고 말았다.)
4. 그의 이름을 모르면 간첩이라 할 만한, 학교가 자랑하는 대단한 풋볼팀 감독도 이참에 전격 교체된다.
5. 최근에 총장이 사임 인사 이메일을 날렸다.
위의 청색 뉴스가 문제가 될 만하다. 분홍색 뉴스는, 뭐 때되면 사람 바뀌는 원리일뿐.
교육대의, 내가 소속했던 프로그램은 원래 '돈 안되는' 학문 분야였다. 따라지 이민자들을 위한 영어교육 프로그램이라니. 따라지들을 왜 돈들여서 가르쳐야만 한다는 말인가? 그러니 예산 절감을 위해서 잘라 버려야 할 일순위였던 것이다. 내가 학위 마칠때까지 '생존'해준것을 나는 하늘에 감사해야 할 것이다. 그건 그렇고, 세상에 '수학교육과'의 교수들을 다 해고시켜버리는건 뭔가? 수학교육 안할거야? 아니면, 수학교육을 위해서 '박사'까지는 필요없으셔? 과학교육도? 과학교육분야의 박사생들을 배출하지 않으면 장차 그 분야 교육은 누가 연구하는데? 당분간 교육연구 안해도 살만허셔?
결과적으로 학교의 전국 순위가 올라가고 있다. (생산성 떨어지는 프로그램 없애고 실리적인 프로그램만 남기니까 전국 순위는 올라가는것이지. 하지만 여기서 '생산성'이란 학문적인 연구실적과는 아무 상관없다. 그냥 돈되는 프로그램이 생산성이 높은 것이고 돈 잡아먹는 프로그램은 아무리 연구실적이 높아도 쓸모 없는 것이다.)
돈 되는 것만 학문해. 돈 안되는 학문은 집어치워. 전문가도 필요 없어. 다 날려버려. 오바마고 부시고 다를거 없으셔. 일단 돈 되는 놈만 살아남는것이지. 교육이고 뭐고. 오바마는 돈 잘 버니까 딸들 최고 사립학교에 보내면서, 공교육 열심히 외치셔. (나 지금 이거 랩하는거 같다~ 헤헤.) 이거야, 뭐 전 지구적인 트렌드이니까...그리고 우리들은 트렌드 드라마라면 환장하고 좋아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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