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16일 수요일

Origins / Leaky & Lewin

Origins Reconsidered: In Search of What Makes Us Human

 

 

 

방구석에서 발견되어서 그냥 우연히 책을 열었다가, 의외로 흥미진진해서 후다닥 읽었다.  전에도 읽은적이 있었는데, 그 때는 내가 대학원 공부 하기 전이었고, 대학원 공부 하면서 언어의 진화 발달 관련 (인류 문화사의 발달) 공부도 해오던 터라서 이 책이 그때보다 읽기가 쉬웠고 재미있었다. 그러길래 책은, 도서관에서 빌려본다거나 읽고 버리거나 그러면 안되는 것 같다. 자리차지를 하고 있어도, 10년간 손을 안댄대도 버릴수만은 없을 것이다. 언제 내게 다시 다가올지 알수 없으므로. (우연히 눈에 띄도록 어딘가에 보관해야 하는 것이다.)

 

가끔,  특정 종교에 몰입한 학생의 비과학적 태도가 나를 좌절시킬때가 있다.  가령, 자신이 창조설을 목숨처럼 믿기 때문에 진화론 관련 논의는 읽어서도 안되고 말해서도 안되고, 언어의 진화에 관한 자료도 사탄을 보듯 멀리해야 한다고 굳게 믿는 종류의 사람들.  인정하지 않으면 읽어서도 안되는 것일까? 인정하지 않으면 입에 담아서도 안되는 것일까?  세계의 교양인들이 설령 '창조설'을 인정하지 않아도 교양차원에서 바이블을 읽고 논의를 하거나 그 상징체계에 대해서 사색을 하기도 하지 않는가?  그만큼의 관용성도 없이 학문이 가능하기나 한걸까?   우리가 빨갱이책을 읽으면 모두 빨갱이인가?  우리가 부르조아 책을 읽으면 모두 부르조아인가?  가끔 확고한 신념체계를 구축한 사람과 대화할때 나는 아주 간단히 피곤해지고 만다.

 

그건 그렇고, 진화론 관련 책들은 어떤 면에서 '인기 드라마' 혹은 '눈을 뗄수 없게 만드는 탐정소설'처럼 아주아주 재미있다. 특히 고인류학책, 인류학 관련 저서들은 그것이 바로 '나'의 역사처럼 보이기에 더욱 흥미롭다.  인간의 공격성에 관한 글을 읽을때, 나는 나의 공격성을 생각해보고,  인간의 뇌의 크기와 기능에 대한 글을 읽을때 나는 내 대갈통을 만져보며, 여기는 언어, 여기는 공간감각, 아 나의 뇌가 고맙기도 하여라 노래를 부르고 싶어지는 것이다.  이 책을 읽고나니,  스미소니안 자연사 박물관에 가서 전생의 나의 해골들을 들여다보고 싶어진다.

 

 

이번학기에는 국립동물원 인간지능 연구소에 필드트립을 가서 '나'하고 '침팬지'하고 한끗 차이임을 역설하는 교육 자료 리뷰를 하라는 숙제를 내 줘 볼까?  (우선 그곳이 제대로 기능을 하고 있는지 내가 먼저 방문을 해봐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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