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12월 21일 (월) 맑음
눈쌓인 우리집 뒷동산에 사슴 한마리가 왔다. 이웃과의 울타리 나무인 사철나무 잎사귀를 뜯어먹으러 온듯. 사슴은 혼자서 한참동안 사철나무 잎을 뜯어 먹었다. 쌓인 눈에 다리가 푹 잠기고 말았다. (울타리에 사과를 잘라서 매달아 놓아주면 들짐승들이 먹으러 오겠다는 생각을 해 보았다.) 내 카메라의 렌즈를 최대한 당겨서 찍은 사진들. 사슴과 나는 대략 20미터 거리)

이쪽에서 바라보는 '시선'을 느끼고 울타리를 넘어 달아나려고 달음질치는 사슴


떠나지 전에 이쪽을 한참 쳐다보면서 '포즈'를 잡아주는 신사. (찍어라 찍어. 나를 찍는것이 소원이더냐? )

포즈를 잡아 주신후, 사슴은 울타리를 훌쩍 뛰어 넘어 유유히 사라지셨다.

사슴아, 내게 기쁜일을 갖다 다우.
와우...
답글삭제경이로운 순간.
존재와 존재가 만나는 경이가 살아있는 것이, 아직은 사랑에 빠진 연인아니면, 부모와 아이, 그리고 사람과 동물.. 그 세가지 외엔 없는 듯..ㅎㅎㅎㅎㅎ
@나로 - 2009/12/22 15:30
답글삭제다시 정리하면: 경이로운 순간
나 - 나의 연인
나 - 나의 아이/부모
나 - 동물
이렇게 되지요. 어떤 사람이 어떤 동물을 만날때 제 3자인 내가 그 순간을 경이롭게 지켜보기는 힘들지요. 어떤 연인이 어떤 그의 애인을 만날때 제 3자인 나는 무감동할수 있고. 그래서 이러한 것들은 '나'를 중심으로 놓았을때의 경이로 보이네요.
맞는 말씀. 그중에 가장 큰 경이가 뭐 같아요?
(1) 애인 (2) 자식/새로 태어난 내 첫아이 (3) 눈밭의 사슴 혹은 호랑이
이 세가지중에 으뜸이 뭐 같아요? :) 저는 (1)번 같아요. ㅎㅎ. (사람마다 답이 다르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