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쌓인 뒷마당. 사냥감을 찾으러 돌아다니는 인디언같다.

이렇게 웃는 표정이 딱, 여우 할멈같다.


참한 인디언 용사 같기도 하고.

내사진들을 가지고 만들어 보는 인디언 설화
여우 할멈과 인디언 청년

옛날에 북미의 인디언 청년이 사냥을 하러 길을 떠났습니다. 인디언 청년은 오랫동안 이리저리 떠돌아다니며 다람쥐와 사슴, 거북이, 너구리등 고기가 될만한 것들을 사냥하였습니다. 청년은 언젠가 고향 마을로 돌아가겠다고 생각했지만, 너무 오래 떠돌아다녔기때문에 고향 마을을 기억해 낼 수가 없었습니다.
어느날 눈이 내리기 시작했습니다. 눈은 멈추지 않고 한달 내내 내렸습니다. 세상은 눈으로 뒤덮였습니다. 청년은 한달 내내 아무것도 먹지 않고 걸었기 때문에 눈속에 쓰러지고 말았습니다. 청년은 눈속에서 한달 내개 잠을 잤습니다. 실컷 자고난 청년이 일어나보니 천지는 아직도 눈으로 덮여 있었고, 저만치서 어떤 여자가 서있는것이 보였습니다.

여자는 밝게 웃으면 인디언 청년에게 어서 오라고 손짓을 했습니다. 인디언 청년은 여자를 따라서 눈속을 걸어갔습니다. 여자는 인디언 청년에게 사슴고기와 딸기와 옥수수와 호박을 넣은 죽을 끓여 주었습니다. 청년은 한달동안 이 여자와 함께 지냈습니다.

그 사이에 눈이 녹고 봄이 찾아 왔습니다. 나무에 물이 오르고 연두색이 숲속에 퍼질무렵, 인디언 청년은 떠나온 고향을 생각해 냈습니다. 인디언 청년은 이제 집으로 돌아갈 때가 되었다고 생각했습니다. 마을로 돌아가 씨앗을 뿌리고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인디언 청년이 여자에게 집으로 돌아가겠다고 말하자, 여자는 청년에게 사슴 가죽과, 옥수수 씨앗과, 말린 나무 딸기와 그리고 여러가지 말린 약초들을 보따리에 담아 주었습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입고 있던 옷을 벗었습니다. 여자가 옷을 벗자, 여자가 벗어던진 옷은 여우 가죽으로 변했습니다. 여자는 여우가죽을 남자의 보따리에 담아주며 이것을 잘 간직하라고 말했습니다.
청년은 고향으로 돌아가 여자가 준 옥수수 씨앗을 뿌리고, 사슴가죽으로 옷을 만들어 입고, 그리고 여우 가죽을 목에 두르고 다녔습니다. 청년을 기다리던 청년의 아내는 곧 예쁜 아이들을 생산해 냈습니다. 청년은 아이들에게 그가 사냥하던 이야기를 들려주었습니다. 아이들은 무럭무럭 자라났습니다.
백년이 지났습니다. 어느날 이 마을에 빨간 두건을 두른 예쁜 인디언 아가씨가 나타났습니다. 인디언 아가씨는 "이 마을에 여우 가죽을 두른 청년이 사나요?" 하고 물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청년의 집을 가리켜 주었습니다. 빨간 두건을 두른 예쁜 인디언 아가씨는 마을 사람들이 일러준대로 길을 따라서 청년의 집으로 갔습니다. 여자가 문을 열어보니 인디언 청년은 깊은 잠이 들어 있었습니다.

백년을 걸어서 내가 왔는데, 너는 잠만 자느냐
백년을 걸어서 내가 왔는데, 너는 잠만 자느냐
백년을 걸어서 내가 왔는데, 너는 잠만 자느냐
인디언 여자가 인디언 청년 옆에 앉아 노래를 불렀습니다. 남자가 서서히 잠에서 깨어나기 시작했습니다. 남자의 한쪽 눈이 떠졌습니다. 남자의 또 한쪽 눈이 열리려 할 때였습니다. 문틈으로 이 광경을 엿보고 있던 마을 사람 중에 한사람이 여자의 빨간 두건 사이로 여우 꼬리가 나온것을 발견하였습니다. 마을 사람은 여우가 둔갑을 하고 나타나 청년을 잡아 먹으려고 한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재빨리 칼을 꺼내어 여자의 심장을 향해 날렸습니다. 두 눈을 뜬 인디언 청년은 심장에서 피가 터져 나오는 여자를 발견했습니다.
백..년..을..걸...어...서....
내...가....왔....는....데.....
너....는....나....를.... 죽......이...려....느....냐.....
여자는 심장과 눈과 입과 귀로 피를 내 뿜으며 슬픈 노래를 마저 부르고 그 자리에서 죽었습니다.
인디언 청년의 몸은 여자의 몸에서 흘러나온 피로 뒤덮였습니다. 인디언 청년은 백년동안 목에 두르고 있던 여우의 가죽을 벗어서 죽은 여자의 몸에 덮어주었습니다. 그러자 죽은 여자는 되살아나 여우가 되어 사람들이 보고 있는 가운데 문을 통과하여 숲으로 달아났습니다.
청년은 마을을 떠나 숲으로 갔습니다. 청년은 두번다시 마을로 돌아오지 않았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그 후로는 여우를 사냥하지 않았습니다. 청년이 가꾸던 농작물은 해마다 저절로 자라났고 퍼져갔으며 마을 사람들은 그 농작물로 배불리 먹고 살 수 있었습니다. 마을 사람들은 이것이 여우의 선물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백...년...을...걸...어...서....
내.........가............왔..................는..................데.................
2009년 12월 19일 토요일 redfox.
이야기 짓기의 좋은 점은, 이야기 속에서 나는 뭐든 내 맘대로 지어낼수가 있다는 것이지. 나는 착한 여우 할멈이 될수도 있고, 백년쯤 간단히 흘려 보낼수도 있고, 한달동안 눈속에서 잠을 자도 죽지 않고, 뭐든 맘대로. 하지만 현실에서 내가 할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어. 아무것도. 그게 비극이야.
진짜 마녀할멈 같으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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