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1일 금요일

[Film] Brokeback Mountain / 균형을 잡기 위한 안간힘

 

 

 

머리가 무거워서 모처럼 시내 몰에 나가서 빈둥거리며 구경을 했다.  학생들이 방학을 맞아 한국행을 잇는지라,  학생편에 엄마선물을 좀 보내드릴까 하고 뭔가 살게 없을까 찾아 봤지만, 딱히 눈에 띄는것이 없었다.  내가 필요한것도 없고.  그래도 크리스마스가 다가오니까 매장에서 심장소리같이 쿵쿵뛰는 음악도 흘러나오고, 전에는 시끄러운 음악이 골치아프더니, 어쩌다 들으니까 그것도 듣기에 좋더라.  내 약하게 뛰는 심장을 밀어주듯이 쿵쿵 쿵쿵 울리는 음악소리.  한때 내 심장도 그렇게 쿵쿵 뛰던 날이 있었으리라. 

 

별 욕망도 없이, 음악을 들으며 이상점 저상점으로 흘러다니면서 별 욕망도 일으키지 않는 물건들을 보면서, 나는 죽은 히쓰레저가 연기했던 그 사나이 생각을 하고 있었다.  그의 파트너가 떠난 후에 그는 그의 트레일러 하우스 앞에서 뭔가 균형을 잡으려고 머리를 기우뚱하고 쳐다보고 있었다.  그의 파트너가 죽은 후에도, 그래 이 장면이었지, 겹쳐진 옷, 옷걸이. 옷걸이 옆에 압정으로 박아놓은 비뚤어진 산 사진.  히쓰레저는 이 산 그림을 이렇~게 보다가 이 비뚤어진 것을 바로잡아 놓았지.

 

브록백 마운틴에서 잊혀지지 않은 장면은 바로 그 '바로잡으려는 안간힘' 그거였다.  망가질대로 망가진 삶이지만, 이미 끝장난 무엇이라해도, 그 해체된 조각만이라도 바로 잡아 보려했던 안간힘.  그 안간힘으로 그는 연명하고 있었을것이다.  (히쓰레저의 죽음에 우울증이 한몫했다면, 그의 우울증의 뿌리는 이 영화에서부터였을것이다.)

 

사진이라도 바로 잡아 놓으려는 안간힘.  그것으로 그는 얼마나 오래 버틸수 있었을까?  결국 그 역을 연기한 히쓰레저는 이미 사라지고 없는것이다.

 

안간힘을 바둥거리지 않고 그렇게 그윽하게 연기한 배우가 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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