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리맡에 누가 갖다 놨는지 '윌 듀란트'의 '철학 이야기' 책이 있길래, 잠결에 좀 들여다봤는데, 그냥 '스피노자' 챕터를 읽고나서, '미국 철학'에 대해서 듀란트가 뭐라고 썼는지 궁금하여 대충 들여다봤다.
듀란트는 미국 철학 삼인조를
* 산타야나
* 윌리엄 제임스
* 존 듀이
이렇게 정리하고 있다.
산타야나, 유럽으로 돌아가버린 사람
윌리엄 제임스, 미국을 선택했지만 유럽 철학에서 벗어나지 못한 사람
존 듀이, 중서부 출신의 미국 철학자
아하, 이런 정리를 보고, 듀란트가 미국 철학을 읽는 방법과, 내가 미국 미술을 들여다보는 시각이 일치하는구나! (내가 독학으로 길을 가고 있지만, 내 시각이 정도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구나) 안도감.
근대 미국 미술가중에 유명한 사람이 둘이 있다. 내가 별 매력을 못느껴서 소개를 미루는 대가들
1. 휘슬러
2. 싸전트
내가 이 사람들에게 매력을 못 느끼는 이유는, 이들은 그림이 매력이 있지만, '미국미술'측면에서 살펴볼때, "이 사람들이 미국 화가이긴 한거야?" 라는 의문 때문이다. 두 사람 모두 미국인으로 태어났지만 유럽에서 주로 활동을 하여 유럽에 널리 알려진 화가들이다. 미국은 이들을 '미국인'으로 태어났다는 이유만으로 '미국화가'라고 우기고 싶겠지만, 내 시각으로 볼때, 이 사람들은 미국인으로 태어난것외에 미국하고 상관이 없어 보였다.
그런데 요즘 미술사책을 읽다보니, 휘슬러와 싸전트를 대별하는 요소가 나타났다. 휘슬러는 영국으로 귀화한 사람이고, 싸전트는 영국에서 기사 작위를 주겠다고 회유했지만 미국인으로 살다 죽었다는 것이다. (T S Eliot 역시 영국으로 귀화해버린 미국 출신의 작가이다). 그래서, 나는 싸전트에 대해서 좀더 호의적이 되었다. (왜냐하면, 나는 지금 미국미술 연구중이므로 자연히 미국중심적으로 사고하게 된다. 하하). 아무튼, 사람은 자기 근본을 부인하면 인상이 안좋아진다. (이건 또 무슨 구태의연한 민죽/국가주의란 말인가...)
제 부모를 부인하고, 자신의 근본을 부인하고 새로운 아이덴티티를 취하는 것도 삶의 한가지 양상이긴 한데, 어쩐지 그래서는 안될것 같다는 것은 나의 편견일지도 모른다. 아, 아, 그래서 미국철학의 삼인조에 대한 이야기로 미국의 Regionalism 운동을 펼쳐가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메모)
2009년 12월 15일 redfo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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